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그냥 Jul 14. 2021

타인의 구두를 신지 못했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것을 '타인의 구두를 신었다'라는 영어식 문장이 있다.

오늘 불현듯 깨달은 교훈을 기록해본다.


지금 나의 주변만으로 세상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


 요즘 내가 일하는 업계는 성장 가속화가 계속되고 있다. 라인 사업은 유일하게 코로나 문제를 피해갔고,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업종이다. 그렇다보니 나의 페북창에는 투자와 이직 소식이 요즘만큼 흔한 적도 없다. 다들 이합집산 해가면서 자신들의 이익과 미래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문제는  코로나 이후로 대부분의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실은 그게 더 흔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점이었다. 난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신나고 들뜬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더 성장하지 못해서 기가 죽는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는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연봉을 높이거나 몸값을 올리는 생각을 할 때, 누군가는 다시 취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사실을, 나는 잊고 있었다.

 어쩌면 최근 들어 나를 괴롭힌 많은 불만들은 진짜 텍스트 그대로 '배부른 소리'였음을 느끼게 되니까 균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눈앞의 작은 힘듦때문에 어쩌면 정말 힘들 수밖에 없는 이들의 마음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 IT쪽 공부하긴 해야하는데..

 

 몇 년간 제대로 대화해본적 없던 대학동창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장을 들었다. 그리고 내가 10년이상 빠져서 IT밖을 볼 일이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친구에게는 IT, 데이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무언가 실체는 알수없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고, IT를 공부해야할 부담스런 존재로 느껴졌다. 마치 예전부터 영어배워야겠다는 내 마음처럼.

 내가 보이는 것이 모두에게 보이지 않고, 내가 개발과 대화하며 단번에 알아듣고 찾아내는 모든 문제를 모든 후배가 알아듣지 못한다. 내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것을 초심자는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10년이 넘는 시간이 만든 것들이다. 이해의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너무 익숙해서 '왜 이런 당연한 것을 모를까'란 거만한 생각을 정제되지 않고 가슴속에 툭 튀어나오는 시점이 있다. 이래서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나조차 지난 1년전과 비교해서 또 다르게 성장하고 달라졌음에도 균형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말인데.

 약간은, 아주 조금은 이 현실에 책임의식을 가져야될 것 같다. 나만 잘 알고 나만 잘 살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조금 어렵더라도 우리가 해야할 것에는 '지식전파'가 있다. 누구나 어서 이 세상에 불안하지 않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조금 더 안다고 잘난척하고 선긋지 않아야한다. 내 친구와 내 친척들, 내 형제자매, 동생, 내 부모가 급변하는 시대상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그래서 내가 IT 일을 조금이나마 먼저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내가 더 성장하고 채워나가야 한다. 어쨌든 더 많이 쌓아야 나눠줄게 생긴다. 누구보다도 그게 중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실전 기획자 도그냥의 언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