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감을 순화하기 위해 '닭모래집'이라고 쓰긴 했지만 닭똥집이라 해야 어쩐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너무 매운 양념보다는 양파와 청양고추, 마늘을 넣고 볶아서 참기름 장에 찍어 먹는 편을 더 좋아해서 소금구이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홀에서는 마지막 테이블 손님들의 두 번째 와인병이 비워지고 있는 중이구요. 17분 후엔 마감을 해야 합니다.
손님 가시고 나면 새로 입고된 와인 몇 가지와 함께 닭모래집을 페어링 해서 시음해 보려고 하는데 담백한 닭모래집 구이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지네요.
3월을 여는 오늘, 촉촉한 봄비와 함께 아침을 맞았지요.
예약 손님 가운데는 생일을 맞으신 분이 있어서 간단하게 이벤트도 열어드리고 생일 축하곡도 연주해 드렸습니다.
[pf 이슬, vl 유희원 vc 조안나]
에피톤 프로젝트 '봄날,벚꽃 그리고 너'
이 곡은 지난 11월에 마련되었던 '순직 소방관 유족을 위한 자선 콘서트'에서 연주되었던 곡이기도 한데요. 마침 이 곡을 좋아한다고 하셔서 영상과 함께 연주를 들려드렸습니다.
생일, 입학, 졸업, 프러포즈 이벤트 등 앞으로 상품을 개발해 볼 계획이에요. 연주도 하고,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기획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누군가의 기억에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을 기념일을 만드는데 제힘을 보탠다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란 생각도 들구요.
아, 이제 마지막 손님들이 계산을 마치고 나가시나 보네요. 3월의 첫날, 저 손님들도 뭔가 좋은 일이 있으셨던가 봅니다. 유쾌한 웃음소리, 잔 부딪히는 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