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4월_센트럴파크 벚꽃

by 김지수

2020년 4월 1일 수요일


목련꽃과 튤립 꽃 피는 아름다운 4월의 첫날 뉴욕 코로나 19 소식도 재앙이다.


뉴욕시 April 1, 2020 at 4:30 PM

코로나 19 확진자 45707명, 사망 1374명

Bronx 8607 (19%) - Brooklyn 12274 (27%) - Manhattan 7022 (15%) - Queens 15217 (33%) - Staten Island 2552 (6%) - Unknown 35


뉴욕주 4월 1일

코로나 19 확진자 83,712명 사망 1,941명


미국 4월 1일

코로나 19 확진자 215,003 (+25,292)

사망 5,102 (+1,003)


코로나 19 통계를 보면 뉴욕시 환자가 미국 전체 확진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뉴욕시 통계에 의하면 뉴욕시 코로나 19 환자 가운데 우편 번호 11368(Corona, North Corona and Willets Point)에 사는 사람들이 947명이라고. 코로나 주민 1227명 가운데 77%가 확진자라고 하니 믿어지지 않는다.


퀸즈 코로나는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타고 3 정거장 가면 된다.

코로나는 재즈로 명성 높은 루이 암스트롱이 살던 하우스가 있고 지금은 뮤지엄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시절 그가 부른 노래를 자주 들었는데 그가 뉴욕에 산 줄도 몰랐다. 당시는 인터넷이 없으니까 정보에 어두웠다. 또 윌레츠 포인트 지하철역에 내리면 매년 여름 스포츠의 제전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를 관람하는 곳이다. 매년 여름 우리 가족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축제인데 올해 과연 관람할 수 있으련가 모르겠다.




뉴욕주지사 쿠오모는 뉴욕은 4월 말경 정점에 도달할 거 같다고 하는데 앞으로 상황이 어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모든 뉴스가 거짓말이라면 좋겠다. 오늘은 만우절 아닌가. 그런데 거짓이 아니다.


아마도 뉴욕주지사와 뉴욕 시장 마음도 얼마나 힘들까. 욕실 거울 앞에 서니 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뉴욕주지사와 뉴욕 시장 머리카락도 하얗게 변하고 있을까. 내 하얀 머리카락을 코로나라고 이름 붙일까. 근심 걱정 많아지니 저절로 하얀 머리가 솟나 보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데.


사월의 아침 일기 예보를 확인했다. 약간 흐린 날. 코로나 19로 계속 집에서 지내니 답답한 마음에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갔다. 두 자녀는 뉴욕시 상황이 아주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붙잡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달려갔다. 집 근처 시내버스는 오지도 않아 터벅터벅 걸었지.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탔는데 승객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7호선은 가다 멈추고 평소보다 느릿느릿 운행하니 불편했지만 참았다.


플라자 호텔 부근 지하철역에 내려 센트럴파크로 들어갔다. 매년 4월 중순 경 벚꽃이 피는데 올해는 다른 해 보다 더 빨리 피기 시작했다. 매년 벚꽃을 보러 센트럴파크에 방문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볼 수 있을지 염려했는데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갔다. 실은 1년을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1년 아주 잠깐 꽃이 피고 지니까 얼마나 짧은 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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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에 사랑하는 벚꽃 구경하러 가는 센트럴파크 호수/ 산레모 아파트 비치는 호수다.



공원에는 산책하는 커플도 있고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기도 하고 조깅을 하는 사람도 있고 벚꽃 나무 근처에서 스틱으로 아이스하키 연습하는 남자도 보았다. 또 전문 카메라 들고 꽃 사진 담으려고 공원에 온 카메라맨들도 보였다. 센트럴파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평소보다는 아주 조용한 공원이었다. 산레모 아파트가 비치는 호수 근처 벚꽃 나무를 기어코 보았다. 영화 <사랑과 영혼>의 여주인공으로 나온 데미 무어도 그곳에 살았다고.



그 영화가 한때 유행이었고 고등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내가 맡은 반 반장이 음대에 진학했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가끔 집에 놀러 왔고 어느 날 함께 그 영화를 보았다. 한국 과학 기술원에서 근무하는 연구원과 결혼했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그만 우리는 연락이 끊겨버렸다. 음대 졸업식 때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 열정 소나타를 연주한다고 초대해 꽃다발을 들고 찾아갔다. 가끔씩 생각나는 제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함께 영화를 본 지도 아주 많은 세월이 흘렀다. 산레모 아파트 하면 산레모 음악제도 떠오르고 데미 무어도 떠오르고 동시 아끼던 제자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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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812.jpg?type=w966 사진 중앙이 산레모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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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774.jpg?type=w966 사진 왼쪽 초록색 지붕 빌딩이 플라자 호텔, 센트럴파크 남쪽 부근에 위치한다.



센트럴파크에서 화사한 벚꽃 구경하니 우울한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하늘로 두둥실 날을 거 같은 마음이 들어서 5번가 성 패트릭 성당에 가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드리고 싶으나 뉴욕시가 코로나 19 위험 지역으로 변하니 얼른 꽃구경하고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딸에게 벚꽃 사진 보여주니 솜사탕 먹고 싶다고 하니 웃었다. 웃자. 웃자. 웃자!


나의 소중한 일상이 멈춰버렸지만 날마다 먹고살아야 하니 장을 보러 한인 마트에 갔다. 4월 말경까지 더 악화된다는 소식에 미리 쌀을 구입하면 좋을 거 같아서 갔는데 다행히 쌀을 구입할 수 있었다. 맨해튼에 살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배달 서비스를 해주나 플러싱은 배달 서비스가 드물다. 여러모로 참 불편해. 떡국용 떡을 사려고 했지만 텅텅 빈칸만 보고 상치, 고등어, 두부, 사과, 고구마, 만두와 쌀 40 파운드 등을 구입했는데 식품비가 얼마나 많이 나오던지. 꼭 필요한 기본 식품 아닌가. 럭셔리 식품은 구입하지도 않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니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 한인 마트에 손님은 아주 많고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가고 너무 슬프다.


그런데 실수로 장바구니를 가져가지 않았다. 이미 늦은 걸 어떡해. 계산을 하고 주차장으로 나오면서 한인 택시를 부르고 아들에게 연락을 해서 빈 가방을 들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연락을 했다. 3월부터 시행한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말 불편하다. 한인 택시 기사분에게 요즘 경기 어떠냐고 물으니 말할 것도 없이 안 좋다고 하더라. 기사 분 차에는 Celine Dion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영화 타이타닉에 흐르는 아름다운 곡.


그랬지. 1912년에도 말없이 하늘나라로 떠난 사망자들이 아주 많았지. 바로 타이타닉호에 탑승했던 사람들.

그 타이타닉호의 주인이 J.P.Morgan이란 것도 뮤지엄에 가서 알고 깜짝 놀랐다. 1913년 미국 연방 준비은행(Private)이 창립되었다. 돈이 필요하면 팡팡 달러를 찍어내는 은행이 프라이빗이다. 슬픈 역사가 참 많아.





어제 3월의 마지막 날 딸 혼자서 플러싱 Target에 가서 화장지와 달걀을 구입해 집에 돌아왔다.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갔는데 화장지가 보여 내게 연락을 했다. 개인이 화장지 묶음 1개만 살 수 있다고. 달걀도 10개씩 든 2판만 구입이 가능. 생활에 꼭 필요한 화장지와 달걀 구입도 소비자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 얼마나 이상해. 정말 전쟁 같아.


작년 4월 1일 기록을 보면 올해와 너무나 다르다. 코로나 19가 세상을 얼마나 바꿔버렸는지. 하루아침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 그리운 일상!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삶이 멈춰버릴 줄 몰랐어. 어쩌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을까. 사월의 희망은 어디서 찾을까. 1년을 기다려 보고 싶은 센트럴파크 벚꽃 구경을 했으니 그 에너지가 오래오래 내게 머물면 좋겠다. 공연과 전시회를 관람하면 에너지가 생기곤 했는데 언제 줄리아드 학교에 공연을 보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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