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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memike Jan 04. 2021

응어리에서 물리적 실체로

마흔여덟번째 이야기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생각 정리하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지만 늘 허황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많지만 깊고 뚜렷하지 못하고, 실제 삶과 유리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지난 여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편씩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글이 잘 써지는 주제도 있어 글이 쌓이기 시작한 뒤로는 일주일에 두 편씩 썼습니다. 스무 편 가량 썼을 때, 브런치에 도전했고, 50편 정도를 쓰고 한 해를 마쳤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 제 컴퓨터에는 ‘미완의 글’과 ‘Done’이라는 폴더가 생겼습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변한 한 해를 보내면서 이에 대해 글을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몇 문장을 적다가 결국 세 달 정도 코로나에 대한 글은 ‘미완의 글’ 폴더에 체류했습니다. 그리고 한 해를 돌아보며 그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글의 한 문장이 아직도 머리 속에서 떠나가지 않습니다. 



아직도 물리적 실체를 갖기에는 멀었지만
응어리가 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반 년 동안 그날그날 생각나는 대로 50여 편의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을 모아보니 제가 제가 어떤 글을 쓰는지,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문장 속 단어처럼 ‘응어리’지며 형태가 드러나는 것들이 보였습니다. 올해는 작은 응어리가 물리적 실체를 가질 수 있도록 집중하겠습니다. 몇 가지 주제를 정해 이를 유심히 관찰하며 깊게 공부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이전에 해온 것처럼 보고 듣는 것과 삶에 관련하여 문득 생각나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멈추진 않겠습니다. 흘러가는 것은 흘러가는 대로, 다만 큰 흐름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을 만드는 한 해를 만들도록 해보겠습니다. 


아무리 건축의 태생이 서양이라고 하지만 너무 우리 것에는 등을 돌리며 살아온 듯하여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주제

한국 건축, 그 전통과 현대 

삶 속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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