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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May 13. 2019

'개발 사상'이 어긋나진 않나요?

정책의 방향성을 정하는 개발 사상


이건 저의 개발 사상과 맞지 않아요


 사원때였다. 구축 프로젝트에서 이 단어를 처음 들었다. 사학과를 나온 나는 담론과 사상에 친숙한 편이지만,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IT 프로젝트에서 무슨 소린가 싶었다.

 당시 그 개발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요구사항이 나가는 방향이 전혀 개발 사상과 맞지 않다며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요목조목 따졌다. 나는 그 서비스를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는 설명할 수 있었지만 왜 그것이 개발 사상과 맞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한마디로 개발 인프라가 가진 사상이란 단어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MSA 사상에 맞지 않아요
오픈마켓의 개발 사상과 맞지 않아요


 요 몇일새 난 이런 단어들을 내뱉고 있었다.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었다. 민주운동이나 민중봉기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프로젝트에는 서비스와 개발에 사상이 존재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모듈 단위로 데이터가 분리되어 저장되는 MSA(Micro system Architecture)는 이에 적합한 프로세스가 있다. 하나의 주문을 처리할 때 분리된 각 모듈에서 데이터를 API로 연결받기 때문에 데이터가 조각나 있거나 복제되어 있고, ETL로

데이터를 맞추기 때문에 모노타입의 DB에 비해 모듈간 완벽한 정합성을 맞추기 어렵다.  쉽게 말하면 백오피스에서 수정된 정보가 프론트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경우, 과도하게 정합성을 맞춰 달라는 요구는 MSA사상에 맞지 않는 말이된다.


 오픈마켓도 마찬가지다. 오픈마켓은 주문하는 고객외에도

물건을 파는 고객도 챙겨야된다. 정산 대금을 빠르게 내보내서 영세소상공인의 장사가 순환되도록 해줘야하고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Ui도 설계해줘야한다.

 이것은 오픈마켓의 사상이 된다.

 

 가능한 불필요한 데이터 생성과 보관을 막고 필요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대량의 트래픽을 소화하도록 구조를 짜는 것은 AWS의 사상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정책을 결정할 많은 순간에 이 사상은 일관성이 있어야한다. 어떤 때는 친절하고 어떤 때는 불친절한 정책이라면 이는 사상이 올바르지 않은 서비스다.


 정말 어려운 단어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이 없다 싶다.



기획자가 개발사상을 왜 상관해요?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시스템의 개발 사상을 알면 기획이 더 잘 되요
왜냐면 전 UI기획자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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