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으로 떠나다

뉴욕 식물원 New York Botanical Garden

by 김지수

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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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잠시 멈추고

단풍이 든 숲 속에서

휴식하면 좋은

아름다운 시월


시월의 빛을 만나러

뉴욕 보태니컬 가든에 갔는데


야생화 꽃과

장미꽃과

노란 숲과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과

교회 종소리와

새들의 합창이

우릴 환영했다.


가을의 품에 안겨 행복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은

쌓아져 가리라.




황금빛 가로수 길을 따라 걷다 마침내 우리의 목적지 뉴욕 보태니컬 가든에 도착했다. 구름 속으로 숨은 에너지를 꺼내 시내버스를 두 차례 환승하고 두 자녀와 함께 달려갔다. 외딴곳에 있으니 처음으로 방문할 때는 브롱스가 아주 낯선 지역이라서 피곤했는데 자주 방문하니 익숙해졌다. 하루 평균 1만 보 이상 걷고 가끔은 2만 보 이상 걸을 때도 있으니 이제는 오래오래 걷는 것이 익숙해졌다.


시월은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할 시간들. 가을이 곧 멀리 떠날 거 같으니 순간을 붙잡아야지. 사또 떠난 뒤 나팔 불어야 소용없는 일. 식물원 입장료는 저렴하지 않으니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수요일만큼은 부담 없이 마음껏 숲 속에서 휴식할 수 있으니 좋다.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한 입장권(무료지만 반드시 미리 예약 필수)을 보여주었다. 매주 수요일 뉴욕시 주민은 무료.


향기로운 국화꽃과 호박들이 우리를 반겼다. 보랏빛 야생화 꽃도 붉은 열매도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도 새들의 합창도 모두 우릴 환영했다. 멀리서 교회 종소리 들려오니 축복 같았다. 2주 전 수요일 딸과 함께 방문했는데 어느새 야생화 꽃 가득 피었던 들판은 빛바래 가고 있었다. 그때는 찬란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 하늘은 흐렸는데 숨어 있던 태양이 얼굴을 내비쳐 늦여름처럼 더워지기 시작했다. 노란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낙엽 위를 걸으며 페기 록펠러 장미정원으로 향하는 길 백설공주 같은 하얀색 꽃도 보고 봄에 피는 철쭉꽃도 보고 노랗게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 나무에게 안녕하고 인사를 했다. 거대한 바위 위에도 낙엽들이 떨어져 그림 같았고 노란 숲 속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게 했고 또 오래전 방문했던 롱아일랜드의 Sands Point 도 떠올랐다. 늘 그리운 곳인데 차가 없으니 너무나 멀기만 한 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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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은 2주 전처럼 많지 않아 숲은 고요했다. 사랑하는 장미 정원에 도착했는데 우리 가족과 정원사뿐이라서 마치 프라이빗 정원 같았다. 수년 전 내 생일날 아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하필 비가 내렸는데 우리 말고 방문객이 없어서 조용히 산책하니 좋았다. 장미 정원에서 파랑새 노랫소리 들은 딸은 왜 빨강 새 노래가 들리지 않냐고 정원사에게 물으니 숲 속에 산다고 말했단다. 새들이 사는 곳도 다르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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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가을비가 자주자주 내렸는데 장미꽃이 말없이 안녕하고 떠난 줄 알았는데 시월 중순이 지났는데 아직도 피어 있어서 반가웠다. 천천히 장미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참 아름다운 계절 시월! 한국의 황금빛 시골 들판이 몹시도 그립고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감나무도 그립다. 그때는 몰랐는데 멀리 떠나오니 더 그리운 걸 어떡해.


코로나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기라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시내버스 타고 가지만 숲의 요정들이 사는 가을 숲으로 여행을 떠났으니 얼마나 좋은가. 숲 속 계곡에서 들리는 시냇물 소리에 신선이 된 듯 착각할 정도였다. 자연이 좋다. 몸과 머리가 맑아지고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세상 복잡함은 다 잊는다. 자연과 함께 벗 삼아 지낸 시간은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늘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은 내가 찾지 않으면 저절로 찾아오지 않더라.


행복한 가을 여행이었다. 여행 나들이 비용은 시내버스 요금이 전부. 뉴욕은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라서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 자연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뉴욕 식물원은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데도 주민에게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감사하다.




참 예쁜 가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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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Botanical Garden (뉴욕 보태니컬 가든)

2900 Southern Blvd, The Bronx, NY 10458

수요일 뉴욕 주민은 무료입장

단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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