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집안 사정에 형편이랄 게 없을 만한 사정이라
대학 같은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그래서 기껏 생각해 낸 게
캐나다로 불법 이민을 가서
접시라도 닦으며 칼리지를 들어갈 생각이었지.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서 10개월간
돈을 모아서 캐나다로 날아갔는데 글쎄...
취업을 하려면 영주권자이거나
비자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거지.
그 와중에 한인 숙박 사장님한테 숙박사기 당하고
3주 만에 수중에 있는 돈만 탕진하고 돌아왔어.
그 후 대학이란 게 한이 되어있었지만
생활에 쫓겨 꿈도 못 꿨지.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 대학 관련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
우리나라에 어지간한 대학들은 전부 다 출입해 본 거야.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었나?
요즘도 일 때문에 두어 번은 대학을 들르곤 하는데
갈 때마다 대학이라는 장소가 주는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워.
가장 특이했던 캠퍼스는 부산 동아대
경사가 장난 아니었고.
가장 친절했던 교직원은 조선대였던 기억이 난다.
인생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