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선물_뉴욕 폭염

by 김지수

2020년 7월 27일 월요일


태양의 선물을 한아름 받는다.

날마다 휴식을 하라고 신이 뉴요커에게 선물을 내리나.

최고 기온이 37도.

정말 숨쉬기도 힘든 나날이다.

폭염 축제나.


석양이 질 무렵 힘내어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러 밖에 나갔는데

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파랑새를 보아 기분이 좋았다.

파랑새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데

어디서 오는 것일까

행운아

행운아

이리로 오렴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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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오르막길 내리막 길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노란 반달도 보고 저물어 가는 석양도 보면서 운동을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 산책을 하러 호수에 갔다.

6시 1분 호수 가로등 불빛이 꺼졌다.

점점 해는 늦게 뜨고

가로등이 꺼지는 시각도 늦어진다.

하지 무렵 5시 25분 경이면 해가 뜨고

가로등 불빛은 5시 반이 되기도 전에 꺼졌다.



IMG_4621.jpg?type=w966 석류꽃



동네 산책을 하다 이웃집 정원에서 처음으로 석류꽃을 보아 반가웠다.

지난주 서부에 사는 딸이 석류꽃 사진을 보내주어 봤는데

뭐든 알아야 눈에 보이는 걸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석류 열매도 보고 웃었다.



IqPYnkbSGrHL3c28sB0hK5Ai-gw 길가에 핀 금계국


7월 말이라 꽃들이 작별 인사를 준비하는 중

그래서 꽃이 귀하니까

길가에서 꽃을 보면 기쁘다.

노란색 물결이 춤추는 곳에서

비둘기, 참새, 청설모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이 한데 모여 먹이를 먹다

내 발걸음 소리를 듣고 지붕 위로

나뭇가지 위로 흩어졌다.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헤밍웨이처럼 공원에 있는 새를 잡아먹지 않을 텐데

왜 도망갔을까.


잠들어 있는 나팔꽃도 깨웠어.



IMG_4614.jpg?type=w966 나팔꽃 일어나, 내가 왔어.



산책하고 동네 마트에 가서 올여름 처음으로 자두와 통닭 한 마리를 구입해

닭죽을 끓여 먹었다.

무더운 날 아프면 안 되니까

잘 먹어야지.


IMG_4629.jpg?type=w966


디저트로 냉장고에 든 자두를 꺼내 먹었는데

너무너무 신맛이 강해서

괜히 샀구나 후회했다.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복숭아와 체리는 세일을 안 하니 너무 비싸서

자두를 샀는데...



IMG_4612.jpg?type=w966 주차장 앞에 핀 붉은색 배롱나무꽃이 화사해 내 마음도 화사해진다.



집에 돌아와 집안일하고 글쓰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글쓰기가 엄청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내 가슴은 뛰노니> 글을 쓰고 에너지는 바닥

쓰러질 거 같았다.

뉴욕 문화가 특별하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도시

열정으로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는 뉴요커들도 많다.


가끔은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 때도 있었다.

몇 시간씩 무더운 여름날이나

추운 겨울날 기다릴 때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 좋다고 말하곤 했지.

카네기 홀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립다.


IMG_4630.jpg?type=w966 무더울 때 피는 무궁화 꽃



그나저나 올여름 정말 덥다.

어찌 견딜까

보통 일이 아니다.

전기세도 걱정이 된다.

폭풍 같은 전기세 나오면 어떡하지.


무더위 날마다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산다.



IMG_4640.jpg?type=w966 플러싱 주택가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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