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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디 Apr 18. 2024

구름 뒤 맑음

4월 16일 화요일까지의 어두웠던 마음은 단순하게 사라졌다.

그 어두움은 4월 15일 월요일 하루 종일 내렸던 비와 연관이 없지 않았다.

월요일은 정기 휴무.

예약이 있으면 운영하겠다고 말하지만

아직 예약이 별도로 있지 않았다.

쉬는 날에 다니는 목욕탕에 가려다 조이 플랜트(은총의 샘 단장님) 다녀왔다.

어딘지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다. 그쪽까지 간 길에 발산꽃집 들러서 장미를 사갔다.

그리고 목욕탕을 가려니 

갈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해서 집으로 와버렸다.

집에서 쉬면서도 피곤해서 저녁에 일찍 잤다.

일찍 자면 그다음 날은 가뿐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4.16 참사에 대한 무의식이 어느 정도는 나를 지배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는 트라우마가 있다.

이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진짜 우울한 내면을 파악했다.

월요일에 걸려온 전화 통화 중 오래전 내가 보았던 사실을 가지고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확실하지 않은데도 

특정 단체를 언급하며 추측성 발언을 한 일이었다.

나의 밑바닥에 있는 불쾌한 그 어둠을 모두 건져내어 씻겨내고 싶다.

4월 17일 고해성사를 보고서야 마음이 맑아졌다.

나의 예민한 기분, 우울한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받아들임. 실패한 인생이라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받아들임.

그리고 기쁜 때에도 하느님의 사랑을, 안 좋을 때에도 하느님과 함께 하는 그 마음을 조금씩 더 연습해 나가기로 결심했다. 조금이라도 내게 도움이 되어 주려는 고해신부님(5 지구장 신부님)의 마음이 느껴져 또 눈물이 나왔다. 나는 고해소에만 들어가면 하느님 은총을 가득 받고 나온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갔다가 허탕치고 몸이 피곤했지만 부곡농원 들러 가지와 토마토 사서 심고 왔더니 머리가 맑아졌다. 저녁에 레지오 가면서 모든 준비물 일체를 놓고 갔다.

방도 정리가 안된 채 살고 있는데 왜 점점 더 이렇게 정신 없어지는 것일까.

치매는 걸리지 말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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