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화’는 기술 도입이 아니라 조직 설계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레니의 팟캐스트(Lenny's Podcast)는 SaaStr의 설립자이자 B2B 영업의 거물인 제이슨 렘킨(Jason Lemkin)이 출연해 “우리는 이제 영업 사원 채용을 중단했다.”고 선언했다.
이 문장은 자극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현실적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된 사례는 AI가 사람을 대체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하던 ‘역할’을 디지털 직원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다시 설계했다는 이야기다.
이 변화는 이미 일부 기업의 실험 단계를 넘어섰다.
성과는 검증되고 있고, 되돌릴 이유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의 어떤 역할을 AI에게 맡길 것인가?”
요즘 말하는 에이전트, 디지털 직원은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대화만 잘하는 인터페이스도 아니다.
에이전트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소프트웨어 직원에 가깝다.
특정 직무(Job) 를 가진다
주어진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결과를 실행한다
다른 에이전트 또는 사람과 협업한다
이미 여러 기업에서 반복 업무를 에이전트에게 맡겼을 때 30% 이상의 효율 향상, 환경에 따라서는 수 배에서 10배에 가까운 생산성 개선이 관측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이론이나 마케팅 메시지가 아니다.
따라서 “에이전트화”는 추상적인 모토가 아니다.
팀 안의 특정 역할을 사람 대신 디지털 직원에게 공식 위임하겠다는 조직 설계 결정에 가깝다.
"AI 에이전트는 퇴사하지도 않고, 지치지도 않으며,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지난주보다 더 똑똑해져 있습니다."
많은 조직이 “우리도 80%는 자동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80%가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보통 아래 3단계로 접근하면 매우 빠르게 윤곽이 잡힌다.
정형 리포트 작성
자료 수집·요약
시장·정책·기술 모니터링
주간·월간 KPI 정리
→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빠르고, 일관되고, 피로 없이 수행한다.
입력 → 처리 → 기록이 반복되는 업무
API, RPA로 연결 가능한 루틴
내부 시스템 간 데이터 이동
→ 에이전트는 이 영역에서 사람의 개입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1차 심사
QA 전 단계 체크
표준 조건 충족 여부 확인
→ 사람은 최종 승인만 남기고, 판단 이전 단계는 에이전트가 담당한다.
이렇게 잘라내고 나면 남는 20%는 명확하다.
고객과의 신뢰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
전략적 판단
책임을 동반한 결정
즉, 사람이 있어야만 의미가 생기는 영역이다.
많은 조직이 처음부터 “AI 에이전트 군단”을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 성과를 낸 기업들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최근 실무에서 가장 효과적인 접근은 에이전틱 워크플로(Agentic Workflow)다.
개별 에이전트가 아니라,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하는 흐름을 먼저 만든다.
권장되는 현실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단일 역할 에이전트부터
리서치 어시스턴트
KPI 리포터
제안서 초안 생성 에이전트
2️⃣ 앞단–중간–뒷단을 잇는 작은 워크플로
자료 수집 → 요약 → 보고
문의 접수 → 분류 → 초안 대응
3️⃣ 그 다음에야 디지털 팀(에이전트 묶음) 으로 확장
한 번에 군단을 꿈꾸기보다,
현재 가장 병목이 심한 1~2개 업무 흐름을 먼저 에이전트화하는 것이 ROI가 가장 크다.
실제로 조직에 적용할 때는 아래 질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에이전트는 어떤 직무 JD를 가진 디지털 직원인가?”
사람처럼 문장으로 정의해야 한다.
“도와주는 AI”는 역할이 아니다.
완전 자동 승인인가?
초안 생성 + 사람 검토인가?
여기서 애매하면, 리스크가 효율을 앞선다.
성과가 좋았던 기업들은
에이전트를 신입 직원처럼 온보딩했다.
처음엔 좁은 권한
점진적 학습
성과 기반 권한 확대
로그 기록
승인 단계
롤백 절차
이것이 없으면, 효율보다 사고가 먼저 온다.
주식회사 핑거는 전통적인 영업·운영 모델로 성장한 회사가 아니다.
공공·금융·일반 산업에서 수많은 POC를 수행하며, 복잡한 제도와 기술을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조직으로 성장해왔다.
이 구조에서 에이전트는 위협이 아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확장 도구다.
반복적인 설명
제안서 초안
제도·정책 정리
레퍼런스 관리
이 모든 영역은 이미 에이전트화가 가능하다.
사람은 판단과 책임에 집중하면 된다.
“당신의 비즈니스를 에이전트화하라”는 말은 방향으로는 옳다.
그러나 실행 언어로는 아직 부족하다.
보다 현실적인 전략은 이것이다.
우리 팀의 특정 역할을 디지털 직원으로 정의하고, 우선순위 프로세스를 에이전틱 워크플로로 재설계하라.
AI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직원으로 고용해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 다음 10년의 경쟁력을 가져간다.
그리고 그 전환은 생각보다 빠르고,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