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티븐 Dec 29. 2023

결산 2023 #3 운동

2023 결산

참 열심히 달렸다.

버티고 또 견딘다는 표현이 이젠 지난하게 들리겠지만 현실이다.

쌓이는 글리코겐은 허벅지와 근육으로 온전하게 활용되길 바라지만,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당연히 내장지방으로 쌓여 나를 괴롭힌다. 이 녀석과 싸우기보다 잘 설득해야 한다. 그러려면 매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입으로부터 쌓이는 에너지원보다 내 몸과 마음이 움직여 쓰이는 녀석이 더 많길 바랄 뿐.


몇 가지 올해 운동과 관련하여 변화를 꾀해봤는데


#1 늘어난 운동량

운동량을 조금씩 늘렸다. 한 번에 지르기보다는, 길러온 근 지구력을 활용하며 은근히 지방을 태우는 주기를 당기고 당겨서 매일의 횟수를 늘렸다.


#2 유산소를 늘렸다

근력보다 활성산소량을 늘리는 유산소 운동 위주의 운동을 늘렸다. 코어 운동을 다소 줄였는데 아마도 투입하는 시간 대비 효과적인 측면을 보아야 하는 상황 - 일이 늘었고, 일하는 시간도 늘려서 투입해야 하는 -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올 초 기변의 효과로 '마일리지'를 쌓겠다는 본. 전. 욕. 심도 크게 작용한 터. 새 장비의 새 술에 담아야 할 새로운 행복. 나를 또 다른 여행으로 안내한 한 해다.


#3 걷기와 뛰기

그 와중에 걸으며 사색하고, 대화하는 걷기 운동의 규모와 횟수도 늘렸는데 '대화'를 콘텍스트로 경기옛길 영남길도 걷기 시작한 것과, 아내 그리고 지인과 함께 걷는 기회를 늘린 것도 좋았다. 러닝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운동이다. 스포츠 사이클이 쓰는 운동과 밸런싱에 좋지 않은 근육이 쓰이기에 내겐 좀 어렵다. 요원하게 풀어야 할 숙제 같은 운동이다.


#4 리커버리 등산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 중 하나가 격렬한 운동 이후다. 올해 그 무엇보다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 이 리커버리라 자부한다. 폼롤러와 스트레칭 그리고 건타입의 마사지기도 한몫했지만 어디까지나 도구적인 방편일 뿐. 리커버리에 등산만 한 운동은 없다. 다만 그 거리단위가 조금 짧아졌을 뿐.


그래프를 보니

전반적으로 운동은 게을리하지 않았고, 간간히 여러 종류의 운동을 매 쉬 업했고, 홀로 보다 함께 대화하는 운동 시간을 늘렸다. 


기변 후 늘어난 라이딩은 누가 뭐래도 퍼포먼스가 좋은 장비 효과란 의미를 증명해 주었고, 새로 구매한 가민 1080 솔라 디바이스는 좀 더 정확도 높은 수치기록을 도와주었다.


전체 운동의 비중과 횟수를 고려해서 보면,


사이클>>> 홈트레이닝 / 등산 >  워킹/러닝의 비중. 

전년 대비 러닝은 10회 가까이 늘렸고, 무릎과 가자미근 이상통증이 누적되는 걸 또 느꼈지만 내겐 중요한 운동 중 하나다. 역시나 몸무게를 더 줄이지 못한 것 때문일 수 도. 이건 올해도 반성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 ㅋ


누적 거리로만 보면,

• 워킹+러닝: 누적 90km로 전년 대비 30km 가까이 늘렸는데 중반기 러닝 길이를 늘여가며 달린 결과다.

• 하이킹: 누적거리로 전년 590km 대비 올해는 302km로 반타작 수준. (거리가 꽤 줄어든 건 연초 2개월간 사이클을 늘렸기 때문)

• 사이클: 8232km로 전년 6,200km 대비 무려 2,000km를 늘렸다. (기변 한 새 장비 '뱅크'에게 감사할 뿐)


여느 해보다 올해는 가급적 여러 사람과 타는 것보다 홀로 솔로잉을 즐긴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 다른 패턴으로 솔로잉에 클라임을 간간히 섞었고 단시간 가까운 거리에라도 꼭 클라임을 포함시켰다. 40km 언더 단거리를 달리더라도 스프린트를 치는 활성산소를 많이 내는 것을 자주 피했던 전년과 달리, 올해는 파워미터 밸런스를 고려해 가며 스프린트에도 집중했던 한 해다.

그러다보니 엉겹결에 인터뷰도 하고...



아울러, 회사 친구들과 팩라이딩을 즐기며 팀라이딩도 수차례. 대부분 후배고 나보다 훨씬 잘 타지만, 그렇다고 나 혼자 처진적도 없으니 만족한다.


1월 시즌 온 이후 워밍업 시즌을 시작으로, 굵직하게 라이딩한 코스와 스케줄만을 나열해 보면,


이매플랫 - 01.18

이매빌리지 - 02.08

만나플랫 - 02.13, 02.27

이매단대극악 -  02.14

본가 41회 차 - 02.23

말여하 - 02.24

한강 옷걸이 +버터 - 02.25

둔(전교) 달(래네) - 02.26

하오 - 02.28

남산 - 03.04

갈마 하오 - 03.05

기흥호수 - 03.11

남부 라운드 - 03.18

둔 달 하여 - 03.25 

남북 - 04.02, 04.28

버터버거 - 04.04

나비 - 04.22

멧돼지 - 04.23

둔 달 하여 말 - 05.01

동부 5고개 - 05.14

포도 - 05.31

와우정사 - 06.01

두(밀고개)하여 - 06.15

남한산성, 분원리, 갈마치 - 06.17

용인남부(이동저수지) - 6.24

호명산 - 07.08

남부하트 - 08.01

송골매 - 08.26~27  

장화 - 2023.09.30

제주 일주, 1100 고지, 중산간 - 2023.10.05~10.07


위 라이딩 리스트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여느 해와 달랐던 특이점이 있는데 힘든 가운데에도 상반기에 굵직하게 힘든 코스들은 미리 돌파해 냈다는 것이다.


전년도 다짐했던 다음번 기변엔 반드시 디스크로 가겠다는 다짐은 현실로 만들어냈고.


디스크 브레이크로 전환한 결과로 꽤 많은 클라임과 다운힐을 즐긴 듯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제주 1100 고지 라이딩은 꽤 오랜 기억으로 남을 듯하고 이 역시 존경하는 선배와 함께 했던 시간이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강남 300을 수차례 오르며 힘든 가운데에도, 말구리 순방향을 그 어느 해보다 더 자주 가서 마인드를 고쳐먹었던 것도 큰 수확 중 하나.


부지런히 살자. 길은 내어져 있고 길에서 배워야 한다. 또 다른 나를 만나야 한다. 그게 운동의 의미다. 

내년에도 열심히 달려보자. 우리 가족과 오래 살기 위해,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살기 위해!

매거진의 이전글 결산 2023 #2 맛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