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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Oct 07. 2021

La Muse의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새 식구로 맞이한 바질 모종 6구


지난 3일에 주문한 바질 모종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개천절 다음날이 대체휴일인 것을 모르고 '왜 이렇게 택배가 늦나'하고 기다렸는데 오늘에서야 왔습니다.  종이 박스에 담겨 비닐 뽁뽁이에 쌓인 채로 아주 잘 도착했어요.

요리 재료와 토핑으로 아주 쥬용한 바질

작년에도 바질을 심었었는데 이맘때쯤 아주 잘 자라다가 좀 더 지나서 겨울을 맞아 모두 생을 다했었지요. 한여름부터 늦가을까지 각종 요리의 토핑으로 그리고 페스토의 재료로 큰 역할을 했던 바질. 그런데 올해는 가게 인테리어를 하느라 한 여름을 보냈고, 정리가 다 되고서는 막상 심으려고 보니  송 씨(송충이) 일가의 습격으로 테라스가 위협을 받아 박멸을 한 후 이제서야 심게 되었습니다.

여리도 순하지만 향은 정말 강합니다

택배 박스를 열자마자 훅 하고 코에 전해지는 바질 향이 얼마나 좋던지요.  '반가운 느낌'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이제 물도 주고 영양제도 꽂아주고 하려면 테라스를 더 많이 들락날락하면서 할 일이 많아졌어요. 정성을 다하는 만큼 잘 자라주어야 할 텐데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작년에도 잎에 벌레가 들면서 누렇게 뜨는 바람에 얼마나 속상했던지요.아무튼 지금은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바질.  기쁜 마음으로 새 식구로 맞아들였으니 한 번 잘 키워보렵니다.

작년부터 한 식구가 된 로즈메리

위 사진은 로즈메리예요. 작년부터 한 식구가 되어 지금까지 잘 자라나 주고 있습니다. 이 로즈메리도 통풍을 잘 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너무 부지런히 물을 주다가는 뿌리를 썩게 할 수 있어서 물도 가끔씩 적당량을 주어야 합니다.

로즈메리,타임 등이 빠지면 안되는 뵈프 부르기뇽라 뮤즈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뵈프 부르기뇽이나 파스타 소스 같은 것을 만들 때 저 생 로즈메리 잎을 넣고 조리하면 그 향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강하기도 하고요.  손에 묻은 향이 백 리(百里)를 간다고 해서 타임을 백리향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로즈메리의 향도 육칠십 리는 너끈히 갈 것 같아요. 물을 주고 들어오면 어느새 옷자락에 로즈메리 향이 가득하거든요. 스치기만 해도 향을 뿜어내는 매력 가득한 허브입니다.

양고기를 로즈메리로 마리네이드하면 잡내가 싹 사라지지요

아, 그리고 양고기 마리네이드에는 로즈메리가 필수입니다.  한 겨울에는 뜨거운 물에 우려서 차로 마셔도 향긋하고요. 두루두루 정말 쓰임새가 많은 허브가 로즈메리지요.

새순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화분에 영양토를 채우고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아직은 여린 어린잎이라서 물뿌리개의 물을 맞더니 휘청하네요. 여리지만 젊고 강한 생명력이 있으니 오후쯤이면 바람과 햇살을 타고 꼿꼿이 선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합니다.

파인세이지,로즈메리,애플민트

지난주 송충이의 습격으로 그 근처에는 무서워서 얼씬도 못하게 되어 물도 자주 주지 못했는데 다행히 비가 몇 번 와서 마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자그마한 허브들... .


파인애플 세이지는 스테이크나 샐러드 요리 위에 뿌리면 소화도 돕고 상큼한 향을 발산해서 입맛도 살려줍니다. 그리고 파인애플 세이지는 생명력이 강해서 다 죽었나 싶으면 어느새 또 새 꽃을 피우고 잎이 무성해지는 순환을 반복합니다. 진짜 키우기 쉬운 허브예요. 애플민트도 그렇고요.


애플민트를 좀 많이 더 심어서 겨울이나 봄쯤엔 모히또류의 칵테일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아래는 농장에서 배송받은 허브와 로메인 등입니다. 애호박도 있네요.

농장에서 직배송 받은 로메인과 채소들


수확해서 바로 보내오는 농장과 거래를 하면 정말 싱싱한 아르굴라를 받아서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분 보충과 냉기만 잘 조절해 주면 마지막 한 잎까지 싱싱한 상태로 사용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샐러드용 채소를 함께 받아 보았습니다. 흥이 많으신 홍성 농장의 사모님과는 어쩐지 '필'이 통하는 느낌이라 전화 주문을 할 때마다 온갖 수다를 왜 그렇게 떨게 되는지. 한참 통화하고 나면 팔꿈치 접히는 부분에 땀띠가 날 정도입니다. 사람끼리 이렇게 잘 통하니 전해지는 허브랑 채소들도 더 반갑습니다.  

긑까지 신선한 아르굴라

로메인이 어찌나 싱싱한지 옆에서 보고 있던 가족이 "저걸로 뺨 맞으면 정말 아프겠다"라고 너스레를 떱니다. 그 정도로 생기가 살아있어요.  주걱이랑 김치로 뺨을 때렸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아직까지 로메인 상추까지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너무나 싱싱한 모습이 예쁘고 고마워서 그런 상스러운 일에는 등장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구이용 애호박 한박스

트럭에서 구입한 애호박 한 박스는 이제 오늘 저녁에 손질해서 오븐에 들여보낼 거예요. 구운 애호박 드셔보셨나요?

오븐에 구운 채소는 스테이크와 파스타에 곁들입니다.

당도가 높아지고 향이 배가되면서 정말 새로운 맛을 느끼실 수 있어요. 에어프라이어에라도 구워서 드셔보세요.


바질부터 애호박까지 오늘 새로 들어온 초록이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제가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마귀할멈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잠시 드네요.

이미지출처 https://m.blog.daum.net/goodking/625

'어서 어서 자라거라. 그래야 잎울 따서 요리에 사용하지'


앗! 이런 제 속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물 주러 나갈 때마다 포커페이스를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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