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가 노래를 부르다

by 김지수

2020년 10월 20일 화요일


아파트 뜰에 파랑새가 찾아와 노래를 불렀다. 딸이 막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열려고 하다 파랑새를 보고 엄마를 불렀다. 얼른 휴대폰을 들고 나무 계단을 내려가 아파트 문을 열고 파랑새를 담으려는 순간 휙 하고 가로수 나무 가지로 날아가버렸다. 예쁜 파랑새 좀 더 오래 머물면 좋을 텐데 왜 빨리 날아갔을까.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었나 보다. 파랑새만 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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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거리에 뒹구는 노란 낙엽들 보며 동네 카페에 가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엘튼 존 노래를 들으며 창밖으로 비친 황금빛 가로수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매일매일 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행복 같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엘튼 존 노래도 좋았다. 카페에서 한가로이 음악을 듣는 시간은 참 좋다. 삶의 복잡함과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웃집 정원에 노란 국화꽃을 바라보다 예쁜 강아지와 눈 맞춤을 했다. 강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다음에 또 만나면 좋겠다. 시월의 장미꽃은 예쁜 보석으로 장식하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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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행복을 주는 시월의 장미, 노란 민들레꽃, 눈부시게 파란 하늘, 예쁜 강아지



오후 2시 눈부시게 파란 가을 보며 아들과 운동을 하러 갔다. 가을은 역시나 파란 하늘!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 시도 떠올랐다. 시인은 가을을 사랑했을까. 난 왜 푸르른 날 하면 가을이 생각날까. 대학 축제 때 처음으로 송창식 라이브 공연을 봤는데 아득한 세월이 흘러갔구나. 얼굴에 땀 뻘뻘 흘리며 기타 치며 노래 불렀다. 대학 강당 맨 앞줄에 앉아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단 것도 늦게 알았다. 세상에 ~~~ 노숙자라니 상상도 못 했다. 삶이 그럴까. 참 알 수 없는 게 많다. 그때는 뉴욕을 알지 못했는데 어쩌다 뉴욕에 와서 살고 있을까. 유럽 유럽에 열광하고 살았는데 대학 시절 좋아하던 많은 것들이 뉴욕과 인연이 깊어서 놀라곤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뉴욕은 날 기다리고 있었을까. 뉴욕 날 사랑해다오. 난 널 사랑해.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녁 8시 아들과 함께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가려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예쁜 초승달이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나무 가지에 걸린 초승달은 무지무지 예뻐서 마음에 숨겨두었다. 가끔씩 생각하면 꺼내 봐야지.


가로수는 노랗게 빨갛게 익어가는데 난 지난봄과 여름에 무엇을 했을까.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르는데 밤 9시 야간 통금이 시작되니 파리의 밤은 적막이 흐르겠구나. 조명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파리 세느강에서 유람선에 탔는데 깜박 졸았던 추억이 생각난다. 언제 다시 가 보나. 그리운 파리!



노란 초승달과 노란 민들레꽃과 노란 단풍 보고 파랑새 노래 듣고 파란 하늘 바라보고 귀여운 강아지와 청설모 재롱 보고 어떻게 살까 고민하며 하루가 지나갔다. 기다리는 레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분명 보냈다고 하는데 누가 가져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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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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