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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May 25. 2022

[사장 일기]라 뮤즈 새 식구 소개

흰둥이랑 누렁이, 그리고 잡초 세 포기

라뮤즈에 새 식구가 늘었습니다.

흰둥이랑 누렁이 그리고 잡초 세 포기입니다. 저랑 코드가 아주 잘 맞는 식구들입니다.

24시간 가게를 지키는 흰둥이와 누렁이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제 가게는 따로 리뷰 이벤트나 체험단 홍보와 같은 마케팅을 하지 않습니다. '가게가 자리잡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손님들의 자발적인 리뷰를 기다리자'라는 나름대로의 고집을 세우고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사실 타 업소에 비해 리뷰가 많이 적은 게 사실입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 내면서 또 때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매출이 저조한 시점에서는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진심으로 응원의 피드백을 보내주시는 고객분들, 그리고  건승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늘 힘이 되어 주시는 브런치 친구분들 덕분에 잘 버텨 나가고 있습니다.

비숑프리제 흰둥이입니다. 손님맞이 태도가 좋습니다.

아무튼 주변 분들도 리뷰를 좀 늘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제 딸도 '확실한 무엇'을 준비해서 손님들이 사진도 찍고 sns에도 올릴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귀가 아프도록 충고를 하기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강아지들을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에서 좋은 와인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생각이지만 일단  뭔가 좀 더 보충을 해보기로 한 거죠.

365일 미용을 안 해도 털 상태가 한결같이 단정합니다.

애견 카페나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업장이 아니므로 진짜 강아지는 불가하고, 대신 가장 실물에 가까운 모양새의 강아지 두 마리를 입양했어요. 제 눈에는 너무나 귀엽습니다. 하하하.

 

 아침에 출근하면 이렇게 저렇게 위치를 바꾸면서 손님들이 보시기에 '앗, 강아지?'라고 놀라실 만큼 실제 강아지에 가까운 포즈를 잡아 앉혀도 보고 눕혀도 봅니다.

피아노 아래 드러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는 누렁이입니다. 음악을 좋아해요. 약간 믹스견 필이 납니다.

그러나... .

제 눈에만 귀엽고 예쁜 것인지 솔직히 반응은 별로 생각만큼 크지가 않네요.

취미는 원산폭격 자세 취하기라고 해둡니다.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남자 손님들이 오시거나 강아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고객님들이 오신 다음이면 저렇게 소파 위에서 원산폭격 자세를 취하는 일이 다반사구요.

장기는 쿠션과 씨름하기

아니면 때로는 저렇게 쿠션 아래 깔려 누워있기도 합니다. 원산폭격보다는 좀 편한 자세이긴 합니다

'내 견생에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젊은 여성 고객님들에게는 제법 사랑을 받습니다. 껴안고 부비부비 '너무 귀여워'를 연발하며 예뻐해 주시기도 하구요. 사진 촬영은 물론 테이블 위에 아예 올려놓고 와인을 드시는 내내 아이 콘택트를 해주시기도 합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이지요.


이름을 누렁이, 흰둥이라고 지은 것이 좀 성의 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가장 직관적이고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아서 그냥 그렇게 지었습니다. 메뉴 개발할 시간도 없는데 강아지 이름에 머리 쓰는 것이 좀 귀찮기도 했어요. 솔직히.... .

잡초 같은 인생이라더니 정말 놀라운 생명력과 번식력을 보이는 잡초님들입니다.

그리고 하.... .

언젠가부터 자리 잡고 뿌리내리고 잎도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는 잡초 세 포기입니다. 물도 안 주고 아무런 관리도 없는데 정말 기가막히가 잘 자라나고 있습니다.  저러다가 타일 갈라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작년에 이어 겨울을 나고 두 해째 함께 사는 로즈메리와 파인 세이지입니다.


아끼던 바질은 애지중지 온도를 맞춰주고 별 유난을 다 떨면서 키우고자 했지만 시들시들 죽어버리고 로즈메리랑 파인 세이지는 그래도 실내에서 겨울을 잘 버텨내고 다시 바깥바람을 쏘이고 있습니다.  '잡초의 기상을 좀 배우렴'이라고 한 마디 해 주고 싶습니다.  일조량 맞춰주고, 액상 비료 주고, 물 주고, 때론 말도 걸어주는데도 며칠만 게으름을 부리면 시들시들 시위를 하니까요.


여차하면 잡초랑 저 두 마리만 키울까 봅니다. 물도 사료도 안 줘도 되고 미용비도 안 들고 저 같이 게으른 업주에게는 딱인 것 같아요. 잡초도 뭐... 초록 초록한 것이 관상용으로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걸요.

오늘 점심 개시로 준비한 명란 시푸드 파스타와 그린 페스토 새우 파스타입니다.

 오늘은 늦은 점심에 단체 손님 예약이 있어서 어제 미리 준비를 많이 해두었거든요. 오픈하자마자 식사 손님들 오셔서 준비해 본 파스타들 사진 한 번 찍어 봤습니다. 홍가리비철에 손질해 둔 가리비를 넣었더니 명란 파스타의 색감이 산뜻하네요.

오후부터는 27일에 있을 와인 콘서트 홍보물도 더 만들어야 하고 좀 바쁠 것 같습니다.  시간 되시면 오셔서 와인이랑 듣기 좋은 재즈 음악도 좀 들으시면서 금요일 저녁을 채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잠깐 쉬어가는 포스팅 말미에 그래도 놓치지 않고 영업도 살짝 해봅니다. 저는 사장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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