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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븐 Oct 29. 2024

브라맛 #19 옛날 돈가스

예돈 (분당 정자동)

둥. 탁. 둥. 탁.

탁. 탁. 탁탁. 탁.

둥. 둥 둥....탁탁.


오픈 직전,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시점에 들리는 소리. 이 집은 돼지고기 등심을 하나하나 얇게 펴고 또 두들겨 연하게 만드는 작업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할머니 세 분 정도가 주방에서 정성스럽게 송송 양배추를 썰고 계신 모습을 볼 때의 첫인상. 마음 안에 이런 소리가 스쳐간다.


'아 이 집은 모든 재료를 직접, 정성 들여 만드는구나. 믿고 먹을 수 있겠다'


다른 메뉴는 없다. 옛날 돈가스. 옛날 돈가스로 접해본 것만 20년. 두툼한 등심을 그대로 저밀어 바삭하고 굵은 빵가루를 얹는 요즈음의 돈가스와는 전혀 다르다. 얇지만 담백하고, 식감은 부드럽지만 넓은 크기에 즐기며 먹기 좋다. 두 번째 인상은  식탁 위에 올라온 이 집의 돈가스를 이렇게 맞이하는 순간이다. 평범한 듯 하지만 이내 시간을 가지고 즐겨도 되겠다는 여유다.


소금, 간장, 설탕과 같은 기본적인 재료로 만든 소스는 얌전하면서도 달콤하고 짭조름하다. 둔탁하게 씹히는 땅콩이나 깨와 같은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묽지도, 너무 꾸덕하지도 않은 부드러운 소스. 얇은 튀김옷과 고기에 잘 스며드는 적절한 농도. 그래서 이 집의 세 번째 인상정직한 장사다. 


마음속에 생각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먹고 싶은 이 집. 오늘은 예돈에 가고 싶었다.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98m, 거리 21.64km. 월간 누적거리: 607.96km
소모칼로리: 476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1시간 10분
주요 코스: 죽전 - 이매 방아교 - 정자 - 죽전)
기온: 최고 21도, 최저 14도, 출발온도 20도
날씨: 흐림
바람: 남풍 1~2ms
미세먼지: 좋음, 초미세먼지: 좋음, 자외선: 보통
복장: 지로 헬멧, 유니클로 셔츠/팬츠/바람막이, Rapha 고글, 스파이더 얼반 슈즈


정자동으로 바로가기엔 운동 거리가 짧아 소모 칼로리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 왕복이라 할지라도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 해서 오늘은 이매까지 스프린트 치듯 가되 평지 위주로. 바람이 좀 불고, 비가 내린 뒤라 찬 공기. 사뭇 달라진 날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롬톤 라이딩도 운동 중의 운동이다.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예돈 (분당 정자동)

https://naver.me/Fye22jJL


운동 중에 들러도 맛있지만 가족단위 방문도 잦은 집. 우리 가족도 자주 즐겨 찾는 외식집이기도 하다.

돈가스도 돈가스지만 식탁에 가장 오르는 것은 이 수프. 모든 이들이 극찬하는 이 수프.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은 우유에 전분 섞은 전통적 맑은 수프. 한데 살짝 뿌린 후추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슴슴한 맛. 특히나 어린 친구들 입맛을 사로잡는 애피타이저로 역할로도 그만이다. 동네 사람들에게 이 집 이야기 하면 자주 거론되는 것이기도.

 

이제, 아주 잠시 바로 나오는 옛날 돈가스의 풍미 작렬을 느껴보자. 아 사진만 봐도 꼴딱꼴딱 침샘을 자극하다 못해 쥐어짜는 이 옛날 돈가스!!


윤기 좌르르 에 자극적이지 않은 튀김옷을 보라. 송곳처럼 툭툭 뱉어내는 튀김옷이 아니다. 오랜 장사를 통해 터득한 방법 아닐까. 튀김옷과 고기에 잘 스며든 이 소스의 달콤한 맛 그대로. 부드러운 등심을 탁탁 두드려 더 부드러워진 고기와 함께 어우러진다. 

이 소스 사진만 봐도 언제든 되찾고 싶은 그곳. 예돈. 운동 중에도 좋은 리커버리식으로 추천한다.


장사의 관록은 어느새 두 개의 분점을 내었고(수내) 그 맛은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매우 반가운 소식으로 평일은 아버지가, 주말엔 보통 아들이 나와 장사를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2대째 장사에 성공하신듯.  

나라도 이런 가게라면 바로 물려받고 아버지를 모시겠다.



자 다음 브롬톤 라이딩 맛집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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