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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첼시 갤러리_코로나

by 김지수

2020년 8월 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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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032.jpg?type=w966 첼시에서 만난 젊은 작가도 마스크를 쓰고 음악을 들으며 작업 중



코로나로 뉴욕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뉴요커가 사랑하는 센트럴파크도 브라이언트 파크도 지하철도 썰렁한 분위기. 그리고 맨해튼 은행 지점이 닫힌 곳이 많다.


오전 글쓰기를 하고 브런치를 먹고 지하철을 타고 첼시 갤러리에 갔다. 백만 년 만에 갔을까. 코로나로 갤러리도 예약제도 변했다고 이메일로 연락이 오는데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방문했다. 세계 3대 화랑에 속하는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 자주 이메일을 보내오는데 거긴 방문도 못했다. 왜냐면 허드슨 야드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고 오랜만에 첼시에 가니 너무 피곤해 갈 에너지가 없었다.


꽤 오랜만인데 정말 불친절했던 갤러리 직원도 만나고 반대로 친절했던 직원도 만났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예약했냐고 물어서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니 전시회를 볼 수 없다고 하는데 그녀가 날 쳐다보는 바디랭귀지가 지옥처럼 싸늘했다. 어쩔 수 없어서 그냥 나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갤러리 안에는 그녀 말고 아무도 없었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니 갤러리에서 많은 사람들들이 함께 전시회를 볼 수 없지만 미리 예약하지 않았더라도 맨해튼 로어 이스트 갤러리는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내게 불친절했던 아가씨를 만난 갤러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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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불친절했던 직원 만난 갤러리. 1979년 달력도 오래된 거 같지 않아 보여.



-지금 예약할 수 있나요? 전시회 보고 싶어요.

-여기 종이에 적으세요.


종이에 기입하는 내용은 코로나에 대한 질문이었다. 여전히 쌀쌀한 눈치로 날 바라봤다. 다시 방문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간 김에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예약할 수 있냐고 물었다. 나 혼자 텅텅 빈 갤러리에서 조용히 전시회를 구경했다. 내게는 아주 낯선 작가였는데 전시회를 보면서 의문점이 들었다. 작가가 기록한 1979년 달력이 벽에 걸려 있는데 종이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거 같다는 의문점.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수 십 년 전에 만든 작품이라고 사인이 되었는데 캔버스가 새롭고 물감도 오래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실은 나도 뉴욕 정착 초기 시절 달력을 아직 보관하고 있다. 진즉 버리려고 했는데 딸이 버리지 말라고 해서 간직하고 있다. 정착 초기 스테이플에 가서 종이 달력을 사서 메모를 했다. 매일매일 너무 바쁘니까 저절로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내 필체는 내가 읽기도 어려울 정도로 난해하니 혼자서 웃는다.


IMG_6106.jpg?type=w966 가고시언 갤러리도 문이 닫혀 있더라.



몇몇 갤러리는 문이 닫혀서 코로나 영향이라 짐작했다. 비싼 렌트비 내야 하는데 갤러리 운영도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즈니스는 이익을 해서 하지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IMG_6026.jpg?type=w966 젊은 작가가 작품을 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불친절한 아가씨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반대로 내 기분을 하늘을 날 듯 기쁘게 한 젊은 작가들도 만났다. 작업하는 광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작품도 신선한 분위기라서 더 좋고. 매일매일 찾아가서 만나고 싶은 작가였다.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 말을 잠시 했는데 음악을 들으니 누구 노래냐고 물으니 그도 모른단다. 그래서 웃었지.


IMG_6069.jpg?type=w966 첼시 페이스 갤러리


코로나로 첼시 갤러리 역시 조용했다. 명성 높은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소수 관람객을 만났지만 아무도 없는 갤러리가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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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허드슨 야드 건축물 베슬, 텅텅 빈 지하철, 첼시는 공사 중



첼시 갤러리에 가려고 7호선 종점역 허드슨 야드에 내렸는데 하이라인 파크를 걷다 첼시 갤러리를 관람하려고 했는데 허드슨 야드 쇼핑몰도 닫혔고 하이라인 파크 입구도 닫혀 있었다. 뉴욕도 서서히 오픈 한 곳이 많아서 허드슨 야드를 통제한 줄 몰랐다. 멋진 건축물 베슬 주변도 너무나 조용하니 이상했다. 딸이 보스턴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일할 때 버스를 타고 뉴욕에 오면 내가 허드슨 야드 종점에 내려 기다렸다. 함께 블루 바틀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아보카도 샌드위치도 먹었던 추억도 떠오르고 아들과도 맛있는 초밥을 먹었던 추억도 떠오른 곳.


하이라인 파크 입구로 걸어가면 첼시 갤러리 근접성이 좋은데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했다. 첼시는 아직도 공사 중. 무더운 여름날도 공사를 하고 있었다.


IMG_6113.jpg?type=w966 맨해튼 첼시 거리 풍경


코로나 전에는 첼시 갤러리 관람하고 시내버스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공연도 보고 더 많은 활동을 하는데 오랜만에 방문하니 너무 피곤해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힘내려 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다 코로나 때문이겠지. 뉴욕 맨해튼 스타벅스 매장은 코로나 전부터 문이 닫힌 곳이 많았다. 그만큼 경기가 안 좋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찾아왔으니 지금 뉴욕 상황이 상당히 안 좋은 것으로 짐작한다.


요즘 맨해튼 나들이가 불편하다. 코로나도 염려가 되고 화장실 찾기가 평소보다 훨씬 더 어렵다. 스타벅스 매장도 닫힌 곳이 많으니까 참아야 한다. 언제나 뉴욕이 잠에서 깨어날까. 정말 안 좋은 세계 경제. 미국도 유럽도 뉴욕도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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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아들과 운동할 때 만난 분꽃. 한국에서 어릴적 본 꽃이라 반갑다.



몇몇 갤러리를 돌다 허드슨 야드 종점에서 7호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하고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장을 보러 갔는데 아보카도는 세일하지 않으니 너무 비싸 그림이 되고 감자 가격도 너무 인상되어 슬펐는데 어쩔 수 없이 샀다. 감자 한 봉지, 양파, 달걀을 사서 들고 오는데 왜 그리 무거운지. 아들과 반반 나눠 들어도 꽤 무겁기만 했다.



IMG_6042.jpg?type=w966 분위기 좋은 곳에서 휴식하면 좋겠다. 첼시 갤러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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