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소호 갤러리

by 김지수

2022. 1. 17 목요일


음악이 흐르는 아지트에서 노란 불빛 아래 핫 커피 마시며 책을 펴서 읽고 있을 때 마이클이 들어와 크리스 봤냐고 물었다. 아프리카 출신인 그녀가 미국에 온 지 50년이 지났고, 유엔에서 일했고 독일어, 불어 등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마지막으로 본 날이었다. 그날 내게 그녀 전화번호를 주었지만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 집이 어딘지도 모른다.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 재밌는 세상이 펼쳐질 거 같은데 어디서 무얼 하며 지낼까.


꽤 오래전부터 아지트에서 서로 얼굴을 본 적은 있지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최근이다. 크리스가 마이클에게 조코비치가 호주 오픈에 참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한 날이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해 호주 오픈에 참가하지 못한 조코 비치는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보통 사람들이 이용하는 아지트 커피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감사함으로 마신다. 취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으니 그냥 산다. 언제 취향대로 살게 될 날이 올까. 거리에서 파는 커피 값 정도라서 커피 온도도 내가 원한 상태가 아닐 때가 많다. 식지 않을 정도면 운이 좋은 날이라고 스스로에게 달랜다. 맨해튼 고급 카페에서 취향대로 마시고 먹으면 매달 지출이 얼마나 많겠는가. 맨해튼에 가서 딱 한 잔의 커피만 마시고 책도 읽고 산책도 하고 가끔 갤러리에 간다.


상당히 추운 겨울날이라서 플러싱에 사는 날 늘 망설이다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간다. 왕복 최소 서너 시간이 걸리니까 늘 하루가 바쁘다. 매일 식사를 사 먹는 것도 아니니까. 맨해튼에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식사 준비하기보다는 대개 간단히 사 먹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부자든 아니든. 부자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테고 가난한 사람은 마트에서 만들어진 간단한 요리를 먹는 듯.


마이클에게 최근 크리스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아지트를 떠나 지하철을 타고 소호에 갔다. 곧 구정이라서 차이나타운에서 거닐고 싶은데 너무 추워 마음도 오그라 들어 그냥 갤러리나 방문하자는 속셈에 소호 프린스 스트리트에서 내려걸었다.


과거 예술촌이었던 소호가 지금은 명품숍이 즐비하니 쇼핑을 사랑하는 분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갤러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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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에서 오픈해 트라이베카로 옮겼는데 최근 소호로 옮겼다고 해서 궁금해 찾아갔는데 갤러리 전시회는 특별한 흥미를 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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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671.jpg?type=w966 소호 일본 작가 전시회 여는 갤러리



뉴욕 맨해튼은 갤러리 천국이라서 고개를 돌리면 전시회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소호에 가면 한 곳만 보지는 않는다. 아주아주 오래전 방문했는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갤러리에 방문했다. 일본 작가들 작품을 볼 수 있으니 좋고 커피 등을 사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백신 접종 증명서 보여주고 벽에 걸린 작품들을 바라보다 다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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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 드로잉 센터




그 갤러리 맞은편에 소호 드로잉 센터가 있다. 드로잉 전문 작은 갤러리인데 전에는 목요일 오후 무료입장할 수 있어 그 시간을 이용해 방문하곤 했는데 코로나로 한동안 방문하지 않았다. 기억에 6시 이후 무료입장이었나. 오후 3시가 지나서 아마도 입장료 내야 하니까 그냥 지나치려다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무료 전시회였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역시 미리 포기하면 안 된다. 사이 트웜블리 재단의 후원으로 2월 20일부터 2023년 2월까지 입장료를 무료로 전환. 추운 날에도 갤러리에 방문객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 자세히 벽에 걸린 작품을 들여다보는 분들은 무얼 하는 분일까 궁금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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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 지하철역 아트




소호 프린스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도착해 1분 이내 온다는 지하철을 기다렸지만 함흥차사. 추운 날 지하철 운행이 안 좋다. 그래서 불편하다. 오래오래 기다려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서 환승, 강익중의 '행복한 세상' 아트 작품이 설치된 플러싱 지하철역에 도착해 시내버스 정류장에 가서 기다렸다. 편도 최소 3-4회 환승하니 정열이 부족하면 맨해튼 나들이가 힘들다.



저녁 식사 준비하고 먹고 줄리아드 포커스 페스티벌도 잠시 보다 단감을 사러 한인 마트에 다녀왔다. 세일 중인 단감 구입하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달달한 단감 맛이 일품이라서 디저트로써 부족함이 없다.


겨울철 나들이가 피곤하고 힘들지만 맨해튼에서 다녀오면 기분 전환이 된다. 내 마음속에는 쌓여 있는 쓰레기가 많은 걸까. 전시회 보면서 마음속 쓰레기를 버린다. 하얀 마음으로 매일 새로운 날을 맞으며 행복을 찾아야지. 내 마음이 상처로 덮여 있으면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역시 맨해튼은 보물섬이다. 커피 한 잔 마시고 갤러리에서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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