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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Jan 10. 2018

아이들과 일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들 셋과 4박 5일 도쿄 여행 - #1

아빠의 이직, 가족 여행의 기회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좋은 건이 있는데 이직할 생각이 있냐는 제안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회사에서 일한 지 7년 차에 접어들었으니 한 번쯤 회사를 옮길 때도 되었고 여러 모로 괜찮은 자리였다. 서류 전형을 시작으로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단계를 거듭하면서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빠와는 달리 가족들의 관심사는 따로 있었다. 아빠가 회사를 옮기면 한 동안 쉴 테니까, 그 사이에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12월 중순, 다행히 이직이 결정되었고 새해 1월 중순으로 입사 일정이 정해졌다. 가족의 바람대로 아빠는 연말부터 시작되는 긴 휴가를 얻었다.




어디로 떠날까?

가족들은 일본에 가고 싶어 했다. 그곳은 아빠의 유학 길에 함께 떠나 5년을 넘게 살았고 첫째, 둘째는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까지 다닌 각별한 곳이다. 귀국한 지 6년 동안 가보지 못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는 그리운 곳이기도 했다. 가장 가고 싶어 한 건 막내였는데, 일본 살던 때의 이야기를 종종 듣다 보니 몹시 궁금했던 모양이다.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나는 반대했다. 특별히 얻은 휴가니 쉬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찾을 일본에는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을 텐데, 이 겨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12월 말, 떠나기로 한 것은 새해 첫 주인 1주일 후였으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는 것도, 항공과 숙박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슬쩍 일본으로 눈을 돌려 보았다. 목적지는 동네처럼 익숙한 도쿄가 될 것이니 장소는 고민할 게 없다. 가까운 거리이니 저가항공으로 알아보았다. 이른 출국, 늦은 귀국 시간으로 5일을 꽉 채워 여행할 수 있는 항공편이 다섯 명에 130만 원 선이다. 마음 가짐이 알뜰해진 김에 숙소도 에어비앤비로 알아보니 주요 관광지와 대중교통으로 30분 거리에 있고 조건도 괜찮은 집이 40만 원대 초반.

사람이 다섯, 4박 5일인데 에어텔이 170만 원.

"얘들아... 일본이 그렇게 가고 싶다고?"


도쿄에서 다섯 명이 이 가격에 묵을 수 있다는 건 일단 감사할 일이다.
저가항공으로 아낀 돈으로 맛있는 것 실컷 사먹기로 했다.




어떤 여행을 할까?

6년 만에 찾는 곳, 또 언제 갈지 모르는 곳, 막내에게는 처음인 곳인 도쿄로 갈 준비를 하면서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해 보았다. 살던 곳으로 여행을 간다는 점, 13/10/5세인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점 때문에 어떤 것을 목적으로 여행할지 적잖이 고민이 되었다. 새로운 곳과 추억이 있는 곳, 재미있는 곳과 의미 있는 곳을 어떻게 버무리면 좋을지와 같은 고민이었다.

우선, 3년 동안 살았던 곳에서 아이들을 돌봐 주었던 어린이집 선생님, 어린이집 친구 중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가족, 아르바이트로 한국어를 가르치며 가깝게 지낸 분들을 만나기로 했다. 가장 힘든 시절에 곁에서 큰 도움을 주었던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여정이 되었다.

그리고 볼 것, 할 것, 먹을 것을 대략 정했다. 살던 곳이다 보니 계획이 너무 치밀하지 않아도, 변수가 생긴다 하더라도 큰 걱정이 없다. 사전에 준비한 것은 도쿄 스카이트리, 디즈니랜드 입장권 예매 정도였다.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다.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야 하는데 묘한 기분 때문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여행 계획

1월 2일

05시 인천 공항

09시 나리타 공항 도착

11시 카치도키(숙소 소재지) 도착

14시 점심 완료

15시 숙소 체크인

16시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 관람


1월 3일

12시 한국어 수업팀과 점심, 마트 쇼핑

16시 어린이집팀과 다과


1월 4일

디즈니랜드


1월 5일

닛코


1월 6일

11시 숙소 체크아웃

12시 긴자

18시 나리타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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