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냇짓이란? 배속에서 하던 행동으로 자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 것을 의미한다.
나같은 초보 엄마아빠는 아기의 배냇짓에 울고 웃는다.
너무너무 힘들다가도 잠든 아가의 웃음 한방에 모든 피로가 싹 가시는( 것은 사실 뻥이지만) 느낌을 받고는 한다. 이렇게 힘들지만 그래 저렇게 작고 소중한 존재라니 싶어서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이 소중한 모습을 카메라에라도 담아두려고 하면 쉽지 않았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아가의 표정은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어도 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배냇짓이 줄어들고 사회적인 진짜 웃음을 짓게 되면 그 때부터 사진 찍기가 쉬워진다.
신생아로 지내는 30일동안 유독 이 배냇짓만이 가장 큰 행복중 하나였는데,
계속해서 배냇짓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이 예쁘고 너무 귀여운 울고 웃는 표정이 사실은 아무 뜻도 없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렇다. 배냇짓은 그저 얼굴의 모습을 연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배냇짓 하는 아기를 보자면 순식간에 울다가 순식간에 울상을 짓기도 한다. 보고 있으면 아주 재미지다.
그런데 이걸 계속 보고있자니, 머리 속에
'더미 테스트(dummy test)'가 떠올랐다. (역시 난 IT하는 워킹맘..)
dummy 더미란 영어로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 같은 사람 또는 특정 분야에 하나도 모르는 무지랭이, 문외한을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유명한 책 시리즈 중에 'XXXX for dummies'가 있을 정도로 흔하게 쓰인다.
그런데 더미 테스트란 그런 뜻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다.
더미 테스트란 가짜 데이터를 만들어서 만들어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보는 테스트에 해당한다.
개발에 의해서 기능 개발이 완료되면 모든 케이스별로 정상적인 결과값이 도출되는지 보는 단위 테스트(Unit test)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 단위테스트가 정상적으로 완료되면 여러개의 기능들의 연결시켜서 TASK가 제대로 수행되는지 보는 통합테스트(integration test, scenario test)를 통해서 흐름이 정상적으로 이어지는지를 보게된다.
그런데 단위테스트를 수행할 때 앞에서 넘어와줘야 하는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기능 자체가 미개발 상태일때가 있다. 예를 들어서 이커머스라면 상품데이터가 이미 등록되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주문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데, 상품 데이터가 등록되는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면 주문쪽은 아예 테스트가 성립조차 안된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더미 테스트다.
더미 테스트는 실제로 의미가 없지만 발생할만한 데이터의 형태를 임의로 케이스별로 만들어서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본다. 문제는 테스트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 테스트한 데이터는 실제 상황속에서 앞에서부터 만들어져 온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테스트에서 오류는 또 걸려나오게 된다.
아기의 배냇짓을 볼 때마다 이 더미테스트가 생각났다.
웃지만 웃음이란 기능이 정상적으로 개발됐는지 뇌에서 더미 데이터를 던져주고 표정 기능을 테스트한다. 울고 있지만 사실은 슬픈 표정 기능이 정상적으로 개발됐는지 뇌에서 던져주는 더미데이터로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마치 사용자가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몰래 테스트하듯이 아가의 서버가 잠든 수면 시간에 조용히 하는 더미테스트라니...!!
그렇게 보니까, 아기는 자면서도 열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애쓰고 있는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앞으로 중요한건, 우리 아기가 저 다양한 감정의 기능들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써야 하는 순간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적절하지 않을 때 웃을 수도 있고, 울어야 할 타이밍을 놓칠수도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앞으로 보게 될 다양한 표정들이 새삼 기대가 되고는 했다.
그리고 오늘, 아기가 누워서 놀고 있던 앞의 소파에 앉아있다가 '흐이짜!'하고 일어났는데 이 소리에 깜짝 놀라더니 아기가 뿌엥하고 놀라서 울었다. 모로반사로 놀란 적은 많지만 이렇게 눈과 귀로 인식해서 상황에 맞게 우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아기에게 진짜 데이터가 흐르는 것 같다.
아기의 성장이 새삼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