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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Jul 17. 2016

먹고 마시고 즐겨라.

와인 동호회를 만들다. 

동호회 어플과의 첫 만남은 친구의 권유였다. 일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모임도 취미생활도 미뤄두고 있던 나였다. 그러던 중 친구가 동호회의 운영진이 되었다며 어플내 소모임의 가입을 권유 하였다. 


처음에는 싫었다. 내 인생도 바빴는데 그런 활동이라니, 시간이 있으면 쉬는게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그 어플을 깔고 모임을 가입하였다. 


처음에는 자리수만 맞춰줘야지 했는데 점점 불어나는 사람들을 보며, 이 모임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진지해졌다. 비록 운영진은 아니였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들어주고 모임 참여를 독려하고 나도 모임에 나가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빠져들었다. 


물리적인 제약 (거리) 이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그 모임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말하고 탈퇴를 하였다. 인원수는 200명을 초과하고 있던 때였기 때문에 나의 역할은 다 했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내가 있는 지역에서 모임을 찾았다. 피아노에 관심이 있어서 피아노 동호회, 중국에 관심이 있어서 중국 동호회에 들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런 모임들은 쉽게 활성화 되지 못했다. 


사실 와인 동호회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니 어불성설이였다. 회사에서 중국 모임을 주최하고 일년동안 이끌어 봐서 하나의 모임을 이끈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컨텐츠가 있어야 하고 사람들을 독려해야 하고 아니 자신이 더 빠져들게끔 만들어 줘야 하고 모임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누굴 시킬 수도 없고 내가 하나 부터 열까지 챙겨야 했다. 그 일을 회사 밖에서 또 한다고? 아아.. 아서라. 


하지만 우리 세남자's 는 자주 모였다. 퇴근 후 할 것도 없었을 뿐더러 한창 와인에 물이 ? 올라 있었기 때문에 모이기만 하면 와인 이야기 였다. 그렇게 퇴근 후 모인 어느날이였다. 나는 내 친구가 운영하고 있다는 소모임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자 영훈이 형이 말했다. 


"우리도 만들자 모임."

"응? "

"모임하나 만들자고, 와인"

"아? 왜? 회사에서 모임 만들어 봤는데 힘들어."

"그래도 우리끼리 와인을 마시면 한번에 한병씩이야. 비교도 해 보고 싶고 다양한 와인도 접해 봐야 하는데 우리끼리 모여서는 발전이 없어."

"그럼 형이 모임장 할꺼야? 내가 백업 하나는 잘해, 친구 모임에서 꽤나 잘 했었거든."

"아니 니가 해 모임장."

"?! 뭐라고? 아 싫어 나 귀찮은거 싫어하는거 알잖아. 절대 절대 절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야, 한번 만들어 보고 말해. 다양한 와인 마셔보고 싶지 않아?"

"아아.. 그건 그렇지, 다양한 와인을 접해 보고 싶어."

"와인 마시는 즐거움 알잖아. 매일 우리끼리 이렇게 돈을 보태는 것 보다 보다 여러서람이 돈을 보테면 저렴하게 다양한 와인을 마실수 있다고."

"그건 나도 동의하는데 모임장은 좀.."

"생각해 봐, 넌 회사에서도 모임을 주최 했었고 사람을 잘 만나잖아. 니가 할 수 밖에 없어!!"

"아.. 한번 고민해 볼께."


그 형의 설득은 지속 되었다. 때론 달콤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렇게 형의 설득은 일주일 간 계속되었고 결국 난 형의 그 달콤한 설득에 굴복하여 모임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사람이 문제였다. 우리 세남자's 는 와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어느분이 되었던 우리 모임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이 필요 했다.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우리가 자주 가는 마트에 소믈리에 분이 떠 올랐다. 우리는 삼고 초려 하여 그 소믈리에 분들 설득하였고, 처음에는 어려워 하시다가 결국엔 우리와 같이 모임을 하시기로 결심하였다. 그 순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위해 하나 둘 사람이 늘어 난 다는 것이... 그렇게 사람이 구성되었을 때 난 모임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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