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파크 빨간 새
2022. 1. 31 월요일
영국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 공연이 카네기 홀에서 열리는데 추운 겨울이라 약간 망설이다 저렴한 티켓을 구입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홀스트 주피터 곡이 포함되어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 있었다. 아마도 처음 듣는 영국 로열 오케스트라 공연 같다. 바이올린과 첼로 연주자들 음색이 뛰어났다. 카네기 홀에서 자주 연주를 하지 않았단다. 왜 그랬을까. 25년 만이라고. 그러니까 내겐 기회가 없었다. 25년 전에는 뉴욕에 올 거라 꿈에도 생각도 못했다. 두 자녀 교육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때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뉴저지에 사는 한인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 처음 봤는데 내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하니 어색했다. 내가 권위를 내세우는 타입도 아니고 우아하고 멋진 스타일로 꾸밀 형편도 아닌데.
경상도 대구 출신인 그분은 호남 사람이 친절하고 좋다고. 경상도 출신이 호남 사람 좋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
우린 공통점이 있었다. 여행 좋아하고 음악과 그림을 좋아하는.
그분은 미국에 온 지 5년이 지났지만 전에도 가끔 뉴욕에 와서 공연을 봤다고. 파바로티 공연도 보고 정경화 공연도 보고...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로 음색이 좋지요?라고 하셔 나도 그렇다고 했다. 알고 보니 첼로와 바이올린 레슨을 꽤 오래 받았다고.
그래서 물었다.
_몇 년 정도 되었어요?
_레슨 받다 쉬다 다시 받다... 30년 정도 되었나...
하하 웃고 말았다. 줄리아드 학교 이브닝 클래스도 듣다 포기했다는 말씀도 했다. 함께 공부한 분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 꽤 수준 높다고. 꽤 오래전 런던에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오셨다고 했다.
아들과 내가 음악에 대해 소곤소곤 이야기 나눈 것을 보고 꽤 놀라셨다. 요즘 젊은이들은 엄마와 함께 공연 보러 다니지 않는데 어쩜 이렇게 다정하냐고. 아들은 요리도 좋아하고 자주 하는데 그분에게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카네기 홀 공연이 밤늦게 끝나니 플러싱에는 한 밤중 도착하니 어려운 점이 많은데 나름 좋은 연주였다. 젊은 첼리스트 연주는 막심 벤게로프 모차르트 연주가 떠오르게 했다. 난 좀 더 깊이 있는 첼로 선율을 듣고 싶었는데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대부분 청중들은 아주 좋아한 눈치였다.
난 첼리스트 엘가 첼로 협주곡 연주보다는 앙코르 곡 연주가 백배 더 좋았다. 역시 감정 표현이 참 중요하다.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Vasily Petrenko, Music Director and Conductor
Kian Soltani, Cello
Musica Sacra
Kent Tritle, Chorus Director
BRITTEN Four Sea Interludes from Peter Grimes
ELGAR Cello Concerto
HOLST The Planets
Encores:
SHOSTAKOVICH Introduction to The Gadfly (arr. for cello ensemble by Kian Soltani)
TCHAIKOVSKY "Dance of the Tumblers" from The Snow Maiden, Op. 12
뉴욕에 눈폭풍이 찾아와 무척 추운데 센트럴 파크에 갔더니 빨간 새가 날 환영했다. 요즘 빨간 새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