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3일 목요일
맨해튼 음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7번이나 감상했다. 사랑하는 그린필드 홀에서 피아노 대회가 열렸는데 8명이 참가했지만 마지막 학생 연주는 듣지 못하고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쇼팽곡을 감상했다. 평소와 달리 그린필드 홀 발코니석에 올라가 무대를 바라보며 베토벤 곡을 들었다. 두 개의 검은색 스타인웨이 피아노(Steinway & Sons)가 놓여 있고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과 오케스트라 부분을 반주하는 학생 두 명이 무대에 올라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Dora Zaslavsky Koch Competition
Thursday, January 23, 2020
3:00 PM - 7:00 PM
Greenfield Hall
대회 수준은 평소 졸업 리사이틀 연주와 많이 다르다. 확실히 준비된 연주라서 훨씬 더 좋다. 상당수 중국계 학생들이 참가했으니 갈수록 중국의 파워를 느끼게 된다. 줄리아드 학교는 대회가 끝나고 바로 발표를 하지만 맨해튼 음대는 결과를 바로 발표하지 않아 잘 모른다.
그날 오후 내 귀는 황홀해졌지. 아름다운 베토벤 곡! 수 백 년 전에 작곡한 곡을 내가 좋아하니 참 이상도 하지. 작곡가가 귀가 안 들린 운명을 맞아 투쟁을 했으니 얼마나 위대한가. 조금만 어려워도 힘들다고 하는 보통 사람과 역시 다르다. 어릴 적 빨간색 스카프를 한 베토벤 초상화를 자주 봤지만 그때는 베토벤 곡이 얼마나 예쁜지도 몰랐다. 생각할수록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 하늘나라에 가면 만나보고 싶어. "위대한 베토벤 님, 당신의 위대함은 어디서 나왔어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악성 베토벤의 답은 뭘까.
심사위원 가운데 한 분은 지난번 줄리아드 학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 피아노 연주 감상할 때 내 옆에 앉은 로버트 맥도널드 교수님. 백발의 할아버지 교수님도 복도에서 다시 만났다. 물론 그분은 날 알리 없다. 명성 높은 분과 아닌 것의 차이일까.
독일에서 태어난 베토벤이 오스트리아 빈에 가서 음악 활동을 했는데 같은 독일어권이라 언어장벽 문제는 없었을 거라 짐작. 카네기 홀에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해 특별 공연을 연다. 1월 말 열리는 안네 소피 무터 바이올리니스트도 베토벤 곡만 연주를 할 예정이다.
만약 내가 음악을 몰랐다면 난 맨해튼에서 공연을 즐기지 못했을 텐데 얼마나 다행인가. 어릴 적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린 바이올린. 수 십 년 세월이 흐른 후 대학을 졸업 후 비로소 레슨을 받기 시작했으니 나의 음악 사랑은 특별하다. 그런 음악이 날 위로를 하니 좋기도 하고 음악 없이 이 힘든 현실에서 버틸 수 있었을까. 음악은 내 친구 음악은 내 연인! 음악은 정말 좋아. 슬픈 날 위로하고 행복하게 하니까.
베토벤 곡을 7번이나 듣고 콜럼비아 대학 지하철역 116가에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저녁 6시 프로그램이 쇼팽곡이라서 달려갔어. 대학원생의 피아노 연주. 다시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에 난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쇼팽곡을 들으며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 쇼팽이 파리에 머물던 시절도 생각하며. 폴란드와 프랑스 언어가 달라 쇼팽은 어떠했을지 궁금했는데 불어를 구사했다고 하니 행운아야. 쇼팽도 무명시절 말할 것도 없이 파리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겠지. 조르주 상드와 함께 행복했던 쇼팽을 생각하며 곡을 감상했다.
Carmen Jessica Knoll, Piano
Thursday, Jan 23, 2020, 6:00 PM
FRÉDÉRIC CHOPIN Andante Spianato et Grand Polonaise, Op. 22
FRÉDÉRIC CHOPIN Nocturne in C Minor, op. 48 No. 1
FRÉDÉRIC CHOPIN Scherzo No. 4 in E Major, Op. 52
FRÉDÉRIC CHOPIN Nocturne in C sharp minor, Op. Posthumous
FRÉDÉRIC CHOPIN Waltz in F Major, Op. 34 No. 3
FRÉDÉRIC CHOPIN Sonata No. 3 in B minor, Op.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