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랑 추억을 쌓다/포에버 21 파산보호 신청 신고

맨해튼 그래머시, 유니언 스퀘어, 그리니치 빌리지, 덤보, 미드타운

by 김지수

9월 30일 월요일


9월의 마지막 날도 특별했다. 하루 종일 약 1만 4 천보를 걸었다. 플러싱에 사는데 맨해튼 그래머시(Gramercy),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브루클린 덤보(Brooklyn Dumbo)와 미드타운(Midtown)을 돌아보고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Flushing) 집에 돌아왔다.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오헨리 단골이던 피츠 태번. 오전 11시경 플러싱에서 맨해튼 그래머시 피츠 태번(Pete's Tavern)에 가서 J랑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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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피츠 태번/오헨리 단골 /크리스마스 집필한 역사 깊은 레스토랑


수년 전 아들과 함께 가끔씩 방문했던 피츠 태번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집필한 작가 오헨리의 단골이었다. 아들과 내가 그곳에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한국에 계신 친정아버지 죽음 소식을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서 듣고 충격을 받은 날.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그리 빨리 유언도 남기지 않고 하늘나라로 떠날 줄 몰랐다.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놀라 아들과 함께 피츠 태번에 가서 식사를 했다. 런치 스페셜 주문하는 시간이 막 지나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비싸지 않은 햄버거와 샐러드를 주문해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어린 두 자녀 데리고 왔다. 낯선 지역에서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곳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이민 생활은 어렵기만 하다. 그렇다 보니 맨해튼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적도 없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으로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날 처음으로 맨해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두 자녀가 대학을 졸업 후 레스토랑 위크 때 가끔씩 명성 높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피츠 태번은 보통 레스토랑에 비하면 식사비가 꽤 저렴하다. 오헨리 단골이라 잘 알려진 명성 높은 곳이고 1864년에 문을 연 술집이자 레스토랑이니 얼마나 역사가 깊은 곳인가. 그러니 당연 레스토랑 시설도 럭셔리하지 않다.


뉴욕에 온 첫해 가을 학기 죽음 같은 공부를 하면서 맨해튼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다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 두 자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맨해튼 구경이라도 가자고 해서 한인 여행사에 미리 예약을 해서 롱아일랜드에서 플러싱에 와서 여행사 버스를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여행사에 전화를 하니 여행객들이 아주 많아서 버스 인원이 다 차서 우리에게 대신 택시를 보내준다고. 그래서 한인 택시를 타고 맨해튼에 갔다.


그때 만난 한인 택시 기사는 기억에 70년대에 뉴욕에 이민 오셔 델리가게에서 힘든 일을 하며 꽤 많은 돈을 모았는데 재산을 탕진하고 택시 기사를 한다고 내게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산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맨해튼 한인 타운에 도착해 다른 여행객 팀들과 합류해서 버스를 타고 맨해튼을 돌아다니며 오헨리 단골이던 피츠 태번을 지났다. 그때 가이드가 명성 높은 곳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르고 피츠 태번에 가서 아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가.


피츠 태번에 처음으로 온 J는 의자가 교회처럼 딱딱하다고 표현하셨다. 역사 깊은 곳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맨해튼 카페와 레스토랑 모두 편하고 럭셔리하지 않다. 레스토랑 벽에는 오헨리 초상화 사진 등 방문자들의 수많은 사진들이 걸려있다. 가을이라서 벌써 가을 내음 느끼게 장식을 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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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포비든 플래닛 (Forbidden Planet)



식사를 마치고 유니언 스퀘어 그린 마켓을 둘러보고 뉴요커가 사랑하는 서점 스트랜드에 가서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Forbidden Planet에 갔다. 만화책, 게임과 영화 캐릭터 등 다양한 상품을 파는 서점은 인기 많고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자정 무렵에 문을 닫으니 얼마나 장사가 잘 될까. 뉴욕 여행객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 좋을 거 같다. 기념품도 많아서 좋다. J도 맘에 드는 캐릭터 인형을 구입했다.



IMG_0760.jpg?type=w966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분수 /워싱턴 스퀘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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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다음 목적지는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초록 숲 공원에 피아노를 치는 거리 음악가,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읽는 사람과 분수 근처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보았는데 젊은 화가의 몸에 유화 물감을 뿌리고 그림을 그려서 놀랐다. 팔레트를 사용하지 않은 화가는 생에 처음으로 봐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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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휘트니 미술관



장미꽃 향기 핀 공원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구 휘트니 미술관이 설립된 곳에도 찾아가 전시회를 보고 근처에 있는 살마군디 클럽(Salmagundi Club)에 찾아가 전시회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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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치 빌리지 살마군디 클럽



1871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 클럽에 속한다. 그리니치 빌리지 브라운 스톤의 역사적인 저택에 자리 잡은 살마군디 클럽에서 일반에게 전시회를 오픈하니 좋고, 가끔 작품 판매도 하니 구입할 수 있어서 좋고, 가끔 북 클럽 이벤트도 열린다. 차일드 하삼, 윌리엄 메릿 체이스 등이 활동했다. 그리니치 빌리지에 가면 가끔 방문하는 작은 갤러리다. 소수 방문객들도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음에 든 예쁜 그림 보는 즐거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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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슨스디자인스쿨 갤러리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디자인 학교로 명성 높은 파슨스 디자인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재용이 졸업했다는 소식을 J로부터 들었다. 아들 친구 엄마도 오래전 유학 오셔 파슨스 디자인 스쿨 졸업하셨지만 지금은 부동산 소개업을 하신다. 또 카네기 홀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도 파슨스 디자인스쿨 졸업했으나 미술계에 종사하지 않고 가구 파는 상점에서 일한다고 하셨다. 왜 가구 파는 매장에서 일하냐고 물으니 가구 파는 일이 보수가 더 많아서라고.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로는 명문 학교를 졸업해도 모두 아티스트의 길을 가는 것도 아니더라. 파슨스 디자인스쿨 졸업한 문재용은 작품 활동을 한다고. 잠깐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전시회를 보고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덤보에 갔다.


아마도 기억에 의하면 처음으로 덤보에 간 것은 댄스 축제를 보기 위해서. 뉴욕 한인 예술 감독 김영순이 활동하는 댄스 축제였다. 한인 김영순 감독인 줄도 모르고 방문했는데 한인 출신이라 더 반가웠다. 그 무렵은 덤보가 지금과 달랐고 처음으로 방문한 날 하얀 눈이 펑펑 내려 밤길 걷기도 힘들고 댄스 공연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서 찾느라 고생을 했다. 댄스 축제는 환상적이었고 무료라서 더 좋았는데 갈수록 덤보 렌트비가 인상되어 댄스 컴퍼니 운영이 어렵다고 지금은 유료로 변한 것으로 안다. 덤보 아트 축제도 좋았는데 이제 더 이상 열리지 않아서 섭섭하다. 덤보는 맨해튼 스카이라인도 아름답고 산책하기 좋고 맛집도 많고 주말 웨딩 사진 촬영 장소로 명성 높고 갈수록 인기가 많은 지역이라서 지금은 렌트비가 너무 비싸서 서민들 살기는 어려운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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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보 Brooklyn Roasting Company



덤보에 댄스 축제 보러 간 날 처음으로 방문했던 커피숍 Brooklyn Roasting Company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J와 헤어지고 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으로 돌아와 미드타운을 서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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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미드타운 모마 /오른쪽 록펠러 크리스티 경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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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펠러 센터


록펠러 센터에 내려 크리스티 경매장과 록펠러 플라자를 지나고 모마를 지나가는데 신축 빌딩이 보였다. 10월 21일 오픈하는데 어떤 전시회가 열리고 얼마나 많은 방문자들이 찾아올까. 하늘 높이 올라가는 맨해튼 빌딩들이 점점 더 많아져가고 갈수록 빈부차는 커진 듯 느껴진다.


월요일 오후 포에버 21 파산 보호 신청 소식을 접했다. 맨해튼 타임 스퀘어에도 대형 매장이 있고 미국과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면서 성공한 아메리칸드림의 성공 모델이었는데 경영 악화로 파산 신고를 했다고. 접시닦이와 주유소 등 힘든 서비스직에 종사하며 성공한 부부는 미국에 이민 가면 모두 성공하는 모델로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도 많았을 거라 짐작한다. 어느 나라든 이민 생활은 힘들기만 하는데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견디고 이겨내고 미국 최고 부자에 속할 정도로 성공했는데 하루아침에 파산 신고를 했으니 한인 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인가. 포에버 21 파산으로 이어지는 파장도 클 거 같다. 생은 아무도 몰라. 언제 어찌 될지 그 누가 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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