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파크에 가다

시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

by 김지수

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오랜만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하늘에서 춤추던 시월의 마지막 날 딸과 함께 가을 산책을 하러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파크(Prospect Park)에 갔다. 퀸즈 플러싱에서 브루클린까지는 교통이 안 좋아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데 프로스펙트 파크도 단풍이 멋지다고 하니 달려갔다. 순간을 붙잡지 않으면 놓치는 단풍이니까.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7호선을 타고 다시 브루클린에 가는 G 지하철에 환승하고 내려서 다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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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파크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음악이 들려왔다. 햇살 좋은 가을날 핼러윈 분장을 하고 나들이 나온 가족도 많아 보였다. 거리 음악가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며 노란 단풍이 우거진 숲 속에 들어가 산책하며 걸으니 호수에 도착했다. 꽤 오래전 연구소 근무할 때 함께 일한 동료가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는데 초대를 해서 그럼피 카페에 가서 뉴요커가 사랑하는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마시고 함께 걸으며 프로스펙트 파크에 갔다. 그러니까 뉴욕에 살면서 딱 한 번 방문했던 공원. 그때가 단풍 든 시기는 아니라서 궁금해 딸과 함께 방문했다. 딸은 첫 방문인데 다음에 가족끼리 피크닉 가자고 말했다. 브루클린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마음먹지 않으면 나들이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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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229.jpg?type=w966 고등학교 추억 떠오르게 하는 노란 은행나무 & 호수


가을 햇살이 비추는 호수를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을 햇살 보며 잠시 쉬다 다시 걷다 노란 은행나무를 보았다. 교복을 입던 고등학교 시절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면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곤 했다. 그때는 사진이 몹시도 귀해서 비싸기도 했는데 매년 가을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쌓곤 했다. 그리운 친구들! 어디서 무얼 할까. 그때는 우리가 다른 길을 걷게 되리라 몰랐지. 차 한 잔 마시며 지난날 이야기를 해도 좋을 텐데 세월은 흘러가는데 난 뉴욕에서 살고. 언젠가 친구들 만난 날도 오겠지. 내가 뉴욕에 산지도 모른 친구들도 많을 텐데... 우리들 추억은 그대로인데 세월은 흘러가고...


브루클린 보태니컬 가든 노란 은행나무도 무척이나 예쁜데 코로나 전에는 무료입장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변해서 비싼 입장료 주고 방문하기 어려워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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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나와 브루클린 아트 축제를 찾아갔다. 아틀란틱 애비뉴에서 열리는 축제. 기대를 하고 갔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코로나로 영국과 프랑스와 독일이 봉쇄령에 들어갔는데 뉴욕은 축제를 하니 놀랍기도 했지만 코로나 전처럼 아티스트를 만날 수도 없고 유리창 밖에서 그림만 바라보았다. 올해는 덤보 오픈 스튜디오 행사도 꼭 가려고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했는데 코로나가 찾아올지 몰랐다.


갑자기 딸이 티라미수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하니 엄마가 산다고 브루클린 아틀란틱 애비뉴 지하철역에서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에 가는 B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오지 않고 대신 Q 지하철이 세 번 지나갔다. 이상하다 싶어 포기하고 Q에 탑승했는데 주말 노선이 변경되어 우리가 타고자 하는 B노선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괜히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했다. 미리 지하철 노선 변경을 확인해야 했는데 급하게 외출하는 바람에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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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258.jpg?type=w966 브라이언트 파크 할러데이 마켓 & 아이스 링크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에 내리니 아이스 링크장에서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으니 낭만 가득한 풍경이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오픈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오픈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할러데이 마켓도 오픈하니 할러데이 분위기 물씬 풍겼다. 딸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품을 구경하다 티라미수 케이크 사러 뉴요커가 사랑하는 빵집 Lady M에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로 불편한 세상. 옆에서 낯선 남자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오늘 몹시 추워요. 빵집 줄은 아주 길어요. 딱 두 명만 들어갈 수 있어요.


같은 말을 몇 차례 반복했다. 아침 기온은 1도. 상당히 추운 날이었다. 사람들 마음의 온도도 제각각. 지구촌 온도도 제각각. 추운 날 밖에서 기다리는 것은 고통이다. 전날도 메트 뮤지엄에 가서 집으로 수차례 환승하고 돌아오는데 플러싱에 도착해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기사님은 어디로 사라지고 말아 오래오래 기다렸다. 날씨는 무척이나 추운데. 우리 차례가 되자 가게 안으로 들어갔는데 내 지갑이 안 보였다. 내가 케이크 산다고 갔는데...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타고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후식으로 맛있는 티라미수 케이크를 먹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럽고 달콤한 케이크. 생이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플라자 호텔 푸드 홀에서도 딸과 함께 가끔 사 먹었는데 역시나 Lady M. 지금 코로나로 플라자 푸드 홀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저녁 8시 반경 밖에 운동을 하러 가서 달님도 보았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핼러윈. 예쁜 달님 사진을 찍으려는데 유령처럼 사진이 나와 역시나 핼러윈. 이웃집 대문에는 "미안하지만 올해는 캔디가 없어요."란 노란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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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 플러싱 밤 하늘 보며 아들과 운동을 했다.



뉴욕 주지사는 여행자 2주 의무 격리를 폐지하고 대신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조치를 내렸다. 아름다운 시월은 떠나가는데 코로나 19로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 시월의 마지막 날 영국도 봉쇄령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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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주택가와 호수 풍경


변함없이 아침에는 모닝커피 마시러 동네 카페에 가고 호수에 가서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가을날. 노란빛으로 물들어가는 호수에서 청둥오리가 휴식하고 있더라. 청설모는 낙엽 속에서 뒹굴고. 우리도 행복 속에서 뒹굴면 좋겠다. 오랜 세월 고독한 시간 속에서 꿈을 위해 뿌린 눈물과 고통이 장미꽃으로 변하길! 폭풍은 하염없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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