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neofMuse Jan 13. 2023
끊어내었다 보다는 절제했다. 자제했다. 정도의 말랑한 결심이라고 하는 게 좋을 뻔했다.
어쩌면 근 시일 내에 커피 한잔할 기회가 생기거나 집에 불현듯, 아주 뜻하지 않게 맥주가 제 발로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텔라, 필스너, 클라우드를 가장 선호 했'었'다.)
이렇게 유혹에 약하고 나약한 나란 인간이 뭔가를 끊어낸다는 건 대단히도 대단한 일이다.
한의원에서 몸에 열이 오르는 커피를 마시지 말 것을 권했다.
밀가루나 뜨거운 국물류도 말이다.
앞으로 뜨거운 국밥이나 짬뽕, 라면 등을 후루룩 거리며 '으어~'를 외칠 때마다 일말의 죄책감이 들것이다.
뭘 먹고 사느냐라는 자조가 앞섰지만 나날이 보잘것 없어지는 건강 앞에 괜한 삐죽거림은 독이 될게 뻔했다.
젠장...
머리로 열이 오르면 신장이 안 좋고 방광도 안 좋고 당뇨도 올 수 있고 류머티즘 관절염도 올 수 있고 등등.
넌 서서히 죽어갈 거야.라는 말을 일관되고 차분하게 안내해 주셨다.
'놀라지 말고 들어. 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로 들린다고)가 함축된 어투와 톤 앤 매너.
착잡한 건 내 몫이었다.
이런 의사느님의 언도 아래 미천한 객기를 부렸다가는 골로 가겠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마치 이런 시련을 겪을걸 알기라도 한 듯 차 한 보따리를 선물 받았다.
오늘은 우바와 루바브크림을 7대 3 정도로 섞어 마셨다.
우바의 쓴맛을 루바브크림이 잡아주어 원하는 밸런스가 나왔다.
요런 재미가 아침마다 아주 쏠쏠하다.
(이런 것에 재밌어하고 벅차오른다면 누군가는 분명 좋아할 만한 포인트일 것 같다.)
집에서는 맥주를 마시지 말자.
다만 좋은 날 와인 한잔은 괜찮다. (물론 한잔은 한 병을 의미한다.)
커피는 이제 그만.
차를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