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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Sep 08. 2020

덕업일치도 좋지만 업덕일치도 좋아

하는 일을 좋아해도 되잖아?


덕업일치의 삶, 부럽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어야한다는 좋은 말이 사회적 통념이자 압박이 되었다. 내가 휴학멘토를 할 때부터 대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성지순례길에 오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을 한다.

 근데 단박에 좋아하는 일을 알아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 일이 정말 해보고도 계속 좋기는 어렵다. 뭐 PD와 감독을 꿈꿨던 난 적어도 그랬다. '내 것'이 아닌 이유는 무수히 많았다,  진짜 '덕질'수준이 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일로 하는 것은 재미가 없었던 것도 있고.


 지금 하는 일을 처음부터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사용성 테스트나 UX를 기반한 UI설계에 매력을 느끼고 이 일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이커머스 시스템 자체를 좋아하고 이 비즈니스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배우고 싶고, 제일 잘 알고 싶다.

 난 이른바 '업덕일치'에 가깝다. 일이 있어서 배우고 파다보니 덕질처럼 되어버린 것. 덕업일치만 재미있는 게 아니다. 업덕일치가 되어도 재미있다. 그런데 그 재미는 상당히 결과론적 재미다.

 그 과정은 항상 고통스럽고 미간에 주름이 잡혀있고 고민을 하고 어려워했던 것 같다. 그 순간을 이겨낼 때마다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난 '재미'라고 부르고 그 과정에서 이뤄낸 성취감을 난 '흥미와 적성'라고 부른다,


  다른 일을 했었어도 이랬을까? 그냥 내 성격일까?

  이런 질문은 별로 의미가 없다. 현실을 살아야지. 그냥 난 적성에 잘 맞는 직업을 찾아서 하게된 '행운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스로를 더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니까.

  난 업덕일치로 만족한다. 덕질 아주 재밌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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