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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Feb 05. 2022

커리어우먼의 전성기를 갱신하기 위한 도전

TV를 보다가.


보아의 갓더비트 데뷔, 마마돌의 우아힙, 이효리의 MAMA 두 더 댄스 무대..

요즘 나도 모르게 찾아보게 되는 영상들이다.


한번도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안했다고하면 거짓말이지만 어느새 20대도 아닌 10대가 판을 치는 아이돌판에서 내가 언니라고 부르던 가수들과 또래라고 느끼던 아이돌들이 언제 이런 느낌이 되었을까. 새삼스럽게 씁쓸하며 응원하기도 하고 위로도 받게 된다.


이들에게서 직장생활의 고민이 보이는 것이 참 재밌다.


아이를 낳고 경력단절이 된다는 것은 연예계에도 통했고, 애낳은 전후로 빠듯하게 일했던 수많은 연예인들도 가수보다는 게스트로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고.   여러가지 이유로 실력이 있어도 쓰이기 어려워지는 것은 직장인들의 고민과 마찬가지인 듯 하다.


그리고 연차와 명성이 엄청 좋아도, 보아나 이효리처럼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운 때도 있다는 것.

누가 그들의 실력을 뭐라고 하겠나.

연륜이 높고 실력이 높기에, 매번 앨범마다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고 또 그만큼 커다란 무대에서 존경의 박수받기 위한 형태로만 무대를 내어주는 느낌.

얼마나 부담스럽고 또 어린 친구들과 경쟁을 하고 싶어도 끼워주지 않는 느낌과 또 뭔가 더이상 가수가 아닌 진짜 '이사님 역할'이나 프로듀싱을 해야할 것 같은 부담감도 느낄 것같다.

마마 대기실에서 이효리가 말한 '나만 외딴 미래에 온 느낌'은 아마도 그런 느낌일 것이고,  보아가 갓더비트 관련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벤트성이라고 굳이 말한 이유도 아마도 그런 부담감일 것이다.


마치 어느정도 직급 높은 사람이 혹은 경력 좋은 경력직이 직무성과 부담과 또 언젠가 관리직이나 팀장이상이 되어야할 것 같은 느낌을 동시에 느끼는 것과 왜 이리 비슷한지..


그리고 이 모든 감정에 조금씩 공감이 가는 내 자신이 보인다. 더 연차 높아짐에 대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 불안감, 언젠가 아이를 낳고 혹시라도 끊어질지모를 경력에 대한 불안감,  이 모든 것이 전부 뒤섞여서 내가 찾아보는 영상에 투영된다.


최근 이효리가  엄정화를 찾아가서 서른아홉살에 무대할 때 얼마나 무서웠는가를 물으면서 울던 모습이 공감이 간다. 나도 어느새 십년도 넘게 일을 하고 수많은 주니어들을 만나고 있다. 실수를 해도 도전을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텐데 겁을 내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답답하고 또 마음껏 도전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고 무섭기도 하다.


그럼에도 보아, 마마돌, 이효리에게서 이런 걸 느끼는게 현명하진 않을 것 같다.  그 연차에 갓 데뷔한 어린 친구와 그룹에 선 보아나, 나만 나이먹은 기분이 무서우면서도 당당하게 가장 핫한 시상식 특별무대를 선 이효리, 애 셋을 낳고도 무대로 돌아온 마마돌의 모습은 모두 아름답고 훌륭하게 빛이 난다.

빛이 나는 것은 내가 쌓아온 역사일 것이고, 겁낸다고 달라질게 없으니까 더 열심히 쌓아가는 게 필요할 거 같다.


쫄보같은 마음은 더이상 노노!

CPO나 팀장이 되어야할 것 같은 마음, 변화하는 실무를 계속해서 잘 적응하고 계속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후배들처럼 하지 못하는 마음, 여러가지 마음들이 항상 복잡하게 뒤섞여서 애쓰게 되는데..

이 움직임 자체로 나도 빛이 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최고 인기있거나 제일 잘하거나, 가장 큰 회사가 아니면 어떤가.

가수도 꼭 에스엠,JYP 아니어도 본인이 계속 빛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장인이나 연예인이나 마찬가지지.


그냥 나는 나대로, 엄마가 되고, 더 나이를 먹더라도 계속 잘 해내고 그 잘 해내는 모습을 많은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갑자기 너무나 늙은 기분이 드는 글인데, 열정 터지며 스펀지처럼 배워대는 순간들이 지나고 수련하듯이 계속 일을 하다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 다 하고 살자. 어차피 문제  난이도가 높아져도 살아가야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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