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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Dec 06. 2022

출근 시간이 당겨진 사장의 하루

출근룩입니다.

오늘은 리본 테이프가 달린 벌룬 소매 블라우스

맨날 입는 8부 와이드 팬츠

가죽 코트, 블링블링 팔찌

와이드 팬츠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입어요. 편하고 따뜻해서 너무 좋아요. 너무 많이 입어서 닳겠어요.

두 시간 일찍 출근하면서 서둘러 나오느라 롱부츠를 못 찾았어요. 스타킹에 구두 신고 나오다가 발목 시려서 혼났어요. 성냥팔이 소녀도 아니고...

팔찌는 8년 전, 예중 다니던 딸이 실기시험을 앞두고 하도 연습을 안 해서 속상해 마음을 다스리다가 4만 원 주고 충동구매한 아이템이지요. 검은빛이 도는 큐빅이에요.


지금도 홀에서 연주할 때 오른팔에 착용합니다. 조명을 받으면 예쁠 것 같아서요.

자세히 보면 알이 하나 빠져있어요. 그래도 정이 들어 이것도 못 버리네요. 알고 보면 정이 많은 사장이랍니다.

사장의 아침 식탁...이라 하기엔 좀 그렇죠? 아침부터 바빠서 주방 준비대에서 서서 먹었어요. 바빠서 2인분을 1 접시에 담았죠.


그 바쁜 중에도 사진 각 살린다고 빵 위에 크림치즈를 발라보기도. 나이프 자국이 나야 하는데 역시 잘 안되네요. (도대체 어떻게?) 


후다닥 먹고 남편은 회사로 가고 저는 알바 직원 기다리며 이런 일 저런 일.


연말이 오면서 예약 건이 많아지다 보니 아침부터 제대로 앉아 식사할 시간이 많이 부족해요. 출근시간도 두 시간 정도 당겨졌고요.


내 가게, 내 일이라서 일찍 출근하면서도 불만은 없어요. 대신 조근 수당도 없어요.  


아보카도가 맛이 가기 직전인 것이 하나 섞여서 왔어요. 못생긴 것, 자투리, 색 미운 것 이런 건 전부 사장이 먹죠. 가끔은 서글퍼요.


반대로 저도 다른 식당 가면 손님으로 좋은 것 먹고 대접받으니까. 뭐 당연한 거긴 하죠.


오늘 점심 예약은 12시 30분부터라 잠시 막간을 이용해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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