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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ul 28. 2023

성장하는 친구들,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성장하는 친구들


작년에 거의 넉달정도 매주 주말마다 3-4시간씩 기획자로서 각자 회사에서 일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바꿔야하는지 대화했던 친구들이 있다. 의례 대부분의 주니어 시절이 그렇듯이 셋 다 클래식한 기업에서 프로젝트 수행중심의 기획자 역할로 커리어를 시작했었다,  우리는 현실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변화와 더 효과적인 업무 방법에 대해서 계속 대화하고 논의했었다.

이 친구들과 출산 이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어영부영 8개월이 훌쩍 지났던 것 같다.


약간의 공백기와 복직후 업무 변화, 그리고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마음이 다소 위축되어 있던 나에게 정말이지 오랜만의 사적 만남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에 뭔가 용기가 샘솟았다.


한 친구는 클래식하기 짝이 없는 레거시 대기업에서 기획일을 하는데 변화를 만들기 힘든 곳에서 본인 범주의 프로젝트부터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화면 설계서를 먼저 쓰던 방식을 개선해서 WHY를 중심으로 디자이너와 함께 UI는 만들어가고 외주 개발에게 줄 화면설계서를 최종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한 업무형태를 만들었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후배기획자들에게 우리와 토론하고 논의했던 결론을 바탕으로 깨달음을 전파하고 일하는 방식을 세팅한 결과라고 했다.  

역시 공부하고 성장하는 사람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과정의 어려움을 알기에 정말이지 너무 멋있고 대단해보였다. 나도 오랜시간 대기업 레거시 기업을 다녔지만 보수적인 기업에서 업무방식을 리더에게 전파하여 변화시켜나가기도 힘들고 생각보다 경직된 동료들도 많아서 변화를 만들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친구는 해나가고 있고 본인의 경험치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도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PO로 일하고 있던 그 친구는 8개월전에는 WHY중심의  Pager로 된 문서와  화면설계서를 다 쓰면서 업무량에 치이고 있었다. 야근을 반복하고  주말에도 일을하며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도 달라졌다고 했다. 우리가 함께 내린 결론은 PO라면 데이터 분석에 힘쓰고 위임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엄청난 변화를 했다는 이야기였다.

팀내의 직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외부로 아웃소싱하고 UI설계를 디자이너에게 위임했다고 했다. 그 사이 프로덕트도 많이 성장해서 사용자가 많이 생겼고 덕분에 거기서 생긴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간을 훨씬 더 많이 확보했다고  했다. 이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인지!!


나는 잘 안다. 배우는 것은 쉽지만 그걸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조직에서 변화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성장하는 친구들이 있다니 자랑스럽다.

나도 더 노력해서 같이 나눌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다.


위로하는 친구들

출산 후 정말 이해가지 않는 것이 마음의 문제다. 아무 이유없이 자신감이 떨어지고 약간 위축되기도 한다. 별 뜻없이 타인이 한 말도 깊게 의미를 찾거나 쉽게 툭툭 털어버리지 못하게 된다. 나답지 않게 말이다.

자연의 법칙을 생각해보면 새끼를 낳고 가장 안전하려면 예민함이 높아지고 좀 위험에 대한 겁이 많아야해서 호르몬이 이런 방식으로 위축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나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왠지 고민하던 중 나의 가장 오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내 친구들은 똘똘뭉친 MBTI  T성향 친구들이라 대화가 정말 가차없었다. 나도 T라서 어설픈 위로보다 마음이 한층 편안해졌다.


친구들 각자의 회사에서 동료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결국은 세상만사가 다 좋을 수 없음이 디폴트고 나만 혼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생각보다 더 많이 고군분투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줬다.

T친구들의 위로는 각자 자신의 경험으로 내가 위축되는 상황의 여러가지 면을 비추어주는 방식이다.

객관적이진 않더라도 다양한 면을 보면 안으로만 파고들면 마음이 새로운 이해의 틀을 가지고 다시금 정상이 된다.


이런 친구들은 마음의 고향과도 같다. 엄마가 되고 시니어가 되어서 언제나 혼자서 우뚝 서야할 것 같은 외로운 마음이 들 때 내가 세상의 한 가운데에 모두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마음도 다시 현실로 되돌아온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던  나무의 싱그러움이나 날씨가 보이듯이 ..

이런 관계가 계속 죽을 때까지 잘 지속되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도 혼자가 아니어야하고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혼자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아기가 좀 더 크면 회사에도 종종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나는 일할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자주 깨우쳐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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