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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an 03. 2018

한눈에 보는 뉴욕 문화 (1)

다인종이 거주하는 뉴욕은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지고 세계 문화의 수도라 불린다. 그만큼 뉴요커가 누릴 수 있는 문화 혜택이 크다. 1년 약 6천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고 그래서 갈수록 공연 예술이 더 발달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뉴욕에 와서 살게 되면서 차츰 뉴욕 문화 예술에 노출되면서 한국과 다른 문화에 놀라곤 하며 이민이나 유학을 와서 지내면서 받은 문화 충격이 상당히 크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뉴욕이 세계 문화 예술의 수도라 하더라도 모두 뉴욕 문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분에게 뉴욕은 천국이지만 서비스 문화가 바탕인 곳이라 서민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속담처럼 뉴욕에 오면 뉴욕 문화에 적응하고 살아야 한다. 뉴욕에 살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1. 무엇보다 서비스 문화가 한국과 다르다. 해외여행을 가면 호텔 룸에 1달러 지폐를 두는 팁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하지만 뉴욕에 와서 살면서 느끼는 서비스 문화에 놀랄 수밖에 없고 모든 서비스는 팁을 주는 문화다. 예를 들어 피자를 주문하면 피자 가격만 주는 게 아니다. 오래전 온라인에서 피자 가격이 저렴해 주문했는데 배달원이 주라고 한 가격이 비싸 놀랐다. 팁+ 배달료+ 세금을 가산한다. 처음에 이런 서비스 문화를 몰랐다. 서비스 문화는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특히 포장 이사는 정말 비싸다. 그래서 소수를 제외하고 뉴욕에서 직접 짐을 싸서 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뉴욕에 오면 부자와 빈자의 차이를 삶에서 정말 크게 느낀다. 뉴욕에 가면 삶이 아주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대한 착각이다. 일반 이사를 해도 인부에게 팁을 별도로 두둑이 준다. 조립 가구를 판매하는 IKEA에서 가구를 주문해도 배달료와 팁을 준다. 


뉴욕은 부동산 중개소 서비스 비용이 아주 비싸다. 대개 한 달 렌트비를 준다. 1달 렌트비가 3천 불이면 복비가 3천 불이다. 반드시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서 구한 아파트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부동산 소개소를 통하지 않으면 복비가 없으니 좋다. 암튼 복비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고 한국과 달리 아파트 구할 시 중개소는 손님에게 보고 싶은 만큼 많은 아파트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 모든 게 다 서비스라 그런 거 아닐까. 그래서 함부로 이사하기 겁난다. 이사 비용이 엄청 비싸다. 복비 + 이사 비용+ 그리고 한 달 렌트비 + 보증금 등이 필요하다.

뉴욕에서 집 구하기 역시 하늘처럼 어렵다. 조건도 까다롭다. 크레디트 점수, 뉴욕 운전면허증, 소셜 번호, 세금 낸 것, 1년 수입 등 별거 다 물어본 데도 많고 한 달 렌트비가 너무 비싸니 빈 아파트가 있으면 바로 계약해야 한다. 아니면 다른 사람이 금방 계약을 해 버려서 좋은 집 구하기 눈물 나는 곳이다. 

미용실도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남자 헤어 커트가 보통 25불 + 팁이다. 이것은 플러싱 가격이다. 맨해튼은 훨씬 더 비싸다. 머리를 감겨줘도 팁을 준다. 그래서 뉴욕에서 미용실 가는 게 상당히 겁나는 일이고 외국에 살다 한국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미장원에 간다는 말이 있다. 염색하고 매직 파마하고 코팅하려면 수 백 불 줘야 한다. 거기에  20%-30% 팁을 줘야 한다.

택시 요금 역시 한국보다 더 비싸다.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곤 택시 타기 겁이 난다.

2.  뉴요커 삶의 리듬은 아주 빠르다고 모두 알고 있다. 실제 그런다.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 일에 몰두하고 일하고 문화생활하고 아주 바쁘다. 그런데 이사를 할 경우 인터넷과 전화가 즉시 연결되지 않는다. 미리 신청하고 오래 기다린 후 직원이 와서 연결을 해 준다. 적응하고 살아야 한다.

3. 의복 값과 식사 비용이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의복 값이 비싸고 식사비는 더 저렴하고 반대로 뉴욕은 의복비는 저렴하고 식사비는 아주 비싼 편이다. 한국은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 입기 힘들 정도로 의복 값이 비싸다. 그럼에도 겉치레를 중요시하는 한국 문화에서 한국인들은 의복에 아주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런데 뉴욕은 옷값이 한국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특히 세일 기간을 이용하거나 할인 매장을 이용할 경우 명품도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 보통 뉴요커들은 옷차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놀랄 정도로 수수하다. 사회적 지위가 아주 높음에도 불구하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이벤트에 참가하는 분이 많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뉴욕 영화제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영화감독들이 평범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오른다. 


4. 식당에서 서서 음식을 먹는 문화. 맨해튼은 땅값이 비싸니 레스토랑 공간이 좁고 그러니 서서 음식을 먹는 곳도 많다. 한국에서는 서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상상도 못 하였다. 첼시 마켓에 가면 서서 랍스터를 먹는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그때그때 사정에 맞춰 적응하고 사는 문화다. 편한 것만 추구하는 문화가 아니다.

5. 뉴욕 시 지하철은 24시간 운행한다. 뉴욕이 잠들지 않은 도시라 별명이 붙은 이유 가운데 하나에 속하지 않을지. 24시간 운행하는 지하철이 주는 혜택이 특별하다. 맨해튼에서 열리는 많은 공연이 밤늦게 막이 내리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갈 수도 있다. 또한 지하철을 타면 뉴욕 해변에 갈 수도 있어서 좋다. 타임스퀘어에서 지하철을 타면 약 1시간 정도면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 도착한다. 자주 공사 중이라 노선이 변경되어 불편하고 눈 오는 날 등 신호 작동이 안 되어 느리게 운행하거나 불편을 주는 날도 많지만 24시간 운행하는 지하철은 특별하다. 

6. 한국과 다른 추천서 문화. 발런티어를 할 때도 추천서가 필요하고, 고등학교에서 여름 방학 동안 캠프를 갈 때도 필요하고, 대학이나 대학원에 지원할 때도 추천서가 필요하고, 직장을 구할 때 역시 추천서가 필요하다. 이래서 추천서를 작성하는 교수님과 직장 상사는 상당히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좋은 추천서가 주는 영향이 아주 크다. 그럼 추천서는 쉽게 받을 수 있을까. 답은 천만에. 잘 모른 사람에게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오래전 서울에서 국비 장학금으로 뉴욕에 와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분이 계셨다. 서울 시청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뉴욕에 왔는데 학교 내에서 발런티어 하려고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부탁했는데 그분이 "내가 너를 어찌 알고 추천서를 써주니?"라고 하셨다고. 결국 유학 온 분은 발런티어도 하지 못했다. 이렇듯 추천서 문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특별한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직장에서 상사와 학교에서 선생님과 교수님과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할까.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강의하시는 교수님은 연구에 몰두하시느라 바쁜 가운데 많은 학생들이 추천서를 부탁하니 정말 힘들다고 하신다. 한 명의 학생이 단 한 장의 추천서를 부탁한 것도 아니고 박사 과정에 지원하려고 10개 정도 부탁한 경우도 있으니 힘들 수밖에. 한국과 추천서 문화가 정말 다르다. 

7. 기부 문화가 발달되었다. 현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 미술관 모마는 매주 금요일 오후 4-8시 사이 무료입장이다. 유니클로 스폰서로 일반인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카네기 홀이나 링컨 센터에 가서 공연 볼 때 받은 프로그램 뒤편에 기부자 명단이 적어져 있다. 누가 얼마나 많이 기부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공연을 보러 가면 스폰서 했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된다. 또한 줄리아드 학교에서 수많은 공연을 일반인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그냥 무료가 아니고 특별 기금을 마련해 일반인에게 오픈한 것을 알 수 있다. 여름에 열리는 뉴욕 축제도 마찬가지다. 많은 곳에서 협찬을 해서 축제를 준비한다. 

8. 뉴욕 노인 문화가 참 다름을 자주 느낀다.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자주 온 노인도 있고, 북 카페에 가서 종일 책을 읽는 노인도 있고, 미술관에 가도 노인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백발이 다 된 분들이 대학생처럼 책을 읽고 공연과 전시회를 보는 문화가 한국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또한 시니어에게 주는 혜택도 많다고 한다. 만 65세가 되면 더 저렴하게 공연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가 잘 발달된 도시다. 맨해튼은 문화 환경이 좋아서 노인들이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이민자 삶은 힘드니 자주 공연을 보러 간다는 내용도 책에서 읽었다. 뉴욕 노인 문화가 특별하고 뉴욕시에 거주하는 노인들 수명이 다른 곳에 비해 더 길다는 보고서도 있다. 문화 예술 공연이 주는 혜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9. 북 카페 문화 역시 한국에서 볼 수 없었다.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북 카페,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카페 등 북 카페 문화가 참 좋다. 북 카페에 가면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책과 잡지를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아닌 경우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경우도 있고 각자 할 일을 한다. 그냥 멀뚱멀뚱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백발이 다 된 노인들도 돋보기로 책을 읽는 문화에 놀라곤 한다. 또한 북 카페에서 열리는 수많은 이벤트 역시 놀랍다. 유명 정치인, 요리사, 가수, 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이미 봤어도 다시 북 카페에 와서 잠깐 열리는 뮤지컬 공연을 보고 음악 시디를 구입하는 뉴요커들 역시 놀랍기만 하다. 


뉴욕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10. 다른 하나는 더치 페이다. 식당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해도 각자 먹는 음식비를 지불한다. 누가 한꺼번에 내는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한국과 많이 다르다. 레스토랑에 가면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북 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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