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플래닝과 OKR
성장해야하는 프로덕트에 프로젝트는 끝이 없다.
프로덕트가 성장하고 있다면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를 위한 프로젝트에도 끝이 없겠죠.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개선을 해나가려면 어떻게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만들어가야 좋을까요? 프로덕트오너에게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글에서는 프로덕트의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기간별로 어떻게 프로젝트를 플래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프로덕트팀의 업무는 3개월에서 반년, 1년 단위로 플래닝을 하는데요. 플래닝이랑 프로덕트팀에서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해당 기간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절차입니다. <순서파괴>에서는 아마존에서도 분기별로 비즈니스 회의를 통해서 분기별로 목표하는 프로젝트들을 정리하고 이에 대해서 평가하는 6-페이저의 목차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양식은 ‘프로덕트팀의 배경, 팀의 방향에 대한 규범인 ‘가이딩 프린시펄’, 해당 분기에 달성한 목표, 해당 분기에 달성하지 못한 목표, 다음 분기를 위한 인사이트나 배운 점, 다음 분기의 목표와 전략적 업무리스트, 현재 인력규모와 수급이 필요한지, 그리고 기존 분기에 대한 자세한 손익계산서나 질문이 나올만한 내용을 설명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하는 것은 바로 ‘목표’에 있습니다.
프로덕트팀의 목표 = OKR
프로덕트팀의 목표란 어떻게 설계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위해서는 OKR, KPI 그리고 메트릭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요. 먼저 이 중에서 가장 익숙한 개념은 KPI일텐데요. KPI란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무언가 팀의 행위를 통해서 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했는냐를 판가름하는 수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서 매출 10% 신장이 이 팀의 KPI라면, 실제로 특정 기간동안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서 몇 %의 매출을 신장했느냐에 따라서 KPI의 달성률이 나오는 것이죠. 영업팀이나 마케팅팀처럼 목표가 애초에 수치적으로 나오기 쉬운 팀이라면 KPI는 쉽게 예상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프로덕트팀은 다른데요. 프로덕트팀의 업무는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는 일인데요. 만약 회사의 비전이 추상적이라면 어떨까요? 쿠팡의 비전인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를 만들기 위해서 프로덕트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있다면 KPI는 어떻게 정해질 수 있을까요? 프로젝트 수행의 수로 나타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KPI는 방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만약에 프로덕트의 오류가 발생하는 횟수를 줄인다는 목표를 가진다면 오류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프로젝트 수를 줄여버려도 KPI를 달성할 수 있게 되니까요. 바로 여기서 OKR이 주목받게 됩니다.
프로덕트매니지먼트의 거장인 ‘마티케이건’은 OKR을 소개하는 책인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의 추천사 서문에서 조지 패튼의 명언을 활용하는데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할 지를 알려주지 마라, 그들이 완수해야하는 것을 알려주고 그들이 결과를 내게 해서 당신을 놀라게 만들어라’라는 이야기죠. OKR은 바로 이러한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OKR은 목표를 뜻하는 Objective와 핵심 결과지표를 나타내는 Key Result를 줄여서 써놓은 합성어인데요. 추상적인 목표인 오브젝티브와 이에 대한 결과로서의 수치적 목표에 해당하는 Key Result를 통해서 방향성까지 고려된 KPI 지표를 설정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OKR
그래서 알아야 하는 Metrics
그런데 말로는 쉽지만 OKR을 적용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요. 특히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정해야하는 상황에서 오브젝티브의 방향성과 수치적 목표를 연결하는 부분은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Metric입니다. 메트릭이란 사실 ‘수치지표’라는 뜻의 영어단어로 단어 자체는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OKR를 정확하게 잡기 위해서는 프로덕트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살펴보아서 오브젝티브가 달성되기 위해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에 다양한 각도에서 프로덕트에서 생겨나는 데이터들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의 형태들
프로덕트에서 생겨날 수 있는 데이터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데이터의 형태에 대한 유형에는 정형데이터와 비정형데이터, 반정형 데이터가 있는데요. 말 그대로, 정형 데이터란 형태가 고정되어 있는 데이터이고 비정형 데이터란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 반정형 데이터란 반 정도만 정리되어 있는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지금 이 강의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시를 통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정형 데이터란, 엑셀시트처럼 생긴 데이터 테이블에 딱 약속된 형태로 정확하게 들어가있는 데이터들을 의미합니다. 보통 데이터베이스에 회원가입이나 주문처리처럼 특정한 정보들을 입력해서 저장하는 형태에서 이렇게 명확한 정형데이터가 저장됩니다. 정형데이터는 결과적 데이터기 때문에 아주 명확하고 분석하기도 좋은데요. 예를 들어서 이커머스라면 매출액이 이런 데이터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결과적인 데이터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동의 패턴을 알기는 어려운데요. 10번 고민하여 고심끝에 구매한 고객과 상품을 보자마자 바로 구매완료 한 사람의 성향은 굉장히 차이나 날텐데요. 대표적인 비정형 데이터인 행동 로그 데이터는 이러한 부분을 예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이동하거나 클릭을 할 때마다 로그 데이터를 비정형 데이터로 저장해두고 나중에 특정한 데이터 처리를 통해서 정형화시켜서 분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장 대표적인 툴이 ‘구글 애널리틱스’나 ‘앰플리튜드’와 같은 툴이죠. 반정형 데이터는 다른 서비스의 화면을 그대로 긁어와서 저장하는 크롤링에서 주로 HTML에 담긴 데이터들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팀에서 우리의 프로덕트를 분석할 때는 보통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정형데이터들과 이 행동데이터를 분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특정하게 보고자 하는 데이터들을 매트릭으로 관리하게 되는 것이죠.
데이터를 통해서 분석과 개선이 가능한 지표 : 메트릭
매트릭은 주로 누적데이터보다는 비율이나 기간별 현황 데이터를 사용하는데요. 우리 서비스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서 항상 유지되어야 하는 매트릭이 있는가하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매트릭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기간 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신규 피드수가 항상 일정 이상이 되도록 유지해야하는 메트릭을 관리하는데요. 특정 기능을 만들었을 때 이 기준 피드보다 지나치게 내려가는 기능이라면 서비스를 방해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상항 개선되어서 우상향을 그리거나 우하향을 시켜야 하는 매트릭에는 ‘주문 전환율’을 나타내는 컨버전레이트(CVR)나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MAU)가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라면 KPI이나 OKR의 KR로 선택하기가 쉬울 텐데요. 바로 선택하기에는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이러한 메트릭이 결과론적인 것으로 직접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주문 전환율’에는 고객의 금전상황이나 취향, 상품의 설명, 할인의 유무 등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는 요소가 있는 것이죠. 두번째 문제는 OKR의 오브젝티브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실제 프로덕트에서 수치적으로 바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행동 가설’이 필요합니다.
행동 가설이 있다면, 최종 결과가 되는 메트릭을 움직일 수 있는 ‘원인’들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대체지표를 세울 수 있게 되죠. 바로 Input Metric 또는 leaver Metrics입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비전은 ‘사람들이 살 것 같는 모든 물건을 아마존에서 판매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기서 ‘살 것 같은 물건’은 실제 매출로 이어져야 합니다. 때문에 최종적인 KPI는 주문건수나 매출이 발생한 상품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이 조건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에 컨트롤 가능한 매트릭인 ‘상품의 다양성’, ‘최저가 상품의 비율’과 같은 것으로 조정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상품의 다양성’을 더 목표화 할 수 있도록 더 구체적인 목표 지표를 만드는데요. ‘제품 재고가 있고 ‘2일 배송’이 바로 가능한 상세 페이지의 조회 비율’을 최종적인 목표 지표로 만들게 된 것이죠. 이제 흐름이 발견되시나요?
OKR로 업무 플래닝을 한다는 것은!
OKR에서 오브젝티브가 아마존의 비전처럼 ‘고객들이 살 의향이 있는 상품을 모두 가진다’라고 하면 KR은 단순하게 최종적 목표인 ‘매출’이 아니라 이러한 일련의 사고과정을 통해서 ‘제품 재고가 있고 ‘2일 배송’이 바로 가능한 상세 페이지의 조회 비율’을 높이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가 잡히면 이제는 프로젝트도 기획할 수 있게 되는 됩니다. 예를 들어서 ‘검색 페이지에서 위에 해당하는 상품을 상향으로 배치한다거나 아니면 더 눈에 띌 수 있게 ‘빠른 배송’ 상품과 같은 레이블을 달아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눈에 띄게 만들어 보자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죠. 프로덕트팀의 플래닝은 바로 이러한 방식을 추상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는 오브젝티브에서 고민끝내 컨트롤이 가능한 구체적인 KR을 정리하고 그 KR를 달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 리스트를 기간에 맞게 제안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그 동안 분기 플래닝에서 OKR 적용에 어려움을 느꼈다면 아마도 이미 리스트업을 해둔 다음에 OKR을 작성하려고 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되면 항상 OKR의 Key result는 'OO을 개발한다'밖에 나오지 못했을 수밖에 없겠죠. 어쩐지 스스로 명치를 때린 기분이네요
참고서적 : <순서파괴> <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