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레스토랑과 나의 추억(1)

by 김지수

뉴욕 맨해튼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데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 입시생 두 자녀와 힘겨운 씨름을 하며 세월이 흘러갔고 두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사 먹는 것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러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는 하늘처럼 어려운 일. 하지만 두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딸은 연구소에서 일하니까 아들에게 맨해튼 레스토랑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 어렵고 가난한 형편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아들도 언젠가는 사회생활을 할 테고 명성 높은 레스토랑에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으면 어색할 거 같았다. 또, 평소 꼭 필요한 품목 아니면 쇼핑하지 않고 근검절약하며 평생 살아가니 가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추억을 쌓아도 좋다. 살다 보면 엉뚱하게 그냥 지출되는 돈도 얼마나 많은가. "금강산도 식후경" 속담도 있지 않은가. 먹는 즐거움도 참 중요하다. 경제적인 형편이 된다면 매일 최고 셰프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어도 좋을 텐데 우리 형편과 너무나 거리가 머니 "뉴욕 레스토랑 위크" 축제가 열리면 방문하곤 했다. 맨해튼 레스토랑 방문하면서 떠오르는 추억을 생각난 대로 적어보련다.


레스토랑 위크 축제가 열려도 방문해서 식사하지 않으면 내 취향과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인기 많은 레스토랑은 예약 필수. 그러니까 수 백개의 레스토랑에서 몇몇 레스토랑 고른 것도 쉽지는 않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아들과 내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레스토랑은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Michael's. 지리도 모르니 두리번거리다 겨우 찾았는데 거의 대부분 멋진 정장을 입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벽에는 멋진 예술 작품이 걸려있고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틈에서 식사를 하는데 평범한 의상을 입고 방문한 우리는 상당히 어색했다. 그러니까 우린 이방인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다. 직원이 메뉴를 가져왔는데 레스토랑 위크 메뉴가 안 보여 가져 달라고 부탁하니 더 어색한 분위기였다. 그곳은 평상시 단골 고객들이 많아 보였다. 단골 고객은 레스토랑 위크 메뉴가 아닌 음식을 고른다. 갈수록 분위기는 어색하고 우린 시골 촌뜨기란 것을 실감했다. 그때는 3코스로 주문해 식사를 한 뒤 직원이 커피와 차를 마실 거냐고 물었다. 아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들 커피를 마시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를 왜 안 마셔하니 그냥 주문했는데 커피 가격이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 포함되지 않고 추가로 내니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지출되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맨해튼 레스토랑을 방문해 먹은 초콜릿 바 디저트 맛이 좋아 아들은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뉴욕 디저트가 예술이다.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Cafe Bo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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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트레 요리, 파스타와 소고기 요리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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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뉴욕 최고의 셰프, 프랑스계 셰프 다니엘 블뤼 Daniel Boulud는 세계적인 스타 셰프다. 아들과 내가 매년 방문하는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Cafe Boulud 음식 맛이 좋다. 근처에 가고시안 갤러리가 있어서 늘 식사하고 갤러리에 방문한다. 두 가지가 특별히 기억나는 레스토랑인데 하나는 닭 간 애피타이저. 아들 친구도 데리고 가서 주문했는데 평소 먹어보지 않은 애피타이저를 골랐는데 실수였다. 정말 우리 취향의 요리는 아니었다. 직원이 우리 표정을 보고 다른 걸로 가져다줄까요 물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 추억은 안내 데스크의 싸늘한 눈초리.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싸늘한 시선으로 아들과 나를 발끝 아래부터 머리 위까지 쳐다보는 게 아닌가. 부촌이라서 그랬을까. 초라한 우리 행색이 그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우릴 대하는 태도가 기분 나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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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의 셰프 Daniel Boulud 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Boulud Sud


뉴욕 최고의 셰프 Daniel Boulud 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Boulud Sud도 있고 지중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링컨 센터 부근에 위치하며 센트럴파크와 가깝다. 줄리아드 음악 예비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한 아들 친구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했던 곳이다.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아들 친구가 내게 물었다. 아들이 바이올린을 엄마의 강요로 시작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원했는지. 아들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들은 빈 대학 교수님과 줄리아드 교수님과 맨해튼 음대 교수님과 한국 바이올린 선생님들을 거쳤지만 전공은 하지 않았다. 난 자녀의 장래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모는 자녀 교육을 위해 보조자 역할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니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




<클럽 21> 레스토랑

잊을 수 없는 뉴욕 맨해튼 레스토랑 추억이 있다. 미드타운 Club 21. 늘 지나치던 곳인데 그곳이 명성 높은 레스토랑 인 줄은 늦게 알았다. 1930년 오픈한 뉴욕 최고 맛집으로 알려진 <클럽 21> 레스토랑은 미국 요리를 제공하고 J.F. 케네디 대통령, 어네스트 헤밍웨이, 프랑크 시나트라를 비롯 미국 수많은 대통령이 식사를 한 레스토랑이고 영화 <티파니의 아침> <섹스 & 시티> <월스트리트>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다. 드레스 코드가 엄격하고, 미리 예약을 받고, 신용카드 번호를 요구하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할 경우 정해진 시간 안에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곳이다. 드레스 코드가 엄격하니 나름 신경 써서 입고 방문했는데 우릴 대하는 직원의 눈치가 얼마나 싸늘하던지 평생 잊을 수 없다. 말 그대로 푸대접을 받았다. 아들에게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각인시켜주는 곳이었나. 예약한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오래오래 기다려 레스토랑 안으로 입장해 주문을 하고 식사를 했다. 안내 데스크 직원과 달리 웨이터는 친절했고 음식 맛은 아주 좋았다. 실내 장식도 참 특이하다. 그 후로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명품 드레스를 입고 방문해야 따뜻한 시선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대통령이라도 되어야 하나. 씁쓸한 추억이 감도는 곳!




반대로 우리를 황제 대접한 웨이터를 만난 레스토랑도 있다. 바로 카네기 홀 옆에 있는 러시안 티룸 Russian Tea Room. 러시아 발레( Russian Imperial Ballet) 단원에 의해 1927년 오픈한 러시안 티 룸 레스토랑은 지식인들, 배우들, 아티스트들, 작가들, 정치인들과 카네기 홀에서 공연하는 음악가들이 즐겨 찾는 장소였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레너드 번스타인, 조지 발란신과 앤디 워홀의 단골 레스토랑이라 전해오고, 마돈나가 코트 체크를 하는 직원으로 일을 했고, 노라 에프런의 각본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우디 알렌의 감독의 <맨해튼>, 미하일 바리니시코프가 출연한 <섹스 앤 시티>, TV 드라마 <프렌즈>등을 촬영한 곳이다. 그 외 머라이어 캐리, 빌과 힐러리 클린턴과 폴 매카트니, 사라 제시카 파카 등이 방문한 레스토랑이다. 한마디로 인기 많은 뉴욕 맛집. 카네기 홀 옆이니 예술가들이 찾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 웨이터가 우릴 황제 대하듯 하니 너무 놀랐지만 평생 그런 대우받은 적도 아니고 그런 신분도 아니니 특별해 기억하지만 황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우린 평범한 의상을 입고 방문했고 우리는 뉴욕에서 이름도 없는 보통 사람들. 우리에게 그리 대하니 정말 명성 높은 분들이 찾아오면 대우가 어떨지 상상해 보았다. 지갑 형편이 좋다면 팁을 두둑하게 줬으면 좋으련만 늘 예산안에 사니 많은 팁을 주지는 못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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