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종일 흐려 기분도 꿀꿀했다. 맨해튼에 가서 3개의 공연을 보려다 모두 취소하고 우울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얀 창가로 이웃집 뜰에 핀 벚꽃 나무가 보여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이웃집에 가서 안녕하고 인사를 했다. 작년 눈 폭풍이 찾아와 꽃이 피지 않았다. 그러니 2년 만에 본 셈이다. 지난 3월 4차례나 눈 폭풍이 찾아왔는데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대개 목련 꽃이 먼저 피고 벚꽃이 더 늦게 피는데 올해 이상하게 벚꽃이 더 먼저 피고 자목련은 아직 피지 않았다. 뉴욕에 자목련 꽃이 많이 피고 한국과 달리 꽃봉오리가 더 작다. 며칠 전에도 눈이 내렸고 토요일 다시 하얀 눈이 온다고 하고. 아름다운 4월에 왜 눈이 자주 내린 것일까. 혹한에 꽃을 피우는 나무가 놀랍기만 하다. 수요일 뉴욕대, 뉴 스쿨, 맨해튼 음대에서 공연을 봤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내일 번스타인 피아노 공연이 열린다고 소식을 보내왔다. 수요일 비가 내리다 그쳤다. 하루가 금세 지나가고 벌써 밤이 깊어만 간다.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는 벚꽃 나무 고맙기만 하다. 꽃만 바라봐도 행복이 밀려온다. 벚꽃은 내 친구가 되어주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교감을 하는 다정스러운 친구. 아름다운 사월 난 라일락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있다. 브루클린 식물원 라일락 꽃 숲이 벌써 그리워진다.
2018. 4. 4 수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