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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1. 2016

내일 세상이 멸망한데도..

난 한병의 와인을 사겠어.  아니 따겠어. 아니 마셔야하나? 

"만약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면 넌 뭘 할꺼야?"

"나? 지금까지 사 두었던 와인중에 가장 비싼 와인을 따야지. 그리고 사람으로서 누릴수 있는 최고의 사치를 할 꺼야. 이제까지 살아와줘서 고맙다는 나에 대한 선물이지."

"세상이 멸망하는데?"

"그래서 마셔야지. 내일이면 못마시니까..(돈이 얼만데...)"


물론 픽션이다. 친구랑 이런 말은 한적이 없다. 만약 세상이 멸망한다면 가족들이랑 함께 있어야 겠지. 와인까지 딸 겨를 이 없겠다. 하지만 영화같은데 보면 정말 이세상에 체념할 때 오히려 이런 와인같은 걸 따며 비장미를 보여주더라.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와인을 딸 리는 없겠지만.. 와인은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인것 만은 분명하다. 투명한 와인잔에서 흔들리는 와인을 보고 있자면 비록 성공한 인생이 아니더라도 막 내가 성공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가만히.. 매혹적인 향을 맡고 있자면 그 감미로움에 난 살짝 떨며 인생이라는 즐거움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 정도로 와인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와인은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 낸 최고의 콜라보레이션이 아닐까 한다. 자연과 신은 포도를 길러주었고 사람은 그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시간과 노력이 만들어낸 예술품. 우리는 그 오랜시간이 만들어낸 명작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간편하게 마트에서 사서 단순히 알콜 섭취로 끝나는 그런 술이 아니다 와인은. 


와인을 마시고 있자면 솔직해 진다. 보다 나에게, 보다 상대방에게, 아마도 즐거움을 나누기 때문이 아닐까? 그 즐거움을 상대방도 공감하고 있어서 보다 더 솔직해 지는게 아닐까? 이러한 즐거움은 마약과도 같아서 또다시 그런 분위기를 찾게 된다. 와인은 그런 마력이 있다. 


내일이 어찌되었던 오늘은 오늘이다. 그렇게 와인이 만나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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