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듣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직업 선택을 해서 한번 정하면 한 우물을 파고 싶다는 의지이거나 시간낭비하기 싫다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대학을 갈 때 학과 선택의 불안감같은. 무언가 인생이 정해져 버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아닐까.
그래서 저 질문의 답은 뭘까. 나 역시 서비스 기획자, 또 PM,PO로 확대된 이 직무를 그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요즘 몇가지 느끼고 있는 직업의 전망이라는 것은 한갈래 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대기업의 루트는 신입공채에서 열심히 성장해서 임원이 되고 진짜 어렵게 대표까지 되는 것이었다. 대부분 정년까지 얼마나 올라가냐의 문제였을 뿐이었다. 만약 대기업에서 퇴직하면 작은 회사의 유사업종으로 간다거나 했다. 한 가지 업종에서 한 가지 직무로 배운것을 계속해서 써먹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는 이 직무의 커리어패스는 이런 '버티기'와 '소모하기'가 아니라 '계속 배우고 채워나가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모두 갈아치우는 것은 아니다. 배움의 근간에는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과 운영을 통한 대안을 선택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방법이 능숙해져가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IT산업의 문법에 익숙해져 가는 것도 있고.
그리고 환경적인 변화를 보건데, 이 IT의 문법과 문제해결의 방식은 당분간 더더욱 모든 직무에서 필요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직무를 계속 한다는 것이 장래가 밝은 직무는 아닌 것 같다. 직업은 계속 변할지라도 기존의 직무를 통해 얻는 능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해주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게 꼭 회사는 아니어도 되는 것 같다. 최근 유튜브에서 '프응'의 양봉관련 영상도 많이 봤는데, 누구도 양봉이 실버버튼의 유튜브 컨텐츠가 될 수 있을지 몰랐겠지만, 직업적 지식의 활용은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한 것 같다.
꼭 회사에서 인정받고 제일 잘하고 회사가 크고 좋게 성장해야 의미있는 좋은 직업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요약해보면. 직업이 나에게 가져다줄 역량이 계속 쓸만한 일인지가 핵심이고, 그 역량의 활용은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상상해보자. 각자만의 좋은 직업, 전망좋은 직업에 대한 판단은 충분히 다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