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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un 21. 2024

삶이 때론 생각을 점령할 때가 있다.


제목 그대로다. 

삶을 살면서 글을 써내려가던 사람도 일순간 삶이 생각을 모두 점령해서 

글을 쓸 시간이 없어질 때도 올 수 있더라. 


일상속에서 작은 떠다니는 소재들을 잡아서 스토리 라인을 엮고 곰곰이 생각하다보면

글은 어느새 뚝딱이라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웠던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삶이 생각을 잡아 먹을 때는, 일상속에서 떠다니는 소재를 쳐다볼 겨를이 없다. 

조용히 고즈넉히 나의 작은 컴퓨터 책상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자유는

어느새 집안을 점령해버린 작은 사람에게로 집중된다.

15개월 된 나의 작은 햇살과도 같은 아기


출산 50일만에 재택 워킹맘으로 시작해서, 

이제 출퇴근을 하는 워킹맘으로 이제 겨우 2달.

어린이집에 적응을 한 기간인 3월 4월을 잘 보내고

정말이지 모든 것이 딱 들어맞게 어린이집 원아로 성장한 우리 아기.


그렇지만 출근날이든 재택날이든 퇴근하며 엄마로 돌아오는 순간

나는 일상의 생각따윌 잡을 겨를 없이 아이의 눈과 웃음과 목소리와 행동에 모든 신경을 쏟는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나면 아기는 밤잠에 들고 어느새 밤 10시.

예전이면 한낮같던 그 시간이 아기를 위해서 모두가 조용히 밤이 되었다. 

인간에게 어둠이란 바로 수면이라는 규칙이라도 있다는 듯이 내 몸도 마음도 같이 잠들어 버리기 일쑤.


그나마 빈 틈은 일상의 순간을 떠올리기전에 유튜브, 네이버의 숏츠, 인스타그램이나 릴스가 순간적으로 덮쳐오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하루라는 시간은 그대로 사라져버린다.


생각이 삶에 점령되지 않도록 어색하지만 키보드를 의식적으로 두드려본다. 

이 무더운 날 밤, 주말을 앞둔 시간.

글을 쓰는 자유가 아직 나에게 남아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길.

그리고 생각의 속도로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길.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그 길목에 설 수 있길. 


그래야 우리 아기에게 내일 아침엔 더 밝은 얼굴로 안아줄 수 있으니까. 

삶의 주인이 되는게 별게 아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아이에게라도 끌려다니지 않고 서로 떨어진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거가 아닐까. 


이 시간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보지 못하던 몇가지 데이터를 보면서 지라티켓 몇개와 슬랙 메시지 몇개를 남기고 흰 바탕의 브런치에 글을 긁적이는 밤. 

이런 패턴이 자주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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