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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Dec 08. 2022

소고기 먹고 힘내 일하는 사장

돈 버는 일에는 힘든 줄도 모른다지요?

제철인 굴이 정말 싱싱해서 만들어 본 요리입니다. 와인식초, 레몬즙 등으로 새콤한 양념 베이스를 만들고 양파, 파프리카를 잘게 썰어 골고루 버무리면 끝.


맨날 초장만 찍어먹기 그래서 카르파쵸란 요리로 좀 색다르게 해 봤어요. 결론은 뭐 그냥 신선한 굴 맛.굴이 맛있으면 뭔들 맛없겠어요.


어제 일 마치고 한 잔!

피노 그리지오 와인이 요즘 핫하지요. 드라이한 피노그리지오는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기에 찾아 마셨어요.


와인 설명을 찾아보니 '배, 사과, 스위트 스파이스, 스모크, 젖은 양털의 풍미를 낸다'라고 나와 있네요.(어려워)

그런데.... 젖은 양털의 풍미란게 도대체 뭔가요? 맡아본 적이 없어서.

어제 출근룩인데 바빠서 못 올리고 입고 퇴근까지 했으니 퇴근 룩이죠?저건 진짜 제 취향 아니고 그냥 착장을 당한 겁니다


딸이 롱 패딩 유행한다고 몇 번 안 입고 둔 숏 패딩. 오리털도 빵빵하고 아까워 제가 입어요.

딸이 통이 크고 맘에 안 들어 안 입는다는 청바지도 아까워 제가 입어요. 하필 이 엄동설한에 구멍 숭숭 찢어진 바지라니.


자녀들 안 입는 노스페이스 아까워 엄빠들이 다 껴입고 다닌다니 위로가 되긴 해요.

옷은 저리 입어도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요런 게 유행이란 건 귀동냥으로 다 아는 사장이랍니다.

브레이크 타임에 눈 쇼핑하러 요기조기 다니면서 트렌드는 익히고 있어요.

오늘은 저녁 시간이 만석 예약으로 진행됩니다. 브레이크 타임도 없이 지금까지 알바 직원이랑 둘이서 앉지를 못했어요. 조금 있다가 회사 퇴근하고 엉클 Cho가 와서 도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엉클 Cho는 세상 최고 꼼 꼼이라서 접시도 반짝, 와인잔도 반짝 신공을 부리지요. 손은... 좀 느려요. 사장이 그래서 가끔 복장이 터지죠.


오늘은 접시도 모자라서 집에서 아끼는 접시를 가지고 왔어요. 원형인데 가장자리 꽃잎 모양의 장식이 달린 화이트 접시입니다. 예쁘죠?


 집에서도 깨질까 봐 가족 생일에도 안 꺼내고 그릇장에만 넣어두었던 접시인데 몇 년 만에 꺼내서 깨끗이 닦아 손님상에 놓아드립니다.


손님으로부터 돈을 버니까 버는 만큼 최선을 다 해드려야지요. 가족들은 뭐... 돈을 안 주니까. 사장 마음이니까.

아이고, 테이블 옮기고 자리 만들고 중노동이 따로 없네요.

그래서 점심에는 소고기를 먹었어요. 힘내려고요. 기운 쓰는 일에는 소고기가 제격이죠.


핫식스에 사이다 하나 섞어 마시면 소원이 없겠네요. 이미 늦어서 사러 나가지도 못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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