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목요일
흐린 가을날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노래도 떠올랐다. 뉴욕에 오기 전 김광석 노래를 자주 들었다.
가로수 나뭇잎들이 벌써 노랗게 물들어 간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더 일찍 단풍이 드려나. 가을바람맞으며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러 갔다. 목요일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흐린 가을 하늘 보며 운동장을 몇 바퀴 돌며 이야기를 나누다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했다.
목요일 아침 글쓰기를 하고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고 다시 글쓰기를 하고 맨해튼에 갔다. 늦은 오후 미드타운을 서성거리다 몇몇 갤러리에 전시회를 보러 갔다. 직원 몇 명만 일하는 갤러리에 구경꾼이 없어서 조용했다. 낯선 여류 화가 작품도 좋았다.
조용한 갤러리를 둘러보다 카네기 홀 근처 아트 스튜던츠 리그를 지나가는데 바디 페인팅을 하고 있었다. 두 편의 글쓰기를 하고 운동을 하고 집에서 책을 읽을까 하다 맨해튼에 갔는데 역시 뉴욕은 달랐다. 바디 페인팅 그림이 피카소 작품을 연상하게 했다. 거리에서도 예술을 만나는 뉴욕. 중년 남자 두 명의 바디페인팅을 보고 웃으며 길을 떠나 콜럼버스 서클을 지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도착했다.
매주 목요일 7시 반 무료 공연이 열리는 곳. 지팡이를 든 노인들도 꽤 많이 오셔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내 곁에 앉아서 메종 카이저 샌드위치로 식사를 하고 휴대폰을 보면서 뭔가를 읽는 할머니도 계셨다. 줄리아드 스쿨에서 자주 만나는 할아버지도 만났다. 혹시나 쉐릴 할머니를 만날까 기대를 했는데 만나지 못했다.
낯선 음악가의 공연을 들으며 기분도 좋아졌다.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흔들었다. 광란의 목요일 밤이 시작했다. 춤을 추며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가방에 든 낡은 우산을 폈다. 링컨 센터 지하철역 가는 길 링컨 센터 분수도 보았다. 1주일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 1주일 전 소호 드로잉 센터에 가서 전시회를 보고 New Museum에 가서도 전시회를 보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음은 가끔은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시간은 금세 바람처럼 달린다. 벌써 추석. 둥근 보름달 보며 기도를 했을까. 그리운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