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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디 Apr 19. 2024

삐비가 떠날 준비를 한다

숨소리가 다르다 2023.10.20

삐비야

심장이 안 좋아서 약을 먹게 된 지 3년 차

늘 가파른 호흡과 헉헉대는 모습과는 달리 예감이 되는 숨소리가 시작되었구나

10.19 퇴근 후 너를 안고 있을 때 너에게서 똘이의 숨소리를 들었지

똘이 떠나기 전 들었던 소리. 너의 소리에서 똘이에 대한 그리움을 채우고파 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

숨이 가늘어지는 소리, 너의 힘겨움 속에서 똘이를 그리워해서 미안하다.

우리 삐비가 이제 똘이에게 갈 것 같구나.

이번 겨울은 넘길 수 있겠니?

추워졌네... 우리 함께 봄은 맞이할 수 있겠지?

어제 숨소리 달라졌고 양쪽 방 모두 똥을 밟았더구나.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해 왼쪽으로 돌면서도 패드 위에 똥을 싸려고 애쓴 너의 흔적을 보았다.

말 그대로 똥으로 칠을 해놓은 현장은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우리 삐비가 이런 시간이 왔구나. 우리 삐비가 노화가 심해지구나. 우리 삐비가 힘들겠구나..

삐비야 내가 이 방에 왔는데도 넌 안 따라오고 숨소리만 이 방까지 들려오는구나.

엄마가 미안하다. 더 편안하게 해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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