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여름이란 계절이 점차 무르익어 가는 것처럼 장마 시즌이 찾아왔다. 요 근래 뉴스에서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당장 내리지 않는 비 앞에서 그 이야기는 그 당시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과 같았다.
하지만 어제부터 하늘이 점차 흐려지더니 급기야 늦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리기 시작한 비는 나름 장마철 내리는 비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시원하게 쏟아붓기도 했다.
오늘 아침도 일어나 확인하는 것은 일기예보.
장마철 비가 얼마나 오는지를 확인해야 그에 맞게 출근복장도 준비할 수 있고, 출근하는 길을 어떻게 시작할지를 생각할 수가 있다.
일기예보에서 오늘 날씨는 비는 오지 않지만 흐림.
거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도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날의 아침도 고민이 많지만 이런 날도 나름 고민이 되는 날이다.
매일 아침 지하철 역까지 10분 정도 걸어 다니는 게 일상이었지만 다른 선택지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차가 밀리겠지만.. 차를 가져갈까? 혹시라도 비가 오면 퇴근길에 운전이 힘들거나 사고 위험도 있으니 그냥 불편해도 지하철 타고 갈까? 출근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차를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아무래도 우산을 들고 다니는 일이 다소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애써 준비한 출근 복장이 쏟아질지 모르는 장대비에 젖는 것도 신경 쓰이고, 혹여나 물웅덩이를 잘못 밟으면 신발 안쪽까지 젖어 들어 하루종일 눅눅한 양말과 신발을 신고 있어야 하는 불편할 수 있는 상황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결국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 날씨를 감안하여 기존과 동일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기로 했다.
간밤에 쏟아졌던 비 덕분인지 그간 더웠던 더위가 잠시라도 한 풀 꺾인 듯이 느껴졌다. 불어오는 바람에는 내린 비로 인한 습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와 동시에 선선한 시원함도 있었다.
아침의 여유로웠던 시간이 잠시 고민의 시간으로 바뀌었지만 덕분에 계절이 바뀌었음을 다시 느끼게 되기도 했으며 잊고 있던 것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불편함은 피하는 것이 아닌 어떤 선택을 할지 선택해야 하는 것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불편한 일은 되도록 만들지 않으려고 하거나 피하려고 하게 되는 것만 같다. 왜 굳이 나만 이런 불편함을 겪으면서 해야 하지 라는 이기적일 수도 있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한다. 물론 모든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고난의 길을 걸어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불편한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그때는 피하려 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닌 그저 그 일이 잠시 미뤄지는 것뿐이고, 미뤄진 일을 오히려 더 커진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다리고 있더라. 피하지 말고 최선의 선택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