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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폭염, 퀸즈 아스토리아

by 김지수

2020년 8월 2일 일요일


jJqZPq7JcvuVhsaIepq7FVHkr5M 퀸즈 아스토리아 지하철역


폭염이라서 냉방되는 시원한 곳에서 책이나 읽으면 좋겠는데 나의 놀이터 맨해튼이 잠들어 버려 답답한 나날. 이민자들의 숨결이 감도는 지역 아스토리아에 오랜만에 찾아갔다.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너무너무 더워 가는 동안 약간 후회도 했다. 지하철역 근처 거리를 거닐며 우연히 오래전 방문했던 갤러리에서 화가를 만났는데 처음 우린 서로 알아보지 못하다 나중 그가 전에 만난 화가란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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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른 동안 우린 폭삭 늙어버렸다. 그래서 알아보지 못했다. 경제가 안 좋으니 그림도 안 팔릴 테고 가난한 예술가들도 삶이 어렵겠지. 말 한마디 건네려다 그냥 돌아섰다. 안 척을 해야 무슨 소용이랴. 우울한 그의 얼굴 표정을 보니 슬픈 이야기만 나올 거 같았다. 이탈리아와 뉴욕을 왕래하면서 작품 활동을 한다고 수년 전 내게 말했던 화가. 세월이 흘러 더 좋은 상황으로 변하면 좋을 텐데 삶은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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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도 두리번두리번하며 플러싱 물가와 비교하니 큰 차이가 없었다. 주택가에서 능소화 꽃도 보고 거리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며 즐거운 오후를 보낸 사람들 구경하고 두 자녀와 오래전 방문했던 크레이프 전문집도 지나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벽화를 구경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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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나처럼 벽화 구경하기 위해 온 흑인 남자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거 같은 날씨인데 열정도 대단하지.




Welling Court Mural Project, 11-98 Welling Ct, Queens, NY 11102



아스토리아는 맨해튼이 가까워 젊은 층이 선호하는 동네. 그리스 이민자들도 독일 이민자들도 많이 산다고. 선선한 날씨라면 오래오래 거닐고 싶은데 마음처럼 내 몸이 따라주지 않아 포기하고 아스토리아에서 플러싱으로 돌아오는데 에어컨이 안 켜진 대중교통 이용하니 죽을 거 같은데 참아야지. 아... 한숨이 절로 나왔지. 태양이 폭발할 듯한 날씨에 왜 아스토리아에 갔는지 이유를 나도 몰라.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저녁 식사 준비도 하고 저녁 운동도 하고 하루를 마쳤다.



Mgw2Q4I-hMwHhmDI_gNk5tqMlpE 팔월 초 아직 능소화 꽃이 피어 반가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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