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2024 Stage 11
제대로 된 클라임데이. 무려 4천5백 미터 이상의 획고를 기록하는 노선.
총 211km. 점진적 업힐로 시작해서, 중반 이후 1등급 카테고리의 클라임(파스 디 페이롤 고도가 무려 1,589m. 평균 경사도 8%, 거리 5.4km)을 정복 후 마무리 2등급과 3등급 클라임을 넘어야 결승선. 해서 다른 날 보다 일찍 (현지시간 기준 오전 11시 30분) 시작해서 오후 5시 20분대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
오늘 주목할만한 어태커들.
펠로 빌바오, 맥심 반 길, 리처드 카라파즈, 엔리치 마스, 산티아고 부이트라고. 대회는 이 선수들이 어떤 공격을 할 테고 반응할지 경기 중간중간에 인상적인 장면이 나올 거라 예상.
202 km to go
오늘 스테이지는 마운틴 스테이지인 데다가 후반부에 힘든 업힐이 몰려 있어 당연히 BA의 성공을 노리는 움직임이 다른 스테이지보다 강하다. 하지만 펠로톤이 10km 가까이 BA를 허용하지 않으려 안간힘. 겨우 세 명(토비아스 요하네센, 쿠엔틴 파처, 케빈 보클랭.)의 BA가 나섰다. 펠로톤은 속도를 끌어올려 다시 잡아먹으려 안간힘.
192 km to go
오늘을 벼르고 별렀던 유명 선수들이 추격조를 짜서 펠로톤에서 튀어나와 그룹 형성.
총 13명의 로테이션 그룹을 형성했는데, 여기에 톰 피드 콕, 리처드 카라파즈, 와웃 반아트, 브루노 아미레일 같은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포진. 결국 13명의 추격조는 BA를 190km 남은 지점에서 삼켜버리고. 다시 이 그룹은 펠로톤에 잡아먹힌다. 결국 초반 BA는 실패! (오늘도 만만치 않은 스테이지다.)
펠로톤에 삼켜진 초기 BA그룹이 사라지고 다시 선두 그룹을 형성하려는 눈치보기가 치열한 가운데 맥심 반 길즈가 잠시 어택. 별로 튀어나오는 선수가 없다. 다시 실패.
183 km to go
팀 제이코 알룰라의 사이먼 예이츠가 안간힘으로 70km에 가까운 어택. 하지만 이번에도 펠로톤에 의해 무의로 끝나고 우리의 장신 선수 크리스토프 라포르트. 단독 BA로 나서려다 다시 펠로톤으로 돌아온다.
초반 혼돈이다.
162 km to go
다시 어택. 클라이머 중의 클라이머 리처드 카라파즈(EF Education)다. 전년도 대회 초반 부상으로 포기했던 그가 절치부심. 이번 대회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펠로톤과 1초 1초 차이를 벌려간다. 바로 뒤 듀오로 붙은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아케아 B&B 호텔)가 외로움을 달래주는...? 그럼 로테라도 좀 해주지. 따식이 더럽게 안 해주네. 이후 열명이 넘는 선수와 합류! 부담을 조금 덜어간다.
아쉽게도.. 오늘 스테이지 초반부터 뒤로 처지기 시작한 이온 이자기레와 팀 동료 알렉시스 르나는 DNF. 지금까지 누적 총 여섯 명의 선수가 대회를 포기 T.T
146 km to go
중간 스프린트 점수 계측 구간. 선두그룹 11명의 라이더가 달려가 중간 스프린트를 먼저 지난다.
가장 앞 투르기스가 20 point를 겟 하며 첫 번째 중간 스프린트 구간을 통과.
현재까지 누적 KOM을 달리고 있는 에이브라함슨은 펠로톤에 남아 있다. (누적 점수로 클라이머 져지를 얻어내는 데엔 별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 여유가 있는 듯)
3등급 코트 드 라로드
평균 경사도 6%의 3.8km 클라임. 선두그룹은 여섯 명으로 줄었고 펠로톤은 20초 뒤.
펠로톤의 로멩 바흐데는 뒷바퀴에 펑크가 난 상태에서도 댄싱을 치고 오른다. 이기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 계속 손을 들어 뒤쪽의 팀카를 부르는 중. 팀카가 안 온다. 10km를 더 가서야 겨우 팀카가 와서 바이크 교체하고 재출발. 휴우~ 하아~ 그래도 멋있다!
그래도 카라파즈.
중반부로 가는 현재 시점. 가장 공격적 선수는 리처드 카라파즈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같은 팀의 벤 힐리가 함께하고 있어 스테이지 위닝을 노려보는데 좋은 포지션을 잡은 상태.
산을 오르는 마운틴 스테이지에서 오르막을 자꾸 '카테고리 / 등급'이란 표현을 하는데 기준이 뭘까?
4등급: 가장 쉬운 등급으로, 스트라바 기준 8,001 ~ 16,000 포인트로 규정하고 있다. 2km 이내 거리에서 평균 경사도가 5% 이하 거나, 5km 이내에서 평균경사도가 2 ~ 3%인 경우에 해당된다.
3등급: 1km 이내에서 10%의 경사도가 있거나, 10km 이내에서 5% 이하의 경사도를 지니는 경우에 해당된다. 스트라바에서는 16,001 ~ 32,000 포인트에 해당된다.
2등급: 5km의 거리에서 8%의 경사도가 있거나, 15km에서 4%의 경사도가 있는 경우 2등급으로 지정될 수 있다. 스트라바에서는 32,001 ~ 64,000 포인트에 해당된다.
1등급: 8km / 8%에서부터 시작해서 20km / 5% 사이에 있는 업힐이 해당된다. 스트라바에서는 64,001 ~ 80,000 포인트에 해당된다.
HC등급: 프랑스어로 Hors catégorie(특급)이라고 하며, 1등급에 있는 기준보다 높으면 HC 등급으로 지정된다. 경사도는 낮은데 거리가 길어서 HC 등급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80,001포인트 이상이 해당된다.
(출처: 나무위키 업힐등급표)
어쩌면 이년 전 펀처 클라이머로 유명해진 벤 힐리가 좀 더 강하게 어택 할 수도.
물론 팀경기란 게 지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지. ㅋㅋㅋㅋ
(내 휘날리는 머릿결에 샴푸향을 풀면서 제일 앞에 나가고 싶다고 말이지!!!!)
아직 뚜르 드 프랑스에선 우승한 적이 없으니 이번엔 욕심을 부려볼 수도~
2년 전 지로 디탈리아에서의 벤힐리(좌)와 이번 대회의 벤힐리(우). 헤어스타일도 에어로 타입으로 진화!
109 km to go
펠로톤에서 네 명의 선수가 (신기하게도 모두 프랑스 출신이란다) 강하게 어택. BA에 합류하면서 다시 BA그룹은 10명의 선수로 구성된다. 그리고 BA는 한결 가벼워진 무게감. 속도가 빨라진다. 펠로톤과 5분 이상 갭을 벌리지 못하면 타데이 포가차에게 잡아먹힐 건 당연한 결과이니, 열심히들 달리자고~
(기다려라. 내가 잡으러 간다!)
91 km to go
Trash out 이 가능한 구간. 선수들은 져지 뒷주머니에서 이것저것 젤 껍질과 중간 보급식 포장지를 바닥으로 던져 버린다. 그중 쓰레기를 빼내는 공간이 이채로운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리처드 카라파즈. 안장 밑의 카본 홀드 체결부위. 빈 공간을 트레쉬로 활용하다니. 정말 기발하다 ㅋㅋㅋㅋ
(누가 보면 저 사람은 왜 똥꼬에서 비닐이 나와~ 그러겠어! ㅋㅋㅋㅋ)
50 km to go
이제 후반부. 2등급 업힐 콜 드 네론으로 클라임 시작.
평균 경사도 9.1%에 길이 3.8km. 펠로톤과 BA는 1분 18초 갭. 아직 네 개의 업힐이 남아 있는 상태라면 안전 BA는 펠로톤에 잡아먹힐 것이 자명.
펠로톤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클라이머 폴카도트 져지를 입은 에이브라함센이 펠로톤을 잠시 끌어올린다. 폭풍전야다.
45 km to go
와웃 반아트 낙차. 코너웍에서 바깥으로 밀리면서 단차 높은 보도블록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낙차. 어이없는 모습. 팀카를 기다리는데 때마침 멀이 있는 상황. 와웃 반아트에게 공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질이 벨기에 언론을 달구고 있다는데. 좀 더 힘을 내주길. 가장 아름다운 페달링 자세의 선수 아니던가!
기재 트러블이 심각한 수준인 듯. 바이크 교체를 기다리는 와웃 반 아트.
42km to go
그리고 콜 드 네론 정상에서 팀 무비스타의 오이에르 라즈카노보를 제치고 벤 힐리가 앞서며 5점 마운틴 포인트를 겟. 벤힐리의 페달링이 분명 같은 팀 리처드 카라파즈보다 가볍고 경쾌한 상황. 오늘 스테이지 위닝을 위해 달린다. 하지만 펠로톤과 불과 1분 22초 차. 승리를 위한 길이 너무 험난하다.
카라파즈는 20초 이상 갭이 벌어지면서 우승권에서는 멀어지는 듯했으나 그걸 또 따라잡았다.
36 km to go
오늘의 최고 등급. 1등급 업힐 시작(평균 경사도 8%, 길이 5.4km). BA와 펠로톤 간은 아직 1분 차.
승부는 여기 파 드 페이롤 정상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포가차라면 남은 2,3 등급 업힐들에서 GC 컨텐더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려는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분명 UAE 팀은 펠로톤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고. 순식간에 BA와의 격차를 30초대로 줄여버린다.
32 km to go
선두를 따라잡아 정상 부근에서 다운힐 하며 엄청난 다운힐을 선보이던 타데이 포가차의 모습이 재연될 듯.
UAE 팀의 리드아웃이 무려 네 명. 타데이 포가차 앞엔 그 유명한 아담예이츠가 끌고 있다. 예이츠는 갭을 줄이기 위한 댄싱을 시작. 말 그대로 폭발 직전이다. 드디어 타데이 포가차가 씹어먹을 BA들이 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옐로우 져지가 있는 펠로톤은 결국 BA 세 선수를 집어삼켰고 이제 펠로톤의 격정적 1등급 클라임이 시작된다. 왜 1등급이냐고? 이 사진 좀 보자. 바로 숨이 턱 막혀버린다. 로드 사이클링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알아들을게다.
31.6 km to go
요나스 빙거가드 바로 반응은 했으나 벅차 보이기 시작. 포가차의 폭발적인 페달링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놀라운 건, 바로 요나스 뒤에 노장 프리모스 로글리치가 있다는 것. 엄청난 이 업힐에서 이 셋이 경주하는 장면을 보다니. 정말 놀라운데... 헐. 그 뒤엔 렘코 에벤에폴이다. 이 번 대회 중 가장 재미있는 폭풍적 장면이 연출된다.
이번 대회 스테이지 4에서 보였던 장면이 재연되고 있다. (결국 포가차는 결승선에서 주먹이 아닌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이려나? 1분 15초의 갭에서 2분대 이상으로 벌어지면 TT로는 역전불가능한 격차로 가게 된다. 과연 요나스 빙거가드는 어떻게 회복하려나.)
19 km to go
콜 데 페르투스에선 갭이 줄어드는 게 아니고 늘어나기 시작.
무려 30초 대 까지 포가차와 추격조(요나스 빙거가드, 프리모스 로글리치, 렘코 에벤에폴) 간 갭이 벌어진다.
페달링 자세만 보더라도 포가차의 업힐 퍼포먼스를 이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듯.
17 km to go
그래도 디펜딩 챔피언 요나스 빙거가드. 그는 전년도 우승자란 말이다. 30초까지 벌어졌던 갭을 20초까지 줄이면서 로글리 치를 떨구고(녹기 시작) 힘찬 페달링을 보여준다. 포가차가 자꾸 뒤돌아본다. 불안한 게다.
요나스. 17초까지 줄이면서 콜 드 페르투스 정상을 향해 달려간다. 동시에 렘코도 로글리치에 가까이 다가왔다. 이번 경기 중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세상에 10초 간격까지 줄였다. 무서운 요나스. 디펜딩 챔피언답다! 6초. 바로 뒤에 붙는다. 앞의 포가차.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이런 미친놈 같으니라고)
페르투스 정상 기록이다.
1. Tadej Pogacar(UAE Team Emirates), -8”, 5
2. Jonas Vingegaard(Visma-Lease a Bike), -5”, 3
3. Remco Evenepoel(Soudal-Quick Step), -2”, 2
4. Primoz Roglic(Red Bull-Bora-Hansgrohe), 1
이렇게 아름다운 경기 장면을 놓치지 않고 실황으로 보게 되어 즐겁다.
흥행 만점이다! 빅 플레이어들이 다 모였으니~!!!!
버릇없는 렘코가 웬일이냐. 대선배 로글리치에게 밀바를 시전 한다. 오늘 참 별 장면을 다 본다.
(진실: 로테 돌자며 잠시 밀어재끼는...ㅋ)
12 km to go
44초 갭의 추격조를 제치고 요나스와 포가차가 로테를 돌고 있다. 요나스는 전 업힐에서 포가차를 잡기 위해 힘을 썼으니 빠른 리커버리가 필요하다. 져지 뒤춤 주머니에서 젤을 꺼내 먹는다. 이제 마지막 클라임. 3등급. 콜 드 퐁 드 세르(평균경사도 5.8%, 3.3km)로 간다. 마지막 승부다.
5 km to go
중계 화면에 잡힌 포가차의 기어비. 헐! 아우터에 레어 5단이다. 이 업힐에서 말이다. 하아~
2 km to go
마무리 다운힐이다.
오늘도 보니 포가차는 잠시 슬립을 한 두 번. 지난 대회에서도 슬립 때문에 낙차 한 경험 때문일까. 요나스 뒤로 포지션을 잡는다. 간간히 바닥이 젖어있다. 아니나 다를까. 걱정스러운 바닥이었는데. 로글리치는 이 물에 미끄러지며 슬립. 그만 낙차하고 만다.
마지막 500m.
왼쪽으로 헤어핀을 돌고 살짝 업힐로 마무리한다. 이제 슬슬 둘이 눈치 보기 시작한다.
400m. 300m. 마지막 댄싱 시점을 노린다. 서로의 눈치보기. 콜로세움에서나 보던 장면이 마무리 300m에서 연출된다. 요나스는 슬슬 시동을 건다. 타데이가 뒤에서 좋은 포지션을 잡았다. 이제 풀 개스 댄싱....
두둥! 결승선!!!! 오늘의 스테이지 위너!!!! 요나스가... 요나스가 돌아왔다.
팀 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 요나스 빙거가드다.
샌님 같은 외모지만, 불화산 같은 역전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포가차도 인간이었다. 클라이머끼리 스테이지 결승선에서 밀어 넣기로 승부가 나는 장면은 정말 보기 힘들다. 오늘도 그 장면을 목도했다. 고작 하프 휠 차이다. 211km를 달려온 선수들에겐 피를 말리는 상황이지만 보는 이에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가장 행복한 장면이다.
이번 대회 가장 재미있는 경기였다. 어떻게 1등급 클라임에서 30초 이상 뒤처졌던 선수가 2등급 업힐에서 그 갭을 0초로 줄여버리고, 마무리 3등급 업힐을 지나 결승선에서 우승을 할 수 있다 말인가. 리커버리 페달링 머신에 오른 요나스의 인터뷰에서도 '제가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지 못했는데...'라고 하다 울음을 터뜨린다.
GC 컨텐더 우승 후보 둘 사이. 이제 한 번씩 주고받았다.
남은 10개의 스테이지가 더욱더 흥미진진해질 듯.
P.S
마무리 다운힐 구간에서 슬립낙차로 인해 4위로 밀리며 결승선을 골인한 노장 프리모스 로글리치에게도 박수를.
이미지 & 영상 출처: 공식 사이트, 대회 공식 Youtube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