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뉴욕 눈폭풍/다시는 맨해튼에 가지 말자

by 김지수

2022. 1. 29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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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눈폭풍이 몰아쳤다. 아침 기온 영하 9도 체감 온도 영하 19도. 그럼에도 약간 망설이다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날씨가 안 좋으면 대중교통 이용이 몹시도 불편하기에 망설였다. 더구나 몇 차례 환승해야 하니 더더욱 불편하다.


아지트에 도착하니 젊은이들이 몰려와 소란해 조용히 쉴 수 없었다. 크리스는 코너에 앉아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는 말을 했다. 집에서 미드타운 아지트까지 도보로 20분 걸린다고 하니 얼마나 부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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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포기하고 두 자녀를 위해 고디바 초콜릿 두 개를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릴 때 뒤에서 말을 걸었다.


-오늘 카네기 홀 공연 취소되었어요?

-아직 취소되지 않았어요.


내게 말을 건 남자는 암표상인이다. 꽤 오래전부터 링컨 센터와 카네기 홀에서 자주 보는 남자는 퀸즈에 산다고. 그는 내가 자주 공연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은 참 좋았는데 요즘 갈수록 어렵다는 말을 하며 2년 동안 렌트비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로 팬데믹인데 무슨 렌트비를 내냐고!





토요일 저녁 8시 카네기 홀에서 공연이 열리는데 딸이 초등학교 때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니 두 자녀와 함께 보려고 마음먹었는데 눈폭풍으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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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려고 했던 카네기 홀 공연/ 카네기 홀 지하철역


바로 그 공연에 대해 암표상인이 말했다. 맨해튼에 산다면 공연을 볼 수도 있을 텐데 플러싱에 사니 포기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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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이 찾아왔지만 맨해튼에 갔으니 센트럴 파크 설경 사진이라도 담으려고 갔는데 방문객들은 많았지만 너무 추워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고 메트 뮤지엄에 가려는 계획도 포기하고 '여인의 향기' 영화 촬영지 피에르 호텔 앞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 도착 다시 7호선에 환승하기 위해 기다렸다.




플러싱에 가는 지하철에 환승 종점역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 기다렸는데 버스 기사는 우주로 날아갔나. 무려 1시간 반 동안이나 기다렸다. 온몸은 꽁꽁 얼어버리고 손과 발이 떨어져 나갈 거 같고... 눈물이 쏟아질 거 같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함께 시내버스 기다리는 승객들의 눈빛은 얼마나 서글프던지. 가난이 죄야, 가난이 죄야, 가난이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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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메트 뮤지엄에서 구정 특별 이벤트를 보고 집에 돌아왔어야 했나 보다.

꼭 그런다. 보고 싶은 이벤트와 공연 안 보고 일찍 집에 돌아오려고 마음먹을 때

플러싱에 도착했지만 시내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아 오히려 집에 늦게 도착한다.

신이 내게 호통을 치는 걸까. 다음부터 다 보고와!라고.


다시는 맨해튼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카네기 홀 공연도 못 보고...

뭐하러 맨해튼에 가서 죽을 고생을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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