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by 윙글

쉬는 시간, 복도가 담배 연기로 뿌옜다.


불 난 집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공포 영화의 특수효과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연기의 발원지는 화장실이었다.

설마 선생님들이?

아니, 범인은 학생들이었다.


지금 내가 보는 이 광경이 현실인가...?


내가 생각한 고등학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담배 피우는 고등학생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학교에서 만큼은 예의상으로라도 안 피우는 척하지 않나?

이렇게 복도에 담배 안개(?)가 낄 만큼 많이 피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봤다.

충격도 충격이지만, 비흡연자인 내게 복도 가득한 담배 냄새는 불쾌하고 역했다.

이게 학교에서 뭐 하는 짓이람...


친구들의 교복도 나와 사뭇 달랐다.

화장한 얼굴에 염색한 머리를 휘날리며 나이키 슬리퍼를 신은 여학생들의 교복은 짧고, 꽉 끼는 핏이었다.

마찬가지로 나이키 슬리퍼를 신고 담배냄새가 진동을 하는 남학생들의 바지도 쫄바지 마냥 줄여져 있었다.


이것이 내가 느낀 첫인상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체로 학교 교칙은 화장금지, 염색 금지였다.

나는 말 잘 듣는 순종형 학생이었으므로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순둥이였다.

그리고 겁쟁이였다.

금지된 것을 거부하는 학생들을 보는 나의 기분은 낯섦, 두려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저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괜히 실업계로 지원해 왔나 보다 하는 짧은 후회도 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이미 자욱한 담배연기 사이에 서 있었다.


커버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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