아들 친구 결혼식/New Hyde Park 추억

by 김지수

9월 14일 토요일


몇 달 전 아들은 대학 동창으로부터 결혼식 초대장을 받았다. 결혼식에 가야 할지 말지 망설이는 아들에게 꼭 가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클럽에서 만난 연인이 결혼식을 올리게 되니 얼마나 기쁜가. 꼭 결혼식에 가서 축하해주라고 말했다. 아들과 대학시절 함께 공부했던 신랑이 결혼식에 초대를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신랑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니 더 축하할 일이다.


결혼식 장소가 뉴욕시가 아니라 롱아일랜드 New Hyde Park라서 교통이 무척 불편하다. 물론 택시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걸리지만 택시비가 무척 비싸서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3차례 환승하고 찾아가는데 낯선 곳이고 구글 맵이 알려준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내려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 맞는지도 모른 채 다음 버스를 기다려 어렵게 결혼식장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결혼식은 토요일 오후 1시. 웨딩이라 정장을 입어야 하나 평소 자주 입지 않으니 불편한 의상. 정장 구두를 신고 결혼식장에 가까스로 도착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서 당황했는데 잠시 후 대학 동창들이 하나둘씩 나타나 무척 반가웠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소식도 들어서 좋았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돌아올 때는 대학 동창이 데려다주었다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 친구는 매콜레이 아너스 칼리지(MHC: Macaulay Honors College at CUNY)에 입학해 함께 수업을 들었을 때 만났다. 어느 날 함께 수업 듣는 학생들 모두 브루클린 뮤지엄에 방문했는데 그때 그 친구도 우리 가족도 롱아일랜드에 사니 낯선 도로 운전하기 무척 싫어하는 내가 한 밤 중 뮤지엄에서 롱아일랜드까지 운전을 했고 롱아일랜드 힉스 빌에 사는 친구네 집에 데려다주었다.


그 친구는 집을 떠나 뉴욕시에서 살다 지금은 브루클린에 사는데 청결하지 않은 아파트에 살다 피부병에 걸려 10명 이상의 피부과 의사를 만나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니 뉴욕시에서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을지.


뉴욕시 전부가 화려하지 않다. 빈부차가 극과 극으로 나뉜 맨해튼. 부자들은 영화보다 더 화려하게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고통받고 산다.


매콜레이 아너스 칼리지는 풀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하고 그만큼 입학이 어렵고 까다로웠다. 맨해튼 링컨 센터와 센트럴파크에서 가까운 매콜레이 아너스 칼리지에서 열린 특별 이벤트를 보려고 아들과 함께 방문하던 날 하필 그날 뉴욕시 마라톤 축제가 열린 줄도 모르고 아들과 함께 센트럴파크에 가을 단풍을 보러 갔는데 출입구가 막혀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센트럴파크 규모가 상당히 크고 그때는 센트럴파크 지리도 잘 몰랐는데 우리가 공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가는 곳마다 입구가 막혀 얼마나 답답하던지. 어렵게 공원 밖으로 나왔는데 도로도 통제하니 특별 이벤트가 열린 Macaulay Honors College에 찾아가는 길이 천당 가는 길처럼 멀기만 했다. 그날 처음으로 방문한 학교에서 아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여학생을 만났다. 사회 복지에 관심 많은 친구는 인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고 영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에서 인턴십을 했다고.


참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소식을 들어서 아들이 기쁘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브라질 남자와 결혼했다고 하니 미국 젊은이들 결혼이 한국보다 더 빠른가. 20대 대학을 졸업 후 결혼한 친구들이 꽤 많다.


롱아일랜드 뉴 하이드 파크 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다. 아들이 롱아일랜드 딕스 힐에서 제리코 학교로 전학을 왔을 때 그곳에 사는 유대인 친구가 성년식에 초대를 했는데 그때 낯선 도로 운전하기 무척 싫어하는 난 픽업을 할 수 없다고 아들에게 말해서 결국 가지 못해 슬픈 추억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아무도 없는 낯선 땅에 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니 아는 사람도 없는데 쉽게 초대를 받는 것도 아닌데 가지 못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던가. 그때는 택시를 타고 친구 성년식에 갔어야 했는데 나의 실수였다.


또 다른 추억 하나는 니즈마(NYSSMA: The New York State School Music Association) 페스티벌. 롱아일랜드 딕스 힐에서 제리코로 전학을 왔는데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니즈마에 참가한다고 원서를 보낸 후 뉴욕 도착한 지 6개월 만에 전학을 하고 말았다. 니즈마 축제는 매년 5월에 열린다.


니즈마 축제에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복잡한 일이 생겼다. 롱아일랜드 딕스 힐(Dix Hills)은 Suffolk County에 속하고 제리코(Jericho)는 Nassau County에 속한다. 그런데 딕스 힐에서 제리코 학교로 전학을 갔다. 우리가 니즈마 원서를 접수했던 곳은 Suffolk County 제리코 학교는 Nassau County.


담당 선생님은 아들 이름이 없다고 하니 당황을 했다. 그래서 자초지종 설명을 했다. 뉴욕에 온 지 6개월 만에 전학을 했고 니즈마에 대해 잘 몰랐고 몇 달 전 원서를 접수했으니 니즈마 축제에 참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우리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담당 선생님은 우리의 의견을 듣고 다른 선생님과 함께 의논을 하고 답변을 주신다고 잠시 기다려야 한다고. 얼마 후 오디션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오디션을 치를 바이올린 원본 악보를 선생님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아들은 악보를 암보한 상태고 우린 처음이라 잘 모르고 가서 당황을 했다. 혹시 악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지만 음악 선생님도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악보가 없다고. 당장 오디션을 치러야 하는데. 할 수 없이 선생님에게 다시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했다. 오디션 치를 시간을 변경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리고 어디서 음악 악보를 구할 수 있는지 선생님께 물었다.




그때 받은 음악 악보 파는 장소가 뉴 하이드 파크에 있었다. 당시 내 소형차에 내비게이션도 없고 롱아일랜드 지리는 낯설고 낯선 곳 운전하기 무척 싫어하는데 그때는 위기 상태라 어쩔 수 없었다. 선생님에게 받은 주소만 들고 낯선 고속도로를 달렸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얼마나 어렵게 멘델스존 악보를 구했는지. 왜 복사본도 안 되고 꼭 원본이어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니즈마 축제. 그때 아들은 중학생이었다. 어렵게 치른 오디션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롱아일랜드 뉴 하이드 파크 하면 두 가지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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