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말이 한참 유행할 때였던가 싶다.
마케팅에 나름의 짬이 있었다.
대행사의 경험을 십분 살려 이것저것 실행에 옮기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반쪽짜리 마케터였다.
대행사에서는 아무래도 실행에 좀 더 많은 포지션을 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
프로모션 마케팅 대행사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나름의 업력이 있었다.
하지만 내 사업의 마케팅은 처음이었다.
동네의 핵심 고객분들께 할인쿠폰 겸 예쁜 컵받침을 증정했다.
인쇄 코스타는 행사 때 간혹 써먹는 아이템이었다.
컵받침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1.000원 할인을 해드렸다.
주방세제와 건조볼이라고 건조기에 넣는 섬유유연제 대용의 볼도 주고
중고거래 앱 당근에 비용을 들여 광고를 집행하고 쿠폰을 날렸다.
매년 미세 먼지로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kf94 마스크 1,000매를 구매해두고
쌀쌀할 땐 쌀국수라는 위트 있는 멘트가 적힌 스티커도 부착해두었다.
소소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아이템들로 고객 한 분 한 분께 다가가고 싶었다.
신경 쓴 만큼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으리라
미세먼지가 온다는 뉴스 속보가 떴다.
첫 미세먼지 예보였다.
마침 그 해의 봄철 미세먼지가 너무나도 대단했기에 우리도 단단히 준비를 했다.
다음 주에 올 미세먼지에 대비해 든든하게 kf94 마스크를 쓰시라고 선심 쓰며 나눠드렸다.
매장에서 식사하는 분들께 인원수대로 나눠드리고 아는 지인에게는 여러 개를 드렸다.
그렇게 1,000매를 나눠주고 나니 거짓말같이 전 세계에 코로나가 왔다.
그해 겨울은 그렇게 공기가 쾌적할 수 없었고 우린 마스크 대란 속에 1인당 마스크 3장을 구하기 위해
영업도 제쳐두고 긴 줄을 서야만 했다.
약국의 그 긴 줄이 우리 가게 앞을 두르면서 길어졌다.
우리도 우리 가게 앞에 줄을 서야 했다.
가게 앞에 이런 줄이 생길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