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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Apr 04. 2017

옳은 기획? 맞는 기획?

정답은 없고 해답만 있는 UX기획


메뉴판을 보고 고르는 주니어와
결과만 듣게 되는 시니어

 얼마 전 팀회식을 갔다. 마침 인턴직원들이 함께 근무중이었는데 나와 팀장님 그리고 인턴친구 하나가 한 테이블에 앉게됐다.

 한참 즐겁게 떠들다 추가 주문을 하게 된 상황. 인턴에게 메뉴판을 넘겼다. 한참을 메뉴판을 보던 인턴친구가 우물쭈물하며 여기 이 음식이 어떠냐고 메뉴판의 설명을 줄줄 읽었다.

 "그게 최선이야?" 팀장님이 되물었다.

 "아 그러면 이거는 어떠세요?" 인턴은 재빨리 의견을 접고 또 다른 메뉴설명을 읽었다.

 "그거면 되겠어?" 팀장님이 다시 물었다.

 "아아 그러면 요거할까요?" 인턴이 뻘뻘 대며 또 메뉴를 바꿔말했다.

 

 이. 상황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가? 못된 꼰대? 혹은 그럼 니가 뭘 원하는지 차라리 말을 하라고?

 이런 생각을 했다면 한참 잘못짚었다. 뭐 물론 회사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우리 팀장님이라면 인턴은 이런 식으로 말했어야 했다.

 "팀장님 방금 국물음식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마른 메뉴로 먹어보는건 어떨까요? 저는 이게 먹고 싶습니다"

 바로 자신의 검토내용과 대안. 그리고 주관.

 인턴의 주문에는 그게 빠져있었다.


 시니어인 팀장님은 메뉴판을 보지 않았다. 어쩌면 메뉴판의 정보란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되는 디자이너의 말이거나 현업의 요구사항, 개발자의 말이 될수도 있다. 이 정보를 아무 검토없이 바로 시니어에게 말한다는 것은 메뉴 선택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주니어 기획자는 모든 선택 옵션에 대해 자기만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취향이라고 해도 말이다.


정답이 없는 것이 곧 기획.

 내 기획이 모르겠다고 교수님을 찾아가서 묻는다면 교수님은 얼마나 빠르게 지적해줄 수 있을까? 논리만 따지는 단순 기획연습이라면 휘리릭보고 피드백이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실무에서의 기획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얻은 정보와 실현 가능성이 밑바탕에 깔려야만 의미가 있다. 시니어가 주니어를 컨트롤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근본적 이유는 경험과 회사시스템에 대한 넓은 이해 때문이다.

 만약에 시니어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면 더 오랫동안 고민한 쪽의 답이 더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정답이라고는 못한다. 한가지 해답일뿐이다.


 

UX기획에는 크게 2가지 파트가 있다.

첫째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에 이해에 따른 기획과 둘째로 지금 기획하려는 서비스에 대한 기획.

 이 둘다 경험을 통해 성장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과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부터 기술적한계나 DB구조같은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아는만큼 좋은 기획이 나온다.


 어차피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면 어차피 경험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게 된다. 내가 맞는 기획을 했냐 좋은 기획을 했냐는 것은 쪽집게 선생님이 집어줄 부분이 아니라 내 고민의 깊이와 신념의 문제다.

 내 고민이 그냥 추측이 아니라 설득력있다면 충분히 잘 된 기획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해봤더니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틀렸다고 자책할 게 아니라 빨리 또 개선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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