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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 택시 기사 아직도 한국 돈으로 계산하세요?

새해 처음으로 첼시 갤러리 방문

by 김지수

1월 8일 수요일


맨해튼 첼시 지하철역에 내렸을 때 하얀 눈이 휘날렸다. 아들의 소원이 이뤄졌나. 올 겨울 춥지 않다고 투덜투덜했다. 지난달 몇 차례 하얀 눈이 내렸지만 소복소복 쌓이지는 않았다. 아들은 하얀 눈이 1미터 이상 정도 쌓이면 좋겠다고 하는데 아들 기대만큼 눈이 내리지는 않았다.


첼시 갤러리에 가려고 외출했는데 하얀 눈 내리고 바람이 아주 차갑지 않다면 더 좋았을 텐데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만큼 추워 걷기도 힘들었다. 모처럼 첼시 갤러리에 방문하려고 외출했는데 바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가기는 아쉬운 마음에 온몸에 차가운 바람맞으며 갤러리가를 향해 걸었다. 첼시 주택가에는 아직도 빨간색 리본을 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유리창 벽에 걸려 할러데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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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첼시 갤러리 디스트릭트. 전시회 준비 중으로 문이 닫힌 곧이 더 많았어.



첼시에 약 500여 개 갤러리가 있다고.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문이 닫힌 곳도 꽤 많았다. 하얀색 까만색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멋진 뉴요커도 지나고 갤러리는 비교적 조용했다. 맨해튼에 산 것도 아닌데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으니 몇몇 갤러리에 방문하고 허드슨 야드에서 7호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너무너무 추우니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텅텅 비어 가는 냉장고를 생각하면 장을 봐야 하는데 약간 고민을 하다 장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플러싱에 도착 운이 좋아 시내버스는 바로 탈 수 있었고 한인 마트 근처에 내려걸었다. 차가운 겨울바람과 싸우며 걷다 카페를 지나쳤다. 지난번 딸과 이야기를 했던 카페. 난방되는 카페에 앉아서 책이나 조용히 읽으면 좋겠지만 참고 장을 보러 갔는데 물가가 인상되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상치 한 포기에 1.79불 그럼 한국 돈으로 2천 원이 넘는다. 소파 가격도 금값이야. 전보다 3배 정도 인상되어 한숨이 나온다. 쌀, 고등어 몇 마리, 두부 3모, 버섯, 양파, 참기름, 간장, 고추장, 다시 멸치, 돼지고기 약간, 고구마, 귤과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등을 구입했는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나온다. 참기름과 쌀과 간장이 바닥이라 장 보러 갔는데 캘리포니아산 오렌지가 세일 중이라 몇 년 만에 구입했다. 고구마 가격도 엄청 올랐다. 고구마 담은 비닐이 너무 약해 찢어져버리기도 하니 상당히 불편해 직원에게 한 박스 얼마냐고 물으니 50불이 넘는다고. 약간의 고구마를 일회용 박스에 담아둔 것은 파운드당 가격이 더 비싸다. 너무너무 얇아서 찢어질 거 같은 비닐봉지에 고구마를 담는 것도 스트레스가 되는데 꾹 참아야 한다. 귤도 세일 중이라 사 왔는데 집에 도착하니 작은 봉지에 담긴 귤 2개가 썩어 속이 상했다. 비싼 식품비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런다고 안 먹고살 수는 없고. 하늘 같은 렌트비와 식품비만 아니라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살 텐데. 아, 비싼 뉴욕! 뉴욕!


짐이 꽤 무거워 집과 한인 마트가 걸어도 되는 거리지만 한인 택시를 불렀다. 상치 한 포기에 2천 원 정도나 된다고 하니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뉴욕에서 한국돈으로 바꿔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는 기사도 뉴욕에 온 지 10년이 지났고 자녀들은 대학을 졸업했다고. "뉴욕 어떤가요?"라고 물으니 "그냥 살아요."라고 말씀했다. 뉴욕 초기 정착기 시절은 매일 물건을 구입하면 한국돈으로 계산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한국 돈으로 바꿔 생각하면 너무너무 비싸 놀랐다. 그러다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니 그냥 달러값만 생각하게 되지만 아주 가끔은 한국돈으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유학 초기 시절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에 살 적 처음으로 플러싱에 와서 배가 고파 뭔가 먹어야 하는데 어디서 먹어야 할지 몰라서 처음으로 버거킹에 가서 치킨너게가 뭔지도 모르고 주문했는데 가격이 3불이라 닭 한 마리 나오는지 알고 좋아했는데 너무너무 작은 조각이 나와 비싼 미국 물가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에서 패스트푸드를 거의 먹지 않아서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아주 오래전 비싼 물가에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크나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뉴욕에서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면 팁과 세금을 줘야 하니 더 비싸고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지도 않는 편이다. 이탈리아 남부에 사는 요리사는 돼지비계를 1천 원 주고 사서 최고 요리를 만들어 브런치에 올려 감탄을 했다. 저렴한 물가에도 요리 솜씨에도 감탄이 나온다. 문화생활은 뉴욕에서 하고 장을 이탈리아 남부에 가서 보고 올까.


왜 그런지 잘 모르지만 달러와 한국돈 가치가 다르게 느껴진다. 100불보다는 10만 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뉴욕에서는 100불이 금방 지출되어서 그럴까. 1불과 1000원 차이도 꽤 크다. 뉴욕에서는 1불 2불은 정말이지 돈이 돈이 아닌 듯 느껴지는데 1000원 2000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매년 인상되는 렌트비와 식품비가 서민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왜 전기세도 그리 비싼지. 나라에서 관리하면 좋을 텐데 전기도 뉴욕 지하철도 모두 공공기관에서 운영하지 않아 훨씬 더 비싼 듯. 회사는 무조건 이익을 창출해야 하니까. 지하철 1회 탑승 비용도 2.75불. 한국 돈으로 바꾸면 3천 원이 넘는다. 플러싱에서 맨해튼까지 기차 티켓은 7.75불. 한국돈으로 약 9천 원이 넘는다. 너무너무 비싼 뉴욕 물가. 서민들이 이용하는데 얼마나 비싸. 물가 인상에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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