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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ul 17. 2019

어려운 사람이 된다는 것


어설픈 손짓이었단다.

새로 산 스마트폰 케이스를 자랑하던 참에 보이고 싶지 않은 카톡 메시지가 화면에 뿅하고 나타났단다.

어설픈 손짓으로 감춰보는데 눈치빠른 상대방은 대번에 뭘 숨기려하냐며 매서운 눈빛을 쏘았다고 한다.

분명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바보처럼 말문이 막히고 식은땀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같이 본 면접에서 본인이 붙고 그녀가 떨어졌는데 말이다.


살다보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의외의 쭈굴이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개는 자신의 덩치를 몰라서 작은 개라도 어깨를 쫙 펴고 기세등등하면 덩치큰 골든리트리버들이 오히려 기가 죽는다는데 가만보면 종종 그런 일을 겪는다.


내가 못나서가 아니다.

상대방이 어렵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려운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1)권위가 높아서 잘 보여야 된다든가

2)성격이 까다로워서 피하려고 한다든가

3) 심할 경우에는 (물리적이든 말로든)많이 얻어맞아서 자동적으로 쭈그러들거나

4) 심한 사이코라 엮이기 싫어서 조심하는 경우도 있다.




나한테도 보이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가끔 내 앞에 선 누군가가 심히 불편해보일 때가 생기고 있다. 오른손과 오른발이 같이 나갈 것처럼 목각인형같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음소리를 흉내내고 눈을 어디다가 둬야할지 몰라 촛점을 흐린다.

 내가 이제 어려운 사람으로 느껴지는 사람도 있나보다. 위험하다. 머리속에서 경고신호가 들어온다.

 난 몇번 유형의 어려운 사람이 된걸까?


 나이도 연차도 직급도 모든 것이 거저 얻은 것은 없다. 그런데 점점 어려운 사람이 되어갈까봐 아쉽다. 너무 쉽게 보는 것도 물론 싫고 너무 편하게 대해줘도 놀라겠지만 그저 애정어린 관계가, 우정어린 동지가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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