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3일 금요일
아파트 뜰에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한다. 매년 이맘때 즈음 핀다. 그래서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생각을 한다. 제주도에서 처음 봤던 꽃인데 뉴욕에서는 링컨 센터 여름 축제가 열리는 Damrosch Park에 많이 피어 마음을 화사하게 한다. 올해는 코로나로 모든 축제가 취소되어 얼마나 슬픈지 몰라. 아름다운 조명 빛 아래서 춤을 추며 행복한 사람들을 보곤 했는데 록 음악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행복했는데 모두 물거품으로 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변이 한다는 기사가 떠서 갈수록 걱정이 된다.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 되면 백신을 어떻게 만들겠어. 백신 만드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는데 모두 물거품이 될까 걱정이다. 물론 난 백신 반대주의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든 백신도 싫어.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에서만 7월 들어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이 넘게 쏟아진다는 기사(중앙일보 7월 3일 기사/아래)"가 있다. 언론에 발표된 게 얼마나 정확한지 일부러 부풀린 건지 모르지만 아직도 끝이 안 보여 걱정이다.
무더운 여름날 정오가 지난 시각 기온은 31도, 습도는 47%, 최고 기온은 32도. 푸른 바다가 그리운 여름날이다. 아들은 새벽에 일찍 깨어나 친구들 차를 타고 캠핑을 떠났다. 대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한국 바비큐가 먹고 싶다고 하니 엘에이 갈비를 사서 양념을 해서 담아주었다. 친구들과 뗏목을 탄다나. 물놀이에 필요한 운동화도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세상 참 많이도 변했다. 그런 신발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가방에는 선크림과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과 침낭도 담았다.
아들이 떠난 후 노란 해바라기 꽃과 주황색 능소화 꽃도 노란 선인장 꽃도 이름 모를 꽃도 포도 넝쿨도 붉은 열매도 보면서 산책을 했다. 아침 일찍 숨을 헉헉 거리며 조깅하던 백인 할아버지는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건넸다.
초록빛 호수에서 잠수하는 흑조와 거북이와 기러기 가족도 보며 수양 버드나무 뒤편 벤치에 앉아 휴식을 했다. 호수에서 잠수하던 흑조는 작은 섬으로 올라가 날개를 펴서 알레그로 속도로 흔들다 접고 다시 펴고 반복했다. 호수에는 파란 하늘과 새도 비치더라.
호수에 노란 나뭇잎이 떨어지니 나뭇잎 타고 세계 여행하고 싶다는 상상을 했다. 그랬지. 오래오래 전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탔는데 그때는 30분에 30불 정도? 하니 정말 비싸단 생각을 했는데 두고두고 떠오른 것을 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 걸까. 아코디언 연주도 들으며 베니스 운하에서 산책을 했지. 그때 가이드를 했던 남자는 성악을 전공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무얼 할까. 언젠가 록펠러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베니스 풍경을 담은 그림을 유심히 본 남자와 이야기를 했는데 오래전 베니스에 살아서 추억이 떠올라 더 유심히 봤다고 하더라. 우리 가족도 베니스에 여행 갔다고 하니 금방 친해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행복한 추억이란 우릴 행복하게 하나 봐. 그분의 직업은 글로벌 재산 관리사라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지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호수에서 산책하고 동네 주택가 돌며 꽃향기 맡으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딸에게 연락이 와서 함께 노천카페에 가서 아이스 라테 커피 마시며 근사한 아침을 보냈다. 빨간색 양말을 신은 할아버지가 우리 옆에 앉아서 커피와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다 한인 마트에서 팥맛 아이스크림과 고등어 두 마리를 구입해 햇빛 쏟아지는 거리를 걸어서 집에 돌아왔다.
7월이 열렸는데 푸른 바다가 그리운데 마음은 바닷속에서 수영을 하는데 난 뜨거운 열기 가득한 오두막에서 시원한 냉면을 만들어 딸과 점심 식사를 했다. 밀린 일기는 언제 쓸까. 며칠 오페라도 안 보는데 시간은 멀리 달아나 버렸다. 정말 빠르다. 내일은 미국 독립 기념일. 딸은 쉼 없이 작업을 하고 나도 밀린 일기를 써볼까. 더 이상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